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의 월화 11시 드라마인 <피리 부는 사나이>가 3월 7일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네고시에이터를 전면에 내세운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반갑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경한 상황들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질감이 들기는 하지만 소통을 통해 범죄를 막는 설정 자체는 반갑게 다가온다.
폭력vs소통;
유준상 신하균 조윤희 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 그들의 소통 액션이 시작 된다
협상 전문가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다. 사회 전 분야에 소통을 이끌어가는 전문가들이 점점 소중하게 다가오는 상황에서 협상가를 앞세운 색다른 범죄 수사물이 등장했다. 극단적인 사회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는 분쟁. 그 곳에 뛰어든 이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롭다.
<피리 부는 사나이>를 보게 만드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축약할 수 있을 듯하다. 우선 배우들의 면면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유준상, 신하균, 조윤희라는 이름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여기에 성동일, 조재윤, 전국환 등 배우들의 면면이 매력적이다.
유준상과 신하균의 대결 구도만으로도 흥미롭다. 상처를 품은 교섭가와 성공에 눈먼 언론인이 사사건건 대립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조윤희의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역시 재미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든든한 조연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는 점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하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이 2006년부터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은 반갑다. MBC와 SBS에서 각각 한 편씩의 드라마 연출을 했던 김홍선 감독은 2007년 <도시괴담 데자뷰2>를 시작으로 케이블에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색다른 시도로 호평을 받았던 <메디컬 기방 영화관>을 시작으로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야차><히어로><라이어 게임> 등을 만들며 꾸준한 팬층을 유지했다. SBS에서 방송되었던 <무사 백동수>를 제외하면 OCN 소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CJ 산하에서 연출을 해왔던 인물이다.
김홍선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 재기어림도 존재하지만 답답한 전개로 인한 아쉬움도 있다. <야차>는 호평을 받았지만 <히어로>는 아쉬움을 선사했다. 조동혁 전혜빈 등이 나온 <야차>는 배우의 이름값보다 작품에 대한 가치가 더 크게 작용했다. 양동근 한채아로 꾸린 <히어로>는 말 그대로 배우들이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지만 아쉬움이 더 컸다.
류용재라는 작가가 데뷔작인지 과거 어떤 작품을 했는지 어디에서도 소개되지 않고 있다. 그는 감독의 전작이었던 <라이어 게임>의 각색을 했던 인물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에도 참여했는데 한지훈 작가와 함께 참여했다는데 동일인물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동일인물이라고 해도 서브 작가로서 참여했다면 그의 대표 작품은 <라이어 게임>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테니 말이다. 알고 있듯 일본의 유명 드라마인 <라이어 게임>을 리메이크했던 이 작품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물론 마니아층은 형성되었는지 모르지만 원작과의 괴리감을 떨쳐내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배우들에 의해 한없이 높아진 기대감은 작가와 연출자에 의해 상당히 낮아진다. 그들이 얼마나 흥미롭게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믿음이 절망으로 바뀌는 경우들도 많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런 상황이 더욱 신선하고 흥미로운 작품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 역시 장르물이다. '협상'을 최전선에 내세운 이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이야기가 핵심이다. <시그널>이 크게 성공한 이유는 완벽한 이야기와 섬세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점에서 <피리 부는 사나이>의 성공 방식 여시 <시그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기만 잘해도 드라마가 완벽해질 수는 없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지만 연기는 잘하는 드라마는 쉽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연출이 엉망이어서 망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이야기가 엉망이어서 봐줄 수 없을 정도인 경우들도 많다는 점에서 이런 삼위일체는 좀처럼 쉽게 나올 수 없다는 점에서 <피리 부는 사나이>는 아직 미지수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협상가를 전면에 내세워 분노에 찬 이들과 대면하는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다. 자연스럽게 사회적 문제를 빗겨갈 수 없다는 점에서 사회 비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연 이 좋은 배우들을 데리고 작가와 감독이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을지가 <피리 부는 사나이>의 고민이자 해법이기도 할 것이다. <시그널>처럼 첫 주 방송을 보면 시청자들이 스스로 이 드라마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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