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1. 12:04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 성공의 핵심 코드는 바로 가족이다

tvN 금토 드라마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 지상파 시청률을 압도하는 케이블의 성장은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로 인해 확고해지는 듯하다. 지상파 드라마에서도 쉽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도 놀라운데 두 작품 모두 높은 완성도로 찬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tvN의 약진, 지상파 위협 한다;

지상파 드라마를 부끄럽게 만든 tvN 금토 드라마, 그 안에는 가족이 있다

 

 

 

매번 기록을 자체 경신하며 전설을 만들어낸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끝났다.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지만 뒤이어 같은 시간대를 물려받은 드라마 <시그널>은 다른 형식의 충격을 던졌다. 너무 큰 성공을 한 다음 편성된 드라마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를 이어 시작하는 것이 이롭다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그 시청률을 그대로 이어받기 때문에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다채널 시대에 그 시청률을 그대로 지원받을 정도로 채널 충성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이는 더 이상 득이 아닌 실이 될 수밖에 없다. 너무 성공한 작품은 단순 비교가 되며 독이 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88>이 폭발적인 시청률 상승을 이룬 것은 그저 여주인공인 덕선의 남편 찾기가 흥미로워서가 아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극대화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남편 찾기보다는 끝사랑은 언제나 가족이 핵심이었다.

 

가족을 전면에 내세운 선택은 대성공의 이유가 되었다. 가족들이 함께 보면 더욱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었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가족은 성공한 아이템이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이런 가족을 위한 드라마들은 2016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니 말이다.

 

<시그널>은 국내에서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장르 드라마다. 드라마 왕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이지만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특정한 틀 속에 갇힌 채 무한 반복되고 자가 복제를 하는 수준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을 뿐 새로운 시도는 그만큼 적은게 우리 드라마의 한계이고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시그널>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김은희 작가는 국내에 유일하다고 할 수도 있는 범죄 수사물에 특화된 작가다. 김 작가의 모든 작품이 담고 있는 장르 드라마는 점점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김은희 작가의 <위기일발 풍년빌라>는 그녀의 데뷔작이자 남편인 장항준 감독과 함께 만든 작품이다.

 

 

풍년빌라에 살고 있는 이들과 그 안에 숨겨진 비밀을 통해 미스터리한 진실을 파헤치고 풀어가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물론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존재하지만, 기존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재미를 품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당시만 해도 이런 드라마에 익숙하지 않은 현실은 제대로 된 편성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제작이 완료된 후에도 방송할 수 있는 방송국을 찾지 못한 이 드라마는 2010년 3월 tvN에서 겨우 방송할 수 있었다. 신하균, 이보영, 백윤식 등이 출연했음에도 지상파에서 편성을 받지 못한 <위기일발 풍년빌라>는 그렇게 당시에는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tvN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렇게 시작했던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는 이후 2011년 SBS에서 방송된 <싸인>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그녀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박신양과 김아중이 출연한 이 드라마는 미스터리라는 틀 속에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던 법의학자를 전면에 내세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로움을 선사했다. 

 

김은희 작가와 SBS는 2012년 <유령>으로 다시 만났다. 해커를 전면에 내세운 이 드라마 역시 많은 장르 드라마 팬들에게는 열정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이었다. 물론 후반부로 들어서는 힘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김은희 작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2년 후인 2014년 김 작가는 대통령 경호팀을 전면에 내세운 <쓰리데이즈>로 다시 한 번 장르 드라마 팬들을 열광시켰다.

 

기존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던 직업을 가진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워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내는 김은희 작가만의 특징이 <쓰리데이즈>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대치보다 못한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김은희 작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2016년 tvN을 통해 방송을 시작한 <시그널>은 많은 사연을 가진 드라마이기도 하다. 사실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김은희 작가의 작품 세 편이 연속 편성되었던 SBS가 이번에는 김 작가의 작품을 거부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유무를 떠나 그녀의 첫 작품이 소개되었던 tvN에 편성된 <시그널>은 최고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김원석이라는 가장 꼼꼼한 감독을 시작으로 김혜수와 이제훈, 조진웅과 김은희 작가 작품에는 무조건 등장하는 장현성까지 배우들의 라인업만으로도 큰 기대를 걸게 했다. <응답하라 1988>에 이어 시작한 <시그널>은 시작과 함께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첫 주 방송으로 이미 <응답하라 1988>의 초반 시청률을 가볍게 넘긴 <시그널>은 4부까지 끝난 상황에서 최고라는 찬사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정도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평균 7%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적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케이블이라는 환경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지상파가 가지고 있는 채널 프리미엄을 넘어서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 속에서 장르 드라마가 이 정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

 

낡은 부전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판타지 요소가 존재하는 이야기 구조만이 아니라 국내의 유명 미제 사건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시그널>이 견지하고 있는 주제의식이다. 범죄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많은 이들의 호평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되었다.

 

 

4회 '경기남부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잡는 과정에서 가해자와 패하자 가족들의 이야기는 <시그널>이 왜 많은 이들에게 큰 호평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다. 누구에게나 가족은 소중하다. 비록 악마와 같지만 그 아버지에게 연쇄살인마도 소중한 아들이었다. 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작가는 피해자 가족의 입장만 내세우지 않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동일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했다.

 

공소시효가 폐지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이나 '개구리소년'등 풀지 못한 미제 사건들이 산재하다. 범인은 여전히 살아 우리 곁에 어딘가에 존재하는데 물리적인 시간을 이유로 영구미제사건으로 묻어둘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그널>은 우리에게 보내고 있다.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은 전혀 다른 유형의 드라마이다. 하지만 이 둘은 닮았다. 이 두 드라마가 담고 있는 것은 바로 '가족'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끝사랑은 가족'이라는 말은 서로 다른 두 장르의 드라마를 공통적으로 연결해주는 핵심어이기도 하다. 

 

특정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쌍문동 골목길에 사는 이들이 주인공인 드라마. 그리고 그 안에 함께 살던 가족들을 전면에 내세운 <응답하라 1988>은 시청자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했다. <시그널>에서는 범죄를 다루는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도 가족은 존재한다. 어쩌면 더 처참할 정도로 가족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응답하라 1988>과 크게 다르지 않다. 

 

 

tvN의 기록적인 성공의 이면에는 바로 '가족'이 존재한다. 가족을 전면에 내세운 두 드라마는 큰 성공을 거뒀다. 물론 가족이 존재하지 않는 드라마는 없다. 하지만 그 가족을 어떤 의미로 품고 바라보느냐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개인의 가치가 최우선이라고 외치는 현실과 달리 이들 드라마는 '나'가 아닌 '우리'를 다시 앞세우고 있다. 공동체가 무너지며 나 역시 침몰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드라마는 그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최악의 현실에서 우리가 결국 희망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함께'라고 이들 드라마는 외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두 드라마의 성공은 의미 있게 다가온다. 단순한 주제나 가치만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흥미롭게 생각할 수 있는 재미도 장착했다는 사실이다.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없는 재미는 사라지고 주제만 앞세운 드라마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음을 최근 드라마들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두 드라마의 성공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나'가 아닌 '우리'이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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