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6. 21:59

지붕 뚫고 하이킥 69회, 사랑에 눈뜬 정음 지훈이 보인다

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69회에서는 첫키스 이후 종잡을 수없는 마음에 힘들어했던 정음이 드디어 지훈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마주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두려울 수밖에 없었던 건 지난 리뷰에서도 이야기했듯 자신의 감정과 상대의 감정이 달랐을때 다가오는 절망이 두려워 피할 수밖에 없었던 정음으로서는 언젠가는 한번쯤은 겪어야 하는 지훈과의 대면은 정음답게 엉뚱한 상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커피숍에서 지훈을 맞닥트린 정음은 임기응변이랍시고 남의 남자 무릎에 앉아 시선만 피하려다 되려 그 남자의 여자친구에게 멱살을 잡히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당연히 지훈의 눈에 띄이고 마음 조렸던 만남이 그처럼 소란스럽게 시작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성질만 나던 그녀는 다음날 과외전에 만난 지훈이 건낸 영화보자는 이야기에 반사적인 거부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외시간 내내 기분이 들떠서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그녀는 다시 한번 사라진 지훈에 성질만 나지요. 늦은 저녁 지훈에게 걸려온 전화에 아닌척 나가 함께 차안에서 영화를 보게 됩니다. 지쳐 잠이든 지훈과 그런 그에게 전달된 휴대폰 문자에는 급하게 대신 수술을 해줘서 고맙다는 동료의 감사가 적혀있었습니다. 그가 왜 그렇게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지에 대한 완전한 해명이 아닐 수없지요.

자신이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지훈이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을 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게는 행복한 시간이 아닐 수없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수술을 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과의 약속을 위해 와준 지훈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느낀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겠지요. 차가운 날 지훈이 정음에게 목도리를 건내듯 정음은 자신의 숄을 잠든 지훈에게 감싸줍니다.

오랜시간 긴장감 흐르던 정음의 지훈에 대한 감정이 오늘로서 굳히기에 들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선머슴같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을 지닌 정음. 그렇게 지훈과 악연으로 뒤섞이며 친해진 그들은 마침내 결정적 순간 첫 키스를 하게되고 이렇듯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정음이 그토록 바랬던건 지훈의 표현이였지요. 술기운에 이루어진 감정인지 진심이 있었던 감정이었는지 스스로도 혼란스러웠던 정음에게 지훈은 상대적으로 근접하기 힘든 인물이었습니다. 서울대를 나와 의사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이지요.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를 다니는 자신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사회적 지위에서 차등이 나는 자신이 혹 감정에서도 밀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었을 듯 합니다.

더욱 사회적으로 월등한 차이를 보이는 지훈이 자신을 가지고 논것은 아닌가 하는 괘씸함도 저변에 깔려있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손해볼 것없는 지훈에 비해 무슨 행동을 해도 긍정적으로 보일 수없는 상황에서 정음이 취할 수있는 것이라고는 언젠가는 다가올 진실을 외면한채 모호한 상황에서 자신의 환상만 구체화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알고보면 별거 아닌 진실이라도 그 진실을 알기전까지는 누구나 두렵고 설레이는 것이 사실이지요. 명명백백한 사실앞에서도 그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게 인간의 심리인데 자신마저도 확신하지 못하는 진실에 당당하기는 쉽지 않은 법이였겠지요.

어제 준혁의 세경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게 된 정음으로서는 더욱 헛헛한 기분이 들었을 듯 합니다. 준혁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과 자신에 대한 관심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더욱 매일 보는 관계속에서는 사랑과 우정이 모호해지는 상황은 너무 자주 반복적으로 다가오기도 하니 말이지요.

너무 좋아하고 바라기 때문에 호들갑스럽게 부정하고 뭔저 어디론가 숨어들게 되는 인간의 심리. 그 보편적인 인간심리를 정음을 통해 잘 녹여냈다고 봅니다. 자신의 처지와는 상관없이 항상 당당한 정음에 어느 순간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한 지훈의 모습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남성의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느끼게도 해줍니다.

순정적일 수밖에 없는 세경에 답답함을 느끼는 지훈은 어느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기만 한 정음에게 끌리는 모습을 보면 변화되어가는 남성의 여성관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린 준혁이 느끼는 세경의 순수함과 측은지심은 그 나이또래 남성이 느끼는 여성에 대한 로망과 다름 없지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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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6
  1.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12.16 23: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편 아직 못봤는데 정음과 지훈의 마음을 서로에게 보여주기 시작했군요....
    정음의 심리를 대변해주는 글이네요...
    정말 공감합니다..
    저는 지훈과 세경라인을 응원하고 있지만 자이미님 글을 읽으면서 정음 지훈라인으로 조금 쏠리는 느낌도 드네요.ㅎㅎㅎ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09.12.17 06:17 신고 address edit & del

      개인적으로 등장하는 커플들이 다들 재미있던데요^^ 항상 글만 읽으면서 흔적도 남기지 않았는데 반갑습니다. 캐나다에서의 일상도 재미있고 리뷰들도 따뜻하고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있도록 맛깔스럽게 쓰시는거 같아 부럽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들로 많은 이들과 소통해주시기 바랄께요^^;;

  2. Favicon of http://cherishh.com BlogIcon Cherish 2009.12.17 03:36 address edit & del reply

    여자친구가 함께 보자고 해서 같이 보게 된 시트콤이에요.
    순풍 산부인과 이후 처음 보는 시트콤이기도 합니다. ^^

    이 드라마에서 특이한 점은
    캐릭터간의 호불호가 분명하면서도 모호하다는 것 같습니다.
    열정, 질투, 동정심, 인간미 등이 어우러져서 말이죠.
    사람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시트콤 같아요.

    세경과 준혁이라는 캐릭터와 분리될 수 없었던
    지훈과 정음의 관계에 있어서의 모호함이
    이제 어느 정도 경계선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자이미님의 글이 사람을 참 빠져들게 만듭니다.
    저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쓴 글을 찾아 읽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찾아올 것 같아요.

    신선하고 마치 신선한 눈빛으로 재구성된 드라마를 보는 듯 합니다.
    앞으로 조금 더 빠르게 읽고 싶어서 구독 버튼을 누르고 갑니다.

    우선, 제가 본 회차들의 신선한 리뷰부터 읽어야겠네요 ^^
    늦게 보기 시작해서 하이킥 대부분을 아직 감상하지 못했답니다.

    저는 해리라는 캐릭터가 참 마음에 듭니다.
    러브라인보다 그 캐릭터를 통해 많은 웃음을 짓게 되네요.

    제가 처음 본 하이킥이 정음이 빵구똥구가 되는 그 날이었답니다.
    아몬드와 백김치 ㅋㅋ
    그리고 산수문제 푸는 그 회차도 참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럼 천천히 읽기 시작해야겠네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09.12.17 06:20 신고 address edit & del

      여친과 함께라니 부럽네요.^^ 체리쉬님의 말씀처럼 호불호가 분명하면서도 모호한게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듯해서 무척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인거 같아요.

      짧지만 강하게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건내는 듯 해서 즐겁게 볼 수있는 것 같아요^^;;

  3. adel 2009.12.17 12:40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어장에서 낚이는 고기가 되는건 아닐까 스스로 마음 졸이면서 낚이지 않으려고 발버둥치지만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그 상황....스스로 아닐거라고 부정하면서도 혹시나...하는 그마음 ㅋㅋ정음을 보면서 어찌나 옛날생각이 나던지 웃기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많이 웃었습니다 ㅋㅋ
    제가 보기에도 대세는 기운듯 한데요 ㅋㅋ아직 굳히기 한판까지는 아니지만 운명의 여신의 미소가....ㅋㅋ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09.12.17 13:12 신고 address edit & del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볼법한 상황이 재현되는 듯해 아델님의 말씀처럼 가슴 졸이며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게 되나봅니다.^^

      제작진들이 고백하듯 사랑이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상황은 자신있는데 그 이후 관계를 전개하는데 한계를 보인다고 말하듯 과정에서 충분한 재미를 부여하는 듯 합니다.^^;;

  4. jasmine 2009.12.17 15:20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이 어찌나 이렇게 따뜻한지요. 마음이 푸근히 녹는듯합니다.
    두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본 글이네요..
    처음부터 이 두사람을 응원했던지라 어제 에피는 제작진에게 너무 고맙더군요.. 따뜻한 정음이의 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더라구요.

    바쁘고 무뚝뚝하고 어설프면서도 진정성이 있는 남자 지훈에겐 매번 망가지면서도 당당하고 쾌활하고 웃을 수 있는 정음이가 천상 배필이 아닐까요..
    연애가 다 그런건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지훈에게는 정음이가 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을 존중해주고 아껴주는 지훈도 정음에게는 딱인것같고..
    에고.. 욕심부리고 집착하면 안되는데 놓아주는 연습도 해야겠습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09.12.17 22:09 신고 address edit & del

      너무 집착하게 되면 시트콤이 끝나고 나서도 그 허전함을 메우기 힘든 경우가 생기지요.^^;;

      너무 과찬이시구요. '지붕킥'이 따뜻함을 만드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따뜻함들을 나눌 수있다는 것이 이 시트콤을 보는 재미이기도 하겠구요^^;;

  5. 초록물꾀기 2009.12.17 17:53 address edit & del reply

    정음양... 은근히 준혁학생에게도 마음을 가지고 있는듯한데... 준혁학생이 자기 좋아한다고 생각했던거랑... 준혁학생이 세경을 바라보는 마음에 질투심이 은근 가지고 있어서 ...

    나중엔 준혁학생과도 연관되는 무언가가 나올거 같음..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09.12.17 22:09 신고 address edit & del

      흑아니면 백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없지요. 어떤 것도 규정되지 않았고 그무엇도 결정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힘들지요.^^;;

  6. 모카치노 2009.12.18 10:38 address edit & del reply

    얼마전쯤 우연히 블로그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언제나 지붕킥 리뷰 잘 보고 갑니다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전화 리뷰까지 전부 읽었어요ㅋㅋ
    지붕킥을 보면서 2% 이해안가는 등장인물들 간의 미묘한 감정선, 보석이 세경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 정음이 첫키스 후에 지훈에게 너무 심하게 튕기는것 등등을 너무 잘 해석(?)해 주셔서 이걸 읽고나니 지붕킥을 정말 제대로 시청한 느낌이에요ㅋㅋ
    특히 이번화에서 정음이 왜이렇게 지훈한테서 도망다니는지 답답했는데 글을 읽고나니 정음이 심정에 백번 이해가요ㅠㅠㅎㅎ
    항상 따뜻한 리뷰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09.12.18 19:04 신고 address edit & del

      세경과는 달리 정음의 캐릭터는 능동적이라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철없기는 하지만 마냥 빈대처럼 살지는 않지요. 뭐라도 하기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들도 보여지구요.^^ 암튼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되었다니 저도 반갑습니다.^^;;

  7. 지훈과 정음은 2009.12.23 23:54 address edit & del reply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수있는 상호보완적 관계지요
    정음이는 지훈이의 부족한 이큐를 채워줄수 있고 지훈이는 정음이의 성장의 계기가 될수 있고 이래저래 이쁜커플이에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09.12.24 06:33 신고 address edit & del

      사랑이 일방적이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지죠. 이렇듯 서로에게 나눌 수있는 사랑이 오래갈 수있다고 봅니다.^^;;

  8. 독일 2010.01.03 21:31 address edit & del reply

    제작진이 자이미님의 글을 읽길 바랄뿐입니다. 과연 우리 아니 자이미님이 오버해서 생각하신건지 그래서 제작진조차 아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하고 감탄의 공감을 할지 아니면 제작진의 의도를 너무나 잘 꽤뚫고 있어서 당황해할지요. ^^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0.01.03 19:16 신고 address edit & del

      좋게 읽어주셔서 그렇지 부족한게 많죠.^^ '지붕킥'이 담아내고 소통하려는 이야기들이 많은 이들을 자극하고 서로 다양한 담론들을 쏟아내게 만드는거 같아요.

      토론과 소통이 부족한 사회에서 무척이나 좋은 텍스트로 다가오는 '지붕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