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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하이킥, 경쟁부추기는 비교 문화가 씁쓸하기만 하다

by 자이미 200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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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방송되었던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하이킥)>에서는 산골 소녀 신애와 도시 소녀 해리를 비교하는 방송이었습니다. 산골에서 도시로 나온지 얼마안된 신애는 뭘해도 해리보다 잘합니다. 다시 학교에 간지도 얼마안되는데 공부도 해리보다 월등하고 모든면에서 비교가 되는 상황. 어머니로서 그녀가 할 수있는 것은 내 아이 잘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살피는 일이었습니다.

산골소녀, 도시소녀

골에서 아무것도 모르던 신애는 언니와 함께 서울에 올라온지도 이젠 제법 되어갑니다. 언니는 힘들게 가정부일을 하며 학교에도 보내줍니다. 비록 그 집 딸 해리의 모진 핍박이 좀 서럽기는 하지만 노숙을 하던때를 생각해보면 여긴 천국이나 다름없습니다.
최근엔 오랜시간 보지 못했던 아빠를 봐서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비록 숨바꼭질하자해놓고 슬쩍 사라져버린 아빠가 야속하기는 하지만 아빠의 밝은 모습만으로도 희망이 생깁니다.

난 무엇을 잘하는지 잘 모릅니다. 오래전에 동화책을 못읽게하는 해리때문에 직접 쓴 동화책이 해리를 감동의 물결로 출렁이게 만든것을 보면 글쓰는데 소질이 있는 듯도 합니다. 오늘은 산수도 95점이나 맞아 언니를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더불어 선물도 받구요.

그림도 남들보다는 잘그리나 봅니다. 누구나 붙이는 교실 뒤가 아닌 뛰어난 그림만 전시하는 복도에 내 그림이 걸린답니다. 산에서 자라서인지 난 달리기도 잘해요. 남자 여자 통털어 반에서 세번째로 빨리 달린답니다. 이렇게 시골 소녀의 서울 적응은 생각보다는 잘 되고 있답니다.

아버지는 부잡니다. 그래서 매일 갈비를 먹어도 괜찮아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갈비는 언제 먹어도 맛있기만 하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화장실에서 고생을 해야하는 단점이 있어요. 이것 때문에 엄마는 옆에서 응원도 하지만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이젠 고기보다는 야채를 많이 먹도록 강요당하기도 해요.

엄마는 학교 선생님이랍니다. 체육선생님이요. 아빠는 할아버지 회사 부사장이예요. 근데 항상 엄마랑 할아버지에게 혼나기만 하는 아빠가 안쓰럽기는 해요. 저랑 잘 놀아주거든요. 아빠가 혼날때마다 저는 아빠를 위로하기 위해 갈비를 먹여준답니다. 효과 만점임을 아빠도 잘 알고 있을꺼예요.

문제는 어느날 갑자기 함께 살기 시작한 '빵꾸똥꼬 시골소녀' 신애가 뭘해도 자신보다 잘하는거 같아서 힘들어요. 난 잘읽지 않지만 신애가 동화책을 읽으려 하면 다 빼앗아버려요. 인형도 그렇고 식사시간에도 내 보물같은 갈비를 탐내기도 해요. 그리곤 냉장고속에 있는 우유도 나몰래 마시곤해요. 케익도 몰래 먹고 참 나쁜 신애예요.

하지만 신애가 없는 하루는 심심하기만 해요. 오빠가 있지만 나 못지않게 밥맛이라 상대하기도 싫어요. 나이차도 많이 나고 말이예요. 잘놀아주는 아빠와의 관계도 신애가 오고부터는 시들해졌어요. 어떤 놀이를 하더라도 신애를 골려주는 것 보다 재미있지 않으니 말이죠.

문제는 신애는 나보다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그리고, 달리기까지 빨라요. 엄마는 나에게 뭐라하지만 난 부럽지 않아요. 난 해리니까요. 그런데 어느날 난 절실하게 필요한게 생겼어요. 나보다 빨리 달리는 신애를 잡기위해 엄마와 함게 하는 아침 운동이 즐거워졌어요. 일부러 깨워도 나가기 싫었던 운동이 목표가 생기니 깨우기도전에 일어나 열심히 운동하게 되네요.

그렇게 열심히 한 탓에 케잌 먹고 도망가는 신애를 정말 처음으로 잡았어요. 이게 무슨 일이래요. 너무 재미있어요. 저도 마음만 먹는다면 신애보다 잘 할 수있답니다.

강요가 아닌 적절한 목표의식이 필요

우린 항상 비교당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함께 진열되듯이 놓여있는 신생아방에서 쇼윈도에서 상품을 보듯 아이들을 비교해가며 자신의 아이의 특별함을 찾으려 합니다. 그렇게 기는것 부터 걷는것, 옹알거리다 자신이 했는지도 모를 엄마, 아빠 소리에 천재가 되기도 합니다.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치열한 비교 경쟁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누구 누구는 공부를 잘하는데로 시작된 비교전쟁은 대학입학까지 이어지고 이젠 회사 취직에까지 계속 연장됩니다. 그리고 취직을 하면 누구 누구는 누구와 결혼한다더라. 그집안은 어떤 집안이고 부자이며, 어떤 대학을 나왔다고 하더라며 한평생을 살아가야할 배우자마저도 비교의 대상이 되곤합니다.

결혼을 해서도 누구네집은 몇평인데 우리는, 누구는 연봉이 얼마인데 우리는식으로 무한 비교는 떠나지를 않습니다. 때론 잠자리마저 비교당해야하는 삶은 지겹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런 비교는 아이들이 태어나면 그대로 업그레이드판으로 물려주기도 합니다. 당연히 아이들을 비교하는 우리의 자세는 우리 부모들보다도 더욱 정교하고 집요해진건 당연하지요.

그렇게 퇴직을 하고 은퇴를 해도 남은 여생마저도 비교의 대상이 됩니다. 누구 아이들은 뭐를 해줬다더라. 어디를 여행보내줬다더라. 무슨 선물을 사다줬더라. 그렇게 늙어가는 난 죽은 이후에도 비교의 대상에 놓입니다. 누구네집은 관을 어떤것을 했는데 우리도 그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장례식은 이정도는 되어야지 사회적 지위도 있는데. 묘지는 이곳에 이정도 규모는 되어야지. 비석은 해야하나.

그렇게 땅속에 묻혀서도 여전히 비교되는 세상은 바뀌는 것이 없이 더욱 집요해지기만 합니다. 엄친아, 엄친딸들들은 많은데 실제 엄친아, 엄친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들도 모두 비교의 대상이었을뿐 상대적으로 집에서는 엄친과는 상관없이 무한 비교만 당해오는 씁쓸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니 말이지요.

비교는 정당한 경쟁이 아닌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을 취하기위한 무한 경쟁을 부추기기만 합니다. 만족할 수있는 삶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와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야만 하는게 우리네 삶입니다.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는 적당한 만족과 적절한 목표의식이 중요하겠지요.

비교를 통한 경쟁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함께 할 수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오늘 하이킥을 보면서 그나마 그들은 지금 세태와는 달리 많이 자제하는 편이였지만 유치원생들마저 학원의 볼모로 살아가는 상황에서 타인에 대한 무조건 비교는 삶을 허탈하게만 만들 뿐이라는 걸 생각해 봅니다.

다른건 몰라도 체육인의 자식으로 달리기만은 이기게 해주고 싶다는 엄마의 마음과 그렇게 성과를 거둔후에 뛸듯이 기쁜 해리 엄마의 표정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지요. 이상과 감성속에서 타인과 자신의 굴레는 어쩔 수없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는 것이겠지요.


무조건적인 비교가 아닌 적당하고 의미있는 목표의식이 갖춰진다면 절대 따라잡을 수없을 것 같았던 신애의 달리기도 해리가 잡아내듯 비교보다는 적절한 목표를 잡고 실천할 수있는 삶을 일깨우고 행하는 것이 스스로의 행복을 도모하는데 최선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무한경쟁속에 돈만이 최고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것은 남의 잘된 모습보다는 현재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우선되어야하는게 아닐까요? 모든 가치가 하나로 모아져서도 안될 것입니다. 인구수만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들이 하나의 가치만 추구한다면 이보다 허약하고 빈약한 국가가 어디있을까요?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즐기기에 뭐든 잘하는 신애와 목표를 세우면 최선을 다하는 해리의 모습이 이뻐보이기만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남보다 월등한 연봉도 그럴듯한 외형적 추구가 아닌 다양성과 타인을 인정하는 것일겁니다. 돈만 쫓게 만들고 모든 가치를 물질화시키는 대한민국의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만 할 시기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듯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건 경쟁이 아닌 자신에 대한 만족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통해 함께 잘살 수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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