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7. 09:29

삼시세끼 어촌편 수염난 엄마 차승원의 완벽한 요리솜씨에 담긴 마음의 가치

나영석 사단의 <삼시세끼>는 유기농 식사를 지향합니다. 하루 세끼를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 요리를 해먹는 과정이 전부인 이 당황스러운 예능의 핵심은 요즘 유행처럼 폭주하는 요리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이 스튜디오 안에서 요리를 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차승원이 만든 능력자 차줌마;

차줌마와 참바다의 부창부수, 착실한 아들 손호준이 펼치는 만재도 이야기의 재미

 

 

 

 

만재도의 첫 번째 손님인 손호준의 등장으로 잔잔하던 차줌마와 참바다 부부의 생활에도 새로운 활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동안 보여준 이들 새로운 부부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제작진에 의해 만재도 전설 속의 가족의 아들로 명명된 손호준은 나영석 사단이 만들어낸 최고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최악의 순간 최선을 보인 나영석 사단의 <삼시세끼 어촌편>은 완벽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둘도 좋지만 균형을 잡아주는 셋의 조화는 만재도 라이프에 진정한 균형감과 완성도로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얼떨결에 만재도의 삶을 시작하는 손호준의 다소 얼이 빠진 듯한 모습과 그런 후배를 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짓는 선배들의 모습마저도 완벽했습니다.

 

낯가림이 심한 손호준을 위한 유해진의 배려는 "저기서 낯가리고 있어"였습니다. 억지로 뭔가를 만들어 친근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핵심을 건드리며 풀어내는 유해진의 소통법이 참 좋았습니다. 형식적이면서도 그럴듯한 방식이 아니라 상대를 먼저 배려하고 그를 위해 자연스럽게 다가오도록 만드는 방법이 바로 유해진이었고, 그를 사랑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참바다씨의 재기발랄함은 물을 끓이는 주전자 걸이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완벽하게 드러났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뚝딱거리며 만들어냈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의자에 이어 주전자걸이까지 아빠 유해진의 능력은 단순히 불만 잘 피우는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홍합을 호준과 다듬는 과정에서 옆에서 불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는 차줌마로 인해 볼소시개 역할을 하는 신문이 타며 날리는 재들을 바라보며 웃으며 "동막골 같지 않냐?"라고 묻는 참바다 유해진의 유머 감각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손호준이 떠나는 날 파도가 심해 배가 뜰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정색을 하고 그에게 "너 오늘 부터 손님 아니야"라며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유해진과 옆에서 찰떡궁합을 맞춰주는 차승원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습니다.

 

 

참바다씨 유해진의 능력은 바닷가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었습니다. 불을 피우는 것과 고기를 잡는 것이 유해진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그에게 고기 잡는 것은 중요합니다. 더욱 어떤 요리든 다 해내는 차승원을 위해 고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유해진으로서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포인트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고기를 잡는 게 쉽지 않은 유해진은 손호준과 함께 나선 바닷가에서 신선한 시도를 보였습니다. 생선은행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만든 독특한 재미는 결과적으로 제작진들이 던지 고난이도 요리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손호준이 유해진을 보고 난 후 날랐다는 인터뷰는 어쩌면 시청자들이 동일하게 느낀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그의 외모만 보면 그저 구수한 청국장 같은 느낌만 존재했지만,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그 모든 편견들이 깨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해박한 지식을 무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유해진의 모습에 손호준이 놀란 것은 시청자들이 그의 외모만 보고 평가를 했던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삼시세끼 어촌편>을 보면서 정말 의외라고 느낀 것은 차승원이었습니다. 어쩌면 그의 가족이나 친한 친구가 아니라면 몰랐을 그의 진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예능이고 그런 장르의 특성상 재미의 핵심은 요리를 조금은 엉성하게 하면서 악역을 담당하는 제작진들로 인해 고생하는 모습들이 담기는 것이 정석입니다. 이미 <삼시세끼 정선편>에서 제작진들이 원한 그림들은 완벽함으로 나타나기도 했었습니다.

 

 

제작진들은 만재도에서도 정선과 같은 상황을 염두에 뒀습니다. 차승원이 사전 인터뷰에서 아무리 요리를 잘한다고 말은 했지만, 그 기준은 그저 차승원만의 몫 일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재도에 입성하자마자 보여준 차승원의 요리 솜씨는 제작진들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시청자들에게는 새로운 발견으로 다가왔습니다.

 

말 그대로 현지에 있는 모든 식재료를 완벽하게 다룰 수 있는 차승원은 자연스럽게 차줌마라는 닉네임이 가장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인물이었습니다. 그저 김장 김치를 담그는 수준이 아니라 다양한 김치들을 손수 담그고, 회 뜨기, 탕 만들기 등 그에게 불가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요리 학원에서 단기간 급하게 배운 기술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되어 자연스럽게 몸에 밴 차승원의 요리는 맛도 뛰어났습니다. 입맛이 까다롭다는 유해진이 흡족해하는 차승원 표 요리의 핵심은 스피드였습니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그런 때를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서는 빠르게 요리를 하는 것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다는 그의 지론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빠른 요리로 이어지고는 했습니다.

 

겉절이가 쉽게 생각되지만 결코 쉽지 않음에도 10분 만에 만들어 유해진에게 비법 전수를 요구받던 차승원. 새벽에 만재도 주민들과 함께 채취한 홍합으로 '홍합짬뽕'을 만드는 장면에서는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한중일 모든 요기를 섭렵한 대가라도 되는 듯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홍합짬뽕'을 만들어내는 차승원의 능력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차승원의 '홍합짬뽕'의 위력은 나영석 피디의 모습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쉽게 요리를 하는 차승원을 지켜보며 과연 저 음식들이 맛있을까 하는 생각에 시식을 해보는 나 피디는 모두 만족해왔습니다. 하지만 짬뽕이 말이 쉽지 결코 제 맛을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의아해 한 국자를 먹자마자 그 맛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큰 국자 한가득 홍합짬뽕을 먹기에 바쁜 나 피디의 모습에서 차승원의 요리 솜씨는 완벽하게 증명되었습니다.

 

고추잡채를 만들고, 콩자반, 거북손 무침, 깍두기 담그기 등 하루 만에 이어진 차승원의 음식 릴레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능숙하고 재빠르고 완벽하게 이어졌습니다. 차승원의 이런 뛰어난 음식 솜씨를 더욱 탁월하게 만든 것은 그가 음식에 담은 마음이었습니다.

 

만들기 번잡한 콩자반을 만드는 이유는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크게 주목을 받을 수도 없는 밑반찬인 콩자반을 힘들게 만드는 이유는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친구 유해진을 위해서였습니다. 사전 모임에서 유해진이 콩자반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물론 평소에도 그런 음식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만재도에서 콩자반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차승원의 콩자반에 담은 마음은 김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바위에 붙어 있던 자연산 김을 힘겹게 긁어 말리는 과정을 이어간 이유는 그저 자신이 김을 좋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유해진이 맨 김을 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차승원은 결코 쉽지 않은 노동을 통해 김을 체취하고 이를 잘 말리고, 살짝 구워 유해진을 위한 밥상에 놓아주는 모습은 감동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요리가 자신만을 위한 만족이 아니라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차승원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요즘처럼 힘겨운 시대 작은 만족을 위해 맛집과 요리 프로그램이 방송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차승원의 이 투박한 생활 속 요리가 그 어떤 셰프들의 요리보다 뛰어나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어떤 마음으로 요리를 하는지가 결정해주는 듯했습니다. 상대를 위한 따뜻한 마음이 만들어내는 요리는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있는 천상의 맛이었을 듯합니다. 

 

손호준의 합류로 완벽한 틀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삼시세끼 어촌편>은 나영석 사단의 최고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동안 축적된 모든 것들과 출연진들이 만들어내는 의외의 재미와 가치들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 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승원과 유해진 모두 한 목소리로 외치던 손호준의 고정이 한 배를 탄 세 명의 모습으로 확정되는 모습마저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광탈하는 <삼시세끼 어촌편>은 위대해보이기까지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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