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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중징계, 무한도전이 위험하다

by 자이미 2010.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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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끝나자마자 MBC에서 행해진 미친 권력의 칼춤은 많은 이들을 황당하게 만들었습니다. 청와대 쪼인트 사건과 함께 방송장악을 위해 모든 권력을 집중하던 현 정권과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MBC 장악을 위해 전면에 나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던 그들의 파업은 결국 피로 얼룩졌습니다.

피디수첩 피디 해고, 이제 무한도전인가?


1. 무더기 중징계, MBC를 MB 정권에 바쳐라

중간 평가의 성격이 짙었던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집권당은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방송장악을 위해 MBC에 과도한 보복을 시작했습니다. 눈엣가시 같았던 MBC와 자신들을 선택하지 않은 다수의 국민들에 대한 앙금을 적법한 과정을 거쳐 진행된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가며 참여했던 노조원들을 창사 이래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집단 징계가 내려졌습니다.

지난 4일 MBC 인사위원회는 이근행 노조위원장과 오행운 '피디수첩' 피디를 해고했습니다.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해고를 감행한 그들은 노조원 41명에 대한 집단 징계는 YTN 노조원 집단 징계와 장악으로 이어지는 현 정권의 행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역 MBC에 공문을 보내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의 징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 장악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MB 정권의 야욕이 격하게 드러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엠비 정권은 겸허히 (선거) 민심을 수용하겠다고 하면서도 앞으로도 엠비시를 장악해가겠다는 오만을 드러냈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의 이야기처럼 엠비 정권은 집권 초기 촛불집회를 바라보며 국민들의 뜻이 무엇인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국민들을 섬기겠다는 의지를 두 번이나 언론에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광장을 막고 촛불을 든 이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표리부동함을 보였었습니다.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현 정권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MBC 파업 참가자를 집단 징계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이 가지지 못한 MBC를 장악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징계 의결 이전 징계자 명단에 대해 엠비시 경영진은 함구했으나) 명단이 오히려 청와대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 했다”며 “(징계는) 큰집과 여러 번의 교감 끝에 내려진 권력 차원의 학살극”

이라고 성명서를 낸 전국언론노조의 이야기를 보면 옹졸한 현 정권의 보복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공기업 사장단에 내려 보낸 '공기업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과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다고 하니 그들은 다시 한 번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노조 측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과거의 패러다임에 안주하는 것”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MBC 파업사태 관련 e메일을 통해 지방사의 대 노조 유화책을 포기하라는 전문을 보낸 셈입니다. 이는 자신들의 장악에 해가 되는 모든 노조원은 해고를 감안한 중징계로 다스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방송 장악을 위해서는 자신들의 장악에 해가 되는 모든 이들을 해고하겠다는 그들의 전략은 부끄러움도 이성적이지도 않아 보입니다. 오직 방송만을 장악하면 된다는 그들의 야욕이 만들어낸 피비린내 나는 징계는 현 정권의 야만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지요.

이번 사태에서 우려할 수밖에 없는 사항은 현 정부의 MBC 장악의 노골화와 함께 그들의 낙하산 사장 입성과 함께 내걸었던 세 가지 프로그램 폐지에 한 발 다가섰다는 점입니다. 그들이 내걸었던 '피디수첩-백분토론-무한도전'이 바로 그들이 직접 지적한 프로그램들입니다. 

우선 '백분토론'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더 이상 과거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토론이라는 과정을 걸쳐 국민들과 나누던 방식은 사망신고가 내려졌습니다. 낙하산 사장과 수하들에 의해 장악된 MBC는 백분토론 진행자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진행자로 바꾸며 '백분토론'을 아무런 의미 없는 방송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9시 뉴스의 앵커마저도 파업에 참여했던 권순표 앵커를 대신해 손석희 교수가 맡았던 '백분토론'을 진행했었고, 노조파업기간 9시 뉴스를 진행했던 권재홍 선임기자가 새로운 앵커가 되었습니다. 파업이 종료되고 오전 9시부터 업무를 시작한 그들이 9시 뉴스를 진행하려 준비하는 과정에서 MBC 사측은 당일 저녁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2. 백분토론을 건너 피디수첩을 짓밟고 무한도전을 베어라

'피디수첩'은 파업 전인 지난 3월 30일 자로 피디수첩을 이끌어왔던 김환균 CP를 물러나게 했습니다. 현 정권에서 가장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피디수첩'에 대한 징계는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며 당연한 수순처럼 보였습니다. 이번 파업이 종료되며 오행운 '피디수첩' 피디를 해고하며 그들의 저급하고 옹졸한 보복이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노조 평조합원인 오행운 피디는 파업기간 중 사내게시판에 우회적으로 사장을 비판한 것을 빌미삼아 '회사 질서 문란'을 이유로 해고라는 사형선고를 내렸습니다. 회사 자유게시판에 우회적인 비판을 했다는 이유가 해고사유가 되는지는 법률적인 해석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낙하산들의 오행운 피디 해고는 '피디수첩'을 와해시키기 위한 의도적이고 노골적인 탄압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그들이 내걸었던 '백분토론'과 '피디수첩'에 대한 노골적이며 직접적인 탄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것은 '무한도전'입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 역시 노조원으로 파업에 참여했기에 어떤 식으로도 사측의 압력이 가해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파업 중 김태호 피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파업 소식을 전해왔고 팬들은 무한도전 홈페이지를 통해 노조원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해왔습니다. 

파업기간 중 무한도전 홈페이지에 시청자들이 올린 "재방도 좋고 삼방도 좋다"는 MBC 파업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문구가 되어 노조의 구호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무한도전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막대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낙하산들이 내걸었던 3대 프로그램 폐지 중 아직 영향을 받지 않았던 <무한도전>이 염려되는 것은 '백분토론' 오행운 피디의 해고에서 보여 진 그들의 야만적인 보복으로 김태호 피디의 하차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지요. 시청자들이 있기에 존재가 가능한 방송국이라 하지만,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낙하산들은 시청자들보다는 권력자들의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김태호 피디가 빠진다면 이는 <무한도전>의 폐지와 다름없습니다. 국민 MC라는 유재석과 점오로 인기를 유지하는 박명수를 비롯한 멤버들도 위대한 존재들이지만 김태호 피디가 빠진 <무한도전>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단순히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버라이어티를 넘어서 피디가 시각과 감각이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무한도전>에서 김태호 피디의 위상은 유명 연예인들 이상입니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느냐는 생각을 하시는 이들도 많겠지만 부끄러움도 국민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는 현 정권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일개 버라이어티 피디 하나 교체하는데 무슨 말들이 많은가라는 일부의 편협한 시선들도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버라이어티의 범주를 넘어서 사회의 약자를 품고 그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무한도전>은 일개 버라이어티는 아닙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올바른 시각들은 그 어떤 시사 프로그램보다 직접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이지요.

<무한도전>에 대한 징계가 진행된다면 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역풍에 시달릴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방송 장악을 위해 내걸었던 '백분토론'과 '피디수첩'에 대한 징계와 와해가 진행되었으니 다음 차례가 '무한도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무한도전' 뒤에 든든하게 서 있는 국민들의 힘을 먼저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MB정권이 그렇게 좋아하는 유엔. 지난 17일 출국한 프랑크 라뤼 유엔보고관은 대한민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우려를 내보이며 정부에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정치에 관한 토론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 기간이 선거인데, 어떠한 선전이나 집회도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게다가 선거 시작 6개월 전부터 이를 금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

그가 출국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1)집회·시위의 자유 2) 인터넷 실명제 3) 국가의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 등을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밝힌 국가정보원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과 광우병의 위험성을 지적한 <피디수첩> 제작진이 기소된 사건을 꼽았습니다.

국격을 따지고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정부를 운운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보만 있을 뿐입니다.  

'백분토론'을 와해시키고 '피디수첩'을 무자비한 징계로 짓밟고 남은 '무한도전'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있을 그들에게 다수의 국민들은 이야기합니다. "방송을 장악하려는 그들의 야욕은 그저 허망한 결과로 끝날 것"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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