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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황태자가 이승기가 아닌 이수근인 이유

by 자이미 2010.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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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은 김C 하차 후 새로운 시작을 위해 단합대회 여행을 가졌습니다. 전남 화순에서 가진 그들의 여행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3년 동안 진행되오던 톱니같았던 그들의 관계들이 새롭게 재편되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에이스인 황태자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황태자인 승기는 황태자가 될 수 없다



1.
누가뭐라해도 <1박2일>의 황태자는 이승기입니다. 아니 그 이상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에, 그는 여행 버라이어티인 <1박2일>의 황태자가 되기 힘듭니다. 과도한 관심은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김C는 많은 이들이 이야기를 하듯 여행을 다니는 그들에게 '엄마' 같은 느낌을 주는 존재였습니다. 강호동과는 다른 성격으로 다른 멤버들을 챙겨주던 김C의 존재감은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는 말처럼 그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3년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그들 간의 정교한 구도는 각자가 보여주는 역할을 통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버라이어티를 만들어내곤 했습니다. 상호보완적이고 때로는 경쟁을 유도하기도 하던 관계가 김C의 하차로 커다란 균열을 불러왔습니다.

톱니바퀴같던 그들의 관계가 깨지며 급격하게 흐트러지기 전에 새로운 관계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온 것이지요. 그런 새로운 관계를 위해 제작진은 '단합대회'라는 명분으로 김C 이후의 <1박2일>을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강호동이라는 절대적인 존재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받쳐주며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존재를 찾아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지요. 

'단합대회'가 끝나면 김C 이후의 <1박2일>의 새로운 형식과 관계가 구축되어질 것으로 보이지요. 그런 관계가 명확하고 빠르게 구축되면 될 수록 김C의 부재가 주는 허전함을 이른 시간 안에 메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가장 돋보이는 후보 군은 역시 이승기와 이수근입니다.


2.
우선, 김종민은 자신의 자리를 잡는 것조차도 벅찬 상태입니다. 그가 '단합대회'를 시작하며 몰아내지 않는한 자기 발로 나가지는 않겠다고 다짐을 하듯 그는 우선 <1박2일>내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김종민과 동갑인 엠씨 몽은 전체를 아우르며 이끌 정도의 능력이 없습니다. 철저한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서 엄마와 같은 다정다감함과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발견하기는 힘들기 때문이지요. 때때로 폭주하는 분위기 메이커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것입니다.

은지원 역시 초딩이라는 별명답게 이기적인 자기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상황이기에 엠씨 몽과 다름 없이 분위기를 잡아주는 역할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승기는 이미 강호동과 <강심장>을 공동 진행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기에 가장 유력하지만 아쉽게도 그렇기 때문에 황태자가 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1박2일>에서 마저 그들이 중심으로 나아가게 된다면 <강심장>에만 도움을 줄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그보다 더욱 큰 문제는 이승기는 너무 잘났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다른 멤버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우월한 존재감은 그가 황태자이면서도 황태자가 될 수 없도록 요구합니다. <1박2일>의 황태자는 이승기가 가지고 있는 우월적인 존재감이 아닌 머슴같은 존재감이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측면에서 개그맨 출신인 이수근이 두각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적응 과정에서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들을 보내기는 했지만 이제 완벽하게 버라이어티에 익숙해지며 누구도 따라 잡을 수 없는 예능감은 <1박2일>을 좌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머슴 이수근의 가치의 재발견은 <1박2일>의 새로운 시작과 동의어가 되어갑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1박2일>에서 어떤 일을 맡겨도 모두 해낼 수 있는 존재라는 점입니다. 운전으로 다져진 머슴 캐릭터는 야외에서 생활해야 하는 그들에게는 최적의 조건들을 모두 갖췄습니다. 남들은 꺼리는 일들도 솔선수범하듯 나서서 해내는 그는 <1박2일>에 가장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마치 머슴이라도 되는 것처럼 힘든 일들을 모두 떠맡아 해내는 그는 제작진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입니다. 개그맨으로서 다져진 재미에 눈치 빠른 그가 보여주는 센스는 <1박2일>에 창의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지요. 부족함을 개그감이 충만한 감각으로 메워나가는 이수근은 현재 가장 의미있는 존재입니다.

이승기의 캐릭터에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겠지요. 엉뚱한 유머는 일관되게 이어지면 그만의 캐릭터가 될 수 있기에 이승기가 이수근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그를 사랑하는 팬들입니다.

화순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OB와 YB를 나누며 그들이 나누던 대화는 의미심장했지요. 은지원이 결혼과 함께 OB가 되며 자연스럽게 3:3 구도가 잡힌 상황에서 YB의 대장은 누가 할거냐는 대화에서 엠씨 몽은 당연하다는 듯이 "나이와 상관없이 승기가 무조건 대장" 이라고 합니다.

그런 몽에게 호동은 한술 더떠 "무슨 소리! 승기는 우리 모두의 대장"이라고 외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황해하는 승기의 모습은 그가 <1박2일>에서 가질 수 있는 역할의 한계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승기 자신은 뭐라도 할 자신은 있지만 정작 그의 발목은 팬들이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승기에게 조금 서운한 말이라도 하면 악담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승기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면 <1박2일>은 재미없는 버라이어티로 전락해버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한 사람의 눈치를 보는 상황은 발전은 고사하고 정상적인 운영 조차도 힘들게 할테니 말이지요.
지나친 팬덤은 스타의 발전을 저해합니다. 자신들의 사랑으로 온실을 만들고 그 모든 것들에게서 자신이 좋아하는 팬을 보호하겠다는 과도한 정성은 정작 사랑하는 스타들을 나약한 존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장난 반 진담 반으로 나눈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다른 멤버들이 승기 팬들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은 승기에게는 도움은 커녕 답답한 일일 뿐입니다.

승기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이승기를 완벽한 예능인으로 나아갈 수 없도록 막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아이돌 팬덤 이상의 팬심을 보여주는 일부 승기 팬들은 함께 하는 멤버들에게도 부담이고 제작진들에게도 신경쓰이는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승기와는 달리 수근은 잡초같은 모습입니다. 아무리 밟아도 일그러지지 않고 더욱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는 수근은 고난을 쉽게 이겨내는 탄탄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작진들의 다양한 요구에 거부감없이 임하고 그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이수근은 현재 <1박2일>에서 강호동을 받치며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기에 가장 필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김C와의 마지막 여행에서 보여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과 '단합대회'에서 보여준 몸 개그등은 그의 다양한 가치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들이었습니다.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있는 승기로서는 좀 더 자신을 버리며 프로그램을 살릴 수 있는 여건도 조성이 안되어 있습니다. 아직 완벽한 예능인이 되기위해 가져야 할 것들도 많은 상황에서 다른 여러가지 일들과 병행해야만 하는 상황은 힘겨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수근에게는 다른 이들보다 좀 더 강한 절박함이 있습니다. 국민 MC 강호동이 <1박2일>을 그만둔다고 큰 타격을 입지는 않습니다. 가수들인 다른 멤버들은 당연히 본업인 노래에 열중하면 됩니다. 개그맨인 이수근은 개그 콘서트에서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개그맨의 생활은 다른 멤버들보다는 <1박2일>에 더욱 충실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줍니다.

쉽지 않은 과정들을 힘들게 올라온 이수근은 김C가 빠진 <1박2일>에서 새로운 캐스팅보드를 쥘 가능성이 높습니다. 절대 강자 강호동과 함께 다양한 관계들을 만들어내고 풀어가는 과정은 새로운 재미로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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