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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더 바이러스 최종회 마지막 장면이 중요했던 이유

by 자이미 2013.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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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의 오리지널 드라마인 <더 바이러스>가 10회로 종영되었습니다. 거대 다국적 제약사가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을 다뤘다는 점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물론 보다 치밀하고 흥미롭게 만들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가치만으로도 이 작품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준 듯합니다. 

 

권력과 자본의 타락한 거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더 바이러스 최종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갑자기 세상을 지배하고 이를 퇴치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제법 오랜 시간 이어져 왔습니다. 의학의 발전이 결과적으로 이런 질병을 이겨냈다고 의사들은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기도 합니다. 일부분 동의할 수는 있지만, 과거와 달리 인간 수명이 길어진 것은 의학의 발전이 아니라 환경개선이 가장 큰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마시는 물만 깨끗해져도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환경개선만으로도 획기적으로 인간의 건강과 수명이 달라졌지만 그와 달리 의학은 인간의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만 집중되어져 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현대 사회 들어 의학도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잡아가며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잘 산다는 미국에 엄청난 빈민들이 존재하고 수많은 이들이 엄청난 의료비에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병들어 사는 현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거대해진 의료 사업은 권력자들에게 돈을 쥐어주고 국민들의 피와 땀을 갈취해왔습니다. 거액의 보험료를 내지 못하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야 하는 미국의 시스템은 철저하게 거대 의료 사업만 배불리게 하는 제도입니다.

 

미국의 실패한 의료 산업을 국내에 도입하려는 권력자들의 행동은 그래서 문제입니다. 성공할 수 없는 의료 민영화를 서두르고 이를 위해 자신의 권력을 휘두르려는 그들에게는 국민의 안위는 보이지 않고 오직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엄청난 부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더 바이러스>가 흥미롭고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은 이런 현재의 흐름을 잘 정리해서 극화했다는 사실입니다. 분명하게도 이 드라마는 아쉬움이 더욱 컸던 작품입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였지만 등장인물들을 좀 더 입체적으로 잡아내지 못했고, 절대 악인 거대 다국적 제약사와 권력의 담합이 보다 정교하게 이어졌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절대 권력자와 거대 자본이 만나 자신들의 몫을 챙기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마무리하는 마지막은 상징적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세밀함이 부족해 아쉬웠습니다.

 

권력과 자본이 만나 만들어낸 피해는 온전히 국민들의 몫이었습니다.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고, 권력과 자본의 태생 자체가 힘없는 이들을 지배하고 짓밟는 행위에서 시작한다는 점에서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합니다. <더 바이러스>의 시작부터 이런 불합리한 구조의 피해를 극대화한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치명적 바이러스가 의도적으로 세상에 퍼지게 되고, 이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다국적 제약사와 정부는 국민들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의 실속을 따지는데 급급할 뿐이었습니다. 이미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치료제까지 만든 상황에서 사회적 시스템이 미개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너무나 손쉬운 금광일 뿐이었습니다.

 

한번 퍼진 바이러스는 새로운 정부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었고, 오직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정공법이 아니라 편법을 동원해 거대 다국적 제약사에 엄청난 혜택과 거액을 안겨주는 행태는 그저 드라마가 아닌 현실이었습니다. 그중 다국적 제약사는 대선을 앞둔 유력 후보를 만나 은밀한 거래를 제안합니다.

 

대통령 선거에 들어가는 엄청난 자금을 대는 조건으로 당선 후 자신들의 사업에 도움을 주는 조건이었습니다. 권력에 눈이 먼 그들은 국민들의 안위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거액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고, 다국적 제약사가 건넨 치료제를 받고 수만 명의 국민들을 실험용 쥐처럼 취급했습니다.

 

국민들을 생명을 담보로 공포 정치를 펼치고 이를 통해 다국적 제약사에게 천문학적인 돈과 권리를 쥐어주는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저 어쩔 수 없다는 자조적인 방어와 국민들을 위함이라는 터무니없는 기만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수만 명의 국민들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신의 셈법에만 집착할 뿐이었습니다.

 

 

바이러스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차례대로 잃어야 했던 이명현이 적극적으로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혼신을 다합니다. 하지만 그의 이런 노력은 모든 패를 쥐고 있는 그들에게는 아이들 장난과 같은 행위일 뿐이었습니다. 그가 모든 것을 바로잡는 과정 속에 희생된 수많은 이들은 그저 그들에게는 하찮은 꼬리에 불과했습니다. 도마뱀처럼 위급한 상황이 되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꼬리를 잘라버리면 그만인 존재들이었습니다.

 

<더 바이러스>는 마지막 회에서 이런 힘이 지배하는 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다국적 제약사와 대통령의 야합이 만들어낸 수많은 국민들의 죽음은 그저 어쩔 수 없는 질병 정도로 숨겨집니다. 잘못한 이들은 분명하게 존재하지만 그들은 그 어떤 반성도 없이 모든 사건을 무마합니다.

 

양심선언을 하려던 대통령 비서실장도 대통령의 전화 한 통화에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사라지고 맙니다. 다국적 제약사에 받은 거액의 선거 자금을 숨기기에 급급한 그들에게는 정의와 잘못을 바로잡을 의지조차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존재하지는 않았습니다.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도 깃털하나 다치지 않은 다국적 제약사는 이런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고 낄낄거립니다. 한심한 족속들의 권력 다툼에 무고한 국민들만 수없이 죽어갔지만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 외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들을 보며 한껏 조롱하던 그들은 대한민국에 이어 다음 공격 지는 어디인지만이 중요할 뿐이었습니다.

 

드라마적인 재미와 가치가 부족하기는 했지만 <더 바이러스>는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잘 풀어냈습니다. 익숙해서 지루한 방식을 차용하고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보다 탄력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것도 아쉬웠지만, 마지막 메시지는 이런 구태의연한 방식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거대한 검은 권력들은 여전히 무지몽매하게 권력만 탐하는 이들을 좋은 먹잇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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