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품었다. 물론 주말과 주중 연속드라마의 경우 극단적 막장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여전히 달고 있지만 말이다. 지난 해 웹툰 원작의 <미생>이 큰 반향을 일으키더니 올 해에는 <송곳>이 강한 충격을 주었다. 두 작품 모두 우리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점과 비지상파에서 방송되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현실 반영하거나 부정하거나;
비지상파의 약진, 상업방송 SBS의 가장 진보적인 드라마 편성의 아이러니
tvN을 중심으로 한 비지상파 방송의 약진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tvN의 경우 드라마와 예능 등 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분야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넓히는 한 해를 보냈다고 볼 수 있다. MBC와 KBS는 대중적인 기호에 크게 기댔고, SBS는 시작과 끝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로 편성했다는 특징을 보였다.
SBS는 2월 종영된 <펀치>를 시작으로 <풍문으로 들었소> <상류사회> <미세스 캅> <육룡이 나르샤>를 월화드라마에 전진 배치했다. 이 작품들을 보면 명확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모두 다른 드라마들이지만 모든 작품들이 사회적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월화드라마에 타 방송사들이 선택한 드라마들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MBC의 <오만과 편견>이 그나마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사회적인 주제 의식을 담은 드라마라고 볼 수 있을 정도다. SBS는 2015년 월화드라마를 통해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다.
SBS는 2014년 12월부터 시작해 내년 종영을 앞둔 드라마까지 다섯 편에 담겨 있는 사회적 이슈는 우리사회가 품고 있는 고통과 동급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상업방송이라고 비난을 받아왔던 SBS가 '이명박근혜 시대' 가장 돋보이는 방송국으로 자리를 굳건하게 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두 방송사들이 철저하게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면서 드라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을수록 이를 풀어내기 위한 드라마가 제작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올 해 개봉된 영화들 중 큰 반항을 일으킨 작품들 역시 유사하기 때문이다.
<베테랑>과 <내부자들>은 흥행성적이 좋은 사회 고발 영화들이다. 이들이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많은 국민들이 현재의 우리 삶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SBS의 라인업들을 흥미롭다. 사회적 문제마저 상업적으로 풀어낸 그들은 권력에 종속된 방송사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 셈이다.
MBC는 황정음으로 시작해 그녀로 끝난 한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킬미, 힐미>에 이어 <그녀는 예뻤다>까지 황정음은 다시 한 번 확실한 흥행 카드라는 사실을 증명했으니 말이다. 수목드라마에서 KBS는 나름 정치적인 이슈를 담은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복면검사>와 <어셈블리>가 그렇다. 앞선 작품이 코믹함을 담은 사회고발성이라면 후자는 <정도전>작가의 본격 정치 드라마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었다. 여기에 걸작인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KBS가 보여준 2015년 최고의 수확일 것이다.
SBS는 월화드라마에 사회적 문제를 품은 드라마를 배치하더니 수목드라마에서는 장르드라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노키오><하이드 지킬, 나><냄새를 보는 소녀><가면><용팔이><마을-아치아라의 비밀><리멤버-아들의 전쟁> 등 편차는 있지만 장르적 특성을 앞세운 드라마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올 한 해를 보면 SBS가 명확한 색깔을 드리운 라인업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진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지상파의 약진은 해를 거듭할수록 강력해지는 느낌이다. 종편의 틀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하는 JTBC는 <송곳> 하나로 자신들의 노선을 명확하게 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JTBC와는 전혀 어울리는 않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삼성의 DNA를 공유하고 조중동이라 불리는 수구언론의 한 뿌리인 JTBC에서 노동자와 노조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송곳>을 제작하고 송출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물론 중앙일보가 오랜 노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별개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이 지점에서 다시 한 번 손석희 효과를 엿보게 한다.
하반기 시작했지만 뜨거운 반항을 보이고 있는 tvN의 <응답하라 1988>은 빼놓을 수 없는 2015년 작품이다. 이미 두 번의 시리즈를 모두 성공시켰던 <응답하라 시리즈>는 이번에는 가족을 앞세운 방식으로 돌아왔다. 기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쌍문동 골목을 끼고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tvN은 한 해 동안 다양한 드라마들을 통해 큰 관심을 모았다. 편차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어떤 작품들은 지상파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런 점에서 2016년 10주년이 되는 tvN의 드라마에 대한 공격적인 라인업은 지상파를 넘어서는 첫 해로 기록될 수도 있어 보인다.
비지상파 방송의 약진과 기존 지상파 방송의 몸 사리기는 드라마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나마 상업방송으로 손가락질을 받아왔던 SBS가 상대적으로 사회적 이슈들을 관통하는 이야기들을 품었다는 것이 큰 특징이 될 듯하다. 아이러니라는 말이 익숙하게 다가올 정도로 SBS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사회적 모순과 문제들을 직접 건드리는 흥미로운 작품들을 대거 내놓으며 2015년을 확실하게 붙잡았다.
시사와 보도가 약화된 상황 속에서 두 방송사들이 달달한 이야기를 통해 시청률 경쟁에 집착하는 것과 달리, SBS는 사회 문제를 주제로 한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각인효과를 주었다. 그들의 행보가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 얼마나 더 강력해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분명한 사실은 지상파 효과는 점점 사라지고 후발주자들의 약진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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