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8. 12:06

무한도전 비둘기만으로 웃기는 그들, 배고픈 특집은 왜 특별했나?

선거가 끝난 후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시 한 번 진도를 찾았습니다. 연임에 성공하며 다음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벌써부터 점쳐지는 박원순 시장이 진도를 찾은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가장 힘겨운 이들 곁에 서겠다는 그의 의지가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런 박 시장처럼 무도 역시 선거 후 초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굶주림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진도 방문이 던진 의미;

무한도전의 배고픈 특집, 선거 후 그들이 선택한 첫 번째는 초심이었다

 

 

 

 

무한도전의 선거는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해주었습니다. 지방선거로서는 최근 치러진 그 어떤 선거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무도의 역할은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무도의 향후 10년을 위한 리더를 뽑는 선거는 수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무도 선거에 40만이 넘는 국민들이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도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홍철과 박빙을 벌이던 유재석은 극적으로 리더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선거가 끝난 후 그들이 선택한 첫 번째 특집은 의외였습니다. <무한도전 배고픈 특집>이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배고픔에 대한 가치에 방점을 찍은 것은 그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지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무한도전은 연초 박명수가 어설픈 개그감으로 비난을 받자 배고플 때는 잘 되던 웃음이 이제는 배불러서 잘 안 나온다고 했습니다. 제작진들은 이런 박명수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고, 그런 이유로 말도 안 되는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배고픔이 과연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무도 제작진들의 특집은 멤버들에게는 최악의 시련으로 다가왔습니다.

 

브라질에서 온 원주민이라는 콘셉트로 공항에서 내린 이들의 행색은 처참할 정도였습니다. 타이즈를 입고 서울 거리를 누비는 그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한의 볼거리였습니다. 공항에서 식사를 하던 이들에게도 이들의 등장은 깜짝 놀랄 일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원칙은 단순했습니다. 원주민들이 하던 식으로 수렵채취만으로 배고픔을 대신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유재석을 가위바위보로 빼앗기자마자 편 나누기를 포기하는 박명수의 한 마디는 초반 분위기를 이끈 재미였습니다. 방송 분량을 위해 유재석을 선택한 정준하와 유재석을 빼앗긴 박명수의 이런 상황극은 무도의 재미였습니다. 무도가 보여준 상황극은 스스로 수렵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더욱 극단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천만이라는 엄청난 인구가 사는 매머드 도시에서 아무 것도 없이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도시화가 완료된 그곳에서는 꽉 짜여 진 그 무엇으로 가득했고, 원시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그 어떤 조건도 갖춰지지 않은 서울의 현실은 역설적이게도 무도의 이 상황극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도심 속 숲을 볼 수 있는 여의도 공원과 남산에서도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식용보다는 관상을 위한 숲은 서울의 허파 노릇을 할지는 모르지만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이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변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있는 그대로보다는 도심화에 걸 맞는 모습으로 변화를 요구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를 위한 숲은 본연의 모습으로 다가올 수는 없었습니다. 

 

여의도 공원에서 모든 조류의 왕이 되어버린 비둘기 잡기에 들어간 이들의 모습은 웃음 유발자와 다름없었습니다. 잘 날지도 못하는 비둘기들이 가득한 그곳에서 비둘기 잡기를 위해 노력하는 무도 멤버들의 모습은 웃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거 아버지 세대들이 했던 새잡는 방식을 그대로 응용해서 비둘기 잡기에 나선 이들은 비둘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비둘기를 기다리고 잡는 과정에서도 엉망이던 그들이 과연 비둘기를 잡는 게 가능할까 고민하던 그들은 비둘기를 잡고 더욱 황당해했습니다. 막연하게 비둘기를 잡아서라도 배를 채우겠다고 나서기는 했지만 정작 눈이 먼 비둘기가 그들에게 잡히자 고민은 더욱 커졌습니다. 비둘기를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하던 그들은 눈이 마주쳤다며 정색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가 재미였습니다. 

 

 

 

잡아도 어떻게 할지 알 수가 없는 이들에게 비둘기는 그저 두려운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있어도 뭘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는 그들에게 비둘기는 비록 갇혀 있지만 무도 멤버들을 더욱 두렵게 만드는 괴물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한강에서 물고기 잡기도 힘겨워진 그들은 집결지에서 제작진들이 던진 작은 음식에 정신이 없던 그들이 폭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굶주렸던 그들에게 통제는 불가능했습니다. 배고픔 앞에서는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사회적 통제는 무의미했습니다. 그런 굶주린 그들에게 제작진은 그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제공하는 대신 게임을 통해 이를 획득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풍성할 정도로 많은 먹을거리를 앞에 두고 벌이는 그들의 게임 대결은 그 자체로 무도가 보여줄 수 있는 재미였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장 원초적인 웃음을 선보인 이들의 모습에서 무도의 무모한 도전을 떠올리게 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들이 배고픈 특집을 준비한 것은 선거를 통해 보여준 가치와 동일했습니다. 그들이 선거 직후 배고픔이라는 원초적인 미션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스스로 9년 전 무모한 도전에서 황소와 줄다리기를 하던 모습과 같이 가장 원초적인 웃음으로 나선 무도는 대단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그럴 듯하게 포장하고, 있는 듯 허세를 부려도 좋을 그들은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맨 몸으로 원초적인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런 가장 원초적인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해주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전 찾았던 진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굳이 찾지 않아도 되는 진도를 그가 선거 직후 첫 행보로 찾은 것은 그가 어떤 마음으로 서울 행정을 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행보였습니다. 국가마저 버린 진도. 그곳에 여전히 아직도 바다 속에서 나오지 못한 실종자들과 가족들을 찾아 마음으로 위로하는 박 시장의 모습에서 서울시의 미래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무한도전 역시 선거 직후 가장 낮은 자리에서 시청자들에게 본질적인 웃음에 집중하겠다는 다짐을 보였습니다. 그 어떤 가식적인 행위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전달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무한도전 배고픈 특집>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무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단순해 보이는 원칙에 숨겨져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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