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MBC 방송연애대상 유재석이 아닌 김구라를 선택한 이유

by 자이미 2015. 12. 30.
반응형

많은 이들이 예측했듯 김구라가 2015 MBC 방송연애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가 탁월한 능력을 보여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수상했다가 아니라 MBC가 올해는 무조건 김구라에게 상을 주겠다는 의지가 시상식이 가까워지며 노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일 것이다. 

 

이휘재에 이은 김구라 대상수상;

공로상 받은 유재석과 대상받은 김구라, MBC의 선택은 충성도였다

 

 

 

MBC에서만 4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김구라가 대상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유재석과 대상 수상 후보로 거론된 김구라는 인터넷에서 스타들을 대상으로 욕을 하다 MBC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김구라 개인의 역사를 썼다. 무명 개그맨이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짓밟았고 유명해지자 사과를 하며 자리를 잡아갔던 김구라에게 대상은 새로운 시작이거나 끝일 수도 있다. 

 

 

대상 후유증이라는 것이 있다. 대상을 수상한 이는 이후 몰락의 길을 걷는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대상 수상자 중 이제는 방송 활동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보니 강화된 이미지였을 뿐이니 말이다. 유재석이 다수의 대상을 수상했음에도 여전히 강력하니 말이다.  

 

대상 수상자인 김구라에게는 올 한해 다사단나 했을 듯하다. 작년부터 스스로 공론화했던 부인 논란이 이혼으로 이어졌고, 왕성한 활동은 결국 대상으로 귀결되었다. 방송사에서 연말에 하는 시상식은 철저하게 자사이기주의가 기본이다. 누구를 위한 수상이나 공정성을 앞세운 시상식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KBS가 대상을 이휘재에게 준 것은 고육지책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누군가에게는 대상을 시상해야 하는데 딱히 인물이 없었다. 유재석은 여전히 열심히 방송을 해왔지만 시청률이 아쉬움을 주었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의 KBS 대상수상은 무리가 있었다.

 

강호동 역시 KBS에서 방송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상과는 멀어져 있는 상황에서 올 한 해 효자 노릇을 한 프로그램에서 대상 수상자가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좁혀졌고, 결국 이휘재가 대상 수상자가 되었다. 김종민이 최우수상을 받으며 나름 공평하게 상을 분배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KBS와 달리 MBC는 자체 경쟁자가 제법 된다. 그만큼 예능 부분에서 강점을 보였다는 의미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1년 내내 큰 화제를 모았었고, 일밤 역시 꾸준한 경쟁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양한 성과들을 보인 MBC의 예능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이를 성공으로 이끄는 능력을 인정받은 그들은 여전히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KBS가 '장고 끝에 악수'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고민한 흔적이 대상에서 나왔다. 장기독주를 하던 <개그콘서트>가 끝없는 추락을 하는 사이 전체적인 KBS 예능 역시 상대적으로 빈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풍성했던 MBC는 충성도와 공과를 확실하게 따진 모양새다.

 

좋은 작품 하나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사실에서 큰 점수를 받은 김구라의 대상 수상은 MBC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듯하다. 한 방송사에서 무려 4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김구라는 말 그대로 매일 MBC에 출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이블과 종편까지 수많은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김구라는 지상파에서는 MBC에 집중했다. SBS에서 유재석이 진행하는 <동상이몽>에 출연하고 있지만 MBC만큼 집중적으로 나오지는 않고 있다는 점에서 김구라의 MBC 집중은 대단했다.

 

 

<라디오스타>에서 자신은 대상에 관심도 없고 받을 수도 없다고 공헌했지만 그의 속내는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 "대상 나줘"라고 호통을 치는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에도 대상 수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MBC가 김구라를 선택한 것은 그가 올 한 해 보였던 충성의 결과였을 것이다.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을 받은 <무한도전>이 아쉬울 정도다. 그리고 위기의 연속이었던 <무한도전>에서 중심을 잡으며 올 한 해도 맹활약 했던 유재석 역시 아쉽기만 하다. 워낙 많은 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제는 수상에서는 멀어져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도 있지만, 평가라는 점에서 아쉽다.

 

유재석에게 MBC는 '공로상'을 수여했다. 말 그대로 명예상이라고 할 수 있는 상을 준 MBC의 의도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읽어볼 수 있을 듯하다. 유재석은 매년 대상 후보다. 그리고 다 받아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탁월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들을 총괄해서 평가해 상을 수여한다면 당연히 유재석이 대상을 받을 것이다. 그만큼 유재석은 올 한 해도 참 열심히 달려왔다.

 

유재석을 배척 아닌 배척하는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여전히 바른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그는 언제나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젠 유재석에게 대상을 주는 횟수는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유재석 독주를 막지 못하면 성장은 없다는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MBC 입장에서는 유재석보다는 김구라가 귀한 자식이었다. 다양한 파일럿에 나섰고, 4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하게 다가왔을 테니 말이다.

 

 

매년 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방송국에서 집안 잔치를 하는 행사를 몇 시간씩 생중계로 보내야 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수없는 상들을 퍼주며 스스로 시상식의 권위를 무너트린 채 시청자들을 볼모로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가 과연 옳은 것인지 의아하니 말이다.

 

제대로 시상을 하려면 방송 3사가 합의해 하나의 시상식을 만들어 하면 좋을 테니 말이다. 굳이 생방송으로 중계를 해주지 않아도 될 그들만의 잔치는 과연 무엇을 위함인지 여전히 의아하다. 이제는 식상한 이런 식의 시상식은 버리고 차분하게 연말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