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8. 10:16

괜찮아, 사랑이야 6회-세 번의 벨과 한 번의 공격, 아미탈과 낙타 그림에 담은 사랑

재열에게는 특별한 공간인 자신의 화장실에서 15초 동안 흐르던 재열과 해수의 침묵은 <괜찮아, 사랑이야>가 왜 대단한 드라마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욕조에서 잠을 자는 재열의 깊은 상처. 낙타 그림과 아미탈에 담겨져 있는 사랑이라는 가치들을 풀어내기 시작한 이 드라마는 역시 걸작이었습니다. 

 

과거의 트라우마에 갇혀 사는 우리들;

세 번의 벨 소리와 또 다시 시작된 재범의 공격, 아미탈은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그림처럼 아름다운 계곡에서의 키스는 재열과 해수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해수 역시 두 번의 키스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심각한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해수이지만, 재열 앞에서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애써 자신이 재열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느꼈던 감정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해수에게는 불안장애가 재열에 의해 깨지는 것이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개바람둥이'라고 부르던 재열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이상하고 두렵기만 했습니다.

 

방어기재를 가동해 과도하게 재열을 거부하는 해수는 그러면 그럴수록 재열이 더욱 자신을 지배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해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동민과 수광은 그녀가 재열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녀의 성격상 키스가 강제적으로 이뤄진 것이었다면 그렇게 단순하게 끝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녀가 재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그들은 해수보다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같은 정신과 의사이자 선배인 동민으로 인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해수는 자기 마음이 어떤지 자신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분명 느끼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게 사랑인지 아닌지 뭐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기묘한 썸타는 상황 속에서 재열은 해수가 쉽고 편하게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사귀자는 말까지 꺼낸 재열은 해수에게 만약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방문을 세 번 두들기거나, 전화 벨 세 번을 울리라고 합니다. 그게 싫으면 현재처럼 행동하면 된다고 합니다. 공을 해수에게 던진 재열과 그 공을 받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는 해수의 감정 교류는 자연스럽지만 흥미롭게 이어져갔습니다.

 

 

 

상상속의 친구이자 자신의 과거이기도 한 강우의 집으로 가던 재열은 그곳에서 폭력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의붓아버지의 폭행에 어린 시절을 고통으로 보내야 했던 재열은 강우를 도와 싸움에 끼어듭니다. 잔인한 가정 폭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자연스럽게 강우의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막아서고, 참을 수 없었던 강우는 돌멩이를 집어 듭니다. 과거 재열이 의붓아버지의 폭행 속에서 칼을 집어 들듯. 

 

강우의 행동을 막아선 재열의 모습은 과거 자신의 행동과 오버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아의 충돌은 현재와 과거를 혼재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담고 있는 특별한 존재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독한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글을 썼고 그렇게 성공한 재열의 자아는 현재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유사한 클론과 같은 강우를 만들어내고 수시로 충돌하며 치유의 과정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상상의 친구는 곧 재열 자신이자, 스스로 벗어나고 싶었던 고통의 흔적들을 따라 움직이며 과거의 트라우마를 벗어나려는 지독할 정도로 힘겨운 투쟁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가 화장실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난 5회에서 드러났습니다. 폭행하던 의붓아버지를 피해 들어선 화장실에서 처음으로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진 그에게는 화장실이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한 공간이었습니다.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그 화장실에 처음으로 들어선 해수.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해수의 손을 잡는 재열과 그 미묘한 감정을 서로 느끼는 과정은 약 15초 정도 적막 속에서 이어집니다. 눈빛과 손가락의 미묘한 움직임만으로 둘의 현재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이 장면은 <괜찮아, 사랑이야>이기 때문에 가능한 특별한 장면이었습니다.

 

 

 

미묘하지만 서로가 어떻게 상대를 바라보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준 이 장면은 노희경 작가의 능력과 김규태 감독의 감성적 영상이 왜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이어진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재열의 침대는 큰 욕조였습니다. 어머니의 자궁을 담은 그곳에서만 제대로 잠을 잘 수 있는 재열은 여전히 어린 시절 자신을 폭행에서 막아주던 어머니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욕조 옆에 있던 낙타 그림은 그가 느끼는 트라우마의 깊이와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밤에는 묶어두고 아침이 되면 풀어 놓는 낙타. 어제 밤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낙타는 아침에 풀어놔도 도망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를 지배한다는 이 상징적인 그림은 재열과 해수만이 아니라 시청자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과거의 기억들에 담보 잡힌 채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재열의 민낯을 모두 본 해수. 그리고 동민의 이혼 기념일에 온 가족이 함께 한 자리에서 드러난 콩가루 집안임을 보여준 해수. 조금씩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상처들을 드러내며 그들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던 해수 역시 재열이 '개바람둥이'만 아니라면 충분히 사귀고 싶은 존재라는 말은 상징적이었습니다. 너무 좋지만 자신이 상정한 바리게이트만 치우게 되면 당장이라도 재열과 사귈 수 있다는 해수의 고백이었기 때문입니다.

 


해수와 재열의 사랑이 조금씩 가능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특별 귀휴를 받은 재범은 동민을 찾아 아미탈 검사를 받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는 그저 동민을 속이기 위한 행동일 뿐이었습니다. 아미탈이 진실을 모두 드러낼 수 있는 약물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동민을 철저하게 속이고 그 약물을 훔치려고 했을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동민을 속이고 약물을 훔친 재범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겠다며 재열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재범이 그런 행동을 준비하는 동안 재열은 해수에게 걸려 온 세 번의 벨과 하나의 문자에 흥분해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사귀자는 해수를 향해 달려간 재열은 버스정류장에 있던 해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을 뒤에서 때리고 주사기를 목에 가져가는 재범의 행동은 모든 것을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

 

진짜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끼어든 재범의 행동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알 수는 없습니다. 의붓아버지를 죽인 것이 정말 재범인지, 아니면 그가 주장하듯 재열인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서로의 기억들이 다 다르고, 어머니의 기억마저 모호한 상황에서 과연 진실을 알려준다는 아미탈이 무슨 역할을 할지 궁금할 뿐입니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를 아미탈로 치료하는 과정에서 남편의 술과 부주의로 인해 어린 자식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남편에 대한 원망이 죽은 아이의 환영으로 따라왔었습니다. 그리고 치료가 끝난 후 이들 부부에게는 불필요한 진실은 밝히지 않은 채 그들이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만 전달해줍니다.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이들 부부는 알면 더욱 힘겨울 진실을 묻은 채 그렇게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잡았습니다.

 

 

 

아미탈을 훔쳐 동생인 재열의 목에 주사한 형 재범. 그가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억울함이라면 그 억울함의 근원이 무엇인지가 현재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의붓아버지를 죽인 사실에 대한 어머니의 증언인지, 아니면 그가 의붓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어린 동생을 폭행할 수밖에 없는 폭력의 되물림에 대한 억울함인지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아미탈은 그 어떤 진실을 보여줄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진실에서 이들은 다시 시작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진실이 무엇이든 그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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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Favicon of https://juyung1218.tistory.com BlogIcon 마음속의빛 2015.08.13 14: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13번째 줄, 동민과 수광이에요. 등장 인물 이름에 오타가 있네요. 배우 이름을 거꾸로 쓴 케릭터가 신기하네요.
    수광.. 광수... 수광... 광수.... 어떤 의미가 있어 만든 건지... 쓸만한 이름이 없어 즉흥적으로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실제 배우 이름을 이용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