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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피노키오 3회-이종석과 박신혜 착한 바보들이 승리하는 시대는 다시 올까?

by 자이미 201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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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는 것은 이제는 바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착하다는 것이 바보와 동급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우리는 다시 바보를 꿈꿉니다. 그 바보들이 세상을 제대로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사실을 우린 다시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피노키오>는 그런 바보들이 승리하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꿈이 꿈을 꾸는 세상;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기자 지망생의 기자 생존기, 우리가 꿈꾸는 세상

 

 

 

바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과거에 생각해왔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보는 정말 바보처럼 세상에 등장했고, 그런 바보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모두가 바보라 손가락질을 해도 그 바보는 그저 바보임을 자랑스러워했었습니다. 그렇게 바보가 떠난 세상은 얼치기 사기꾼들이 넘실대는 지옥도로 변모했고, 우리는 다시 바보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달포는 잠에서 깨어 놀랍니다. 자신의 어머니가 이름을 부르며 깨우고 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수다스럽게 자신의 무용담을 이야기하는 너무 평범한 하지만 너무나 행복한 아침 풍경이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형은 양복을 입으며 출근 준비를 하고 식탁에서 식사를 재촉하는 엄마의 모습은 달포가 꿈꾸는 삶이었습니다.

 

평범하지만 너무 가지고 싶은 가족의 모습에서 혼란을 불러온 것은 바로 인하가 등장하면서 부터였습니다. 절대 이 상황에서 나올 수 없는 인하가 뻔뻔하게도 조카라고 등장해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은 이 꿈 같지 않은 상황이 꿈일 수밖에 없음을 일깨우는 의미가 되었습니다. 물론 드라마의 복선으로 달포와 인하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섬을 떠나 서울로 이사 온 달포와 인하 가족들은 사는 공간이 바뀌며 그들의 이야기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을 넘어 대학을 졸업한지 3년이 지난 시점 인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 30번이 넘는 낙방 속에서도 마지막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하의 어머니가 있는 MSG의 최종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이 면접이 기다려진 것은 단순히 꿈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엄마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반가웠습니다. 이혼 후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따라 섬으로 들어가 살 수밖에 없었지만, 인하는 한 번도 어머니를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엄마의 휴대폰 번호였던 그 번호에 10년이 넘게 문자를 넣으면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이어갔던 인하였습니다.

 

 

바보가 아닌 천재라는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달포의 인생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커밍아웃 이후 전교 1등을 한 그였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에 둘 모두 대학을 가기는 어려웠습니다. 이 고민을 하는 가족들 앞에 달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군대를 선택했습니다. 사지에서 자신을 구해주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준 아버지 공필을 위해서도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대 후에도 달포는 택시 운전을 하면서 집안 가정과 인하의 취업을 뒷바라지 했습니다. 그리고 달포는 그게 자신의 인생이라고 믿어왔습니다. 인하의 어머니인 송차옥을 용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가슴에 이미 커다란 나무가 되어버린 인하를 버릴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달포의 이런 마음은 떨어트린 지갑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하필 그 지갑을 주은 이가 인하의 아버지인 달평이었습니다. 달포의 지갑 안에 들어 있는 인하의 증명사진을 보며 그가 느끼는 감정은 단순하고 명쾌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가족으로 살고 있지만 그는 분명 남이고, 어떤 삶을 살았고 누구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그가 자신의 딸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경계를 하는 것 역시 당연했습니다.

 

인하를 바라보며 제대로 고백도 하지 못한 채 내비게이션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위안을 받고 살아가는 택시 운전수 달평. 그런 달평을 행복하게 해주는 '혜성 내비게이션'에 등장하는 이보영은 작가가 배치한 재미의 핵심이기도 했습니다. 전작에서 함께 했던 혜성 역할의 이보영을 목소리 카메오로 등장시키는 센스는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작은 선물이기도 했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이가 기자가 된 적이 없습니다. 그런 사실은 결과적으로 인하가 기자가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최종면접에서 차갑기만 한 어머니의 행동 하나하나에 감동하던 인하는 자신이 왜 합격을 할 수 없는지 알게 됩니다. 취재를 위해서는 거짓말이 필요하지만 딸꾹질을 하지 않고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인하는 취재 자체가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앞에서 당당하게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인하는 넋이 나간 채 방송국 로비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곳을 지나던 송 부장과 마주한 인하는 휴대폰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을 해왔는지 깨닫게 됩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보냈던 번호의 주인은 어머니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포옹에 다시 한 번 흔들렸던 인하는 "너를 보고 싶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았다"는 차가운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을 잃을 듯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부정은 곧 딸꾹질로 이어지고 그녀의 이런 증세는 영원히 없어질 수 없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토록 원해왔던 어머니와의 재회와 기자로서의 꿈이 모두 산산조각이 난 상황에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거짓말을 만들어냈고, 그런 거짓을 부정할 수 없는 인하의 딸꾹질은 결코 멈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8년 동안 고생하며 한 길만 걸어왔던 이하는 그렇게 자신의 노력이 담긴 책들을 태워버리는 것으로 모든 것을 끝내려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곁에 있는 달포는 다시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달포에게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 불꽃놀이는 어머니의 죽음과 동급이었습니다. 인하가 사라진 그 날도 서울 하늘을 화려하게 불꽃이 수놓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나 걱정하던 달포는 자신을 숨긴 채 울고 있는 인하와 마주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태워버리고 싶었던 책들을 챙기며 그는 이야기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책들이라고 말입니다. 그동안 오직 인하를 바라보며 살아왔던 달포는 다시 목표가 생겼습니다.

 

어쭙잖게 자신을 비판하는 달포를 보며 비난을 하던 송차옥. 그녀를 위해서 달포는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왜 피노키오는 기자가 될 수 없는지에 대한 반문과 피노키오가 기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달포는 다짐했습니다.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서 진실을 보도하는 유일한 존재인 피노키오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하겠다는 달포의 꿈은 그래서 반갑기만 합니다. 수단을 위해 거짓이 일상이 되고, 그 안에서 걸러지는 것이 진실이라는 주장은 그저 변명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실보도보다는 자극을 통한 관심에만 집착하는 현재의 언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송 부장에 맞서는 바보들인 달포와 인하의 도전은 그래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착한 바보들이 지배하는 세상. 그런 세상을 다시 꿈꿔봅니다. 그리고 그런 착한 바보들이 세상을 움직이고,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다시 한 번 품어 봅니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가진 인하를 응원하는 것은 그녀는 우리가 그렇게 원하는 착한 바보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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