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지만 매력적입니다. 여전히 많은 국내팬들이 좋아하는 '최악의 악'에 출연했던 지창욱이 다시 디즈니와 손잡고 새로운 범죄물에 등장했습니다. 열혈 형사로 등장한 조우진과 열혈 브로커 지창욱의 결합이라는 방식 자체도 흥미롭습니다.
마약과 형사 동우(조우진)는 단독으로 후배들과 함께 비밀 클럽에 들어섭니다. 이 상황에 동우의 선배인 주윤(김도현)이 어딘가로 전화를 하며 그를 막아서고 있습니다. 윗선에 보고도 하지 않고 단독 임무를 수행하는 일은 무모하고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윤의 생각은 달랐죠. 마약사범들이 대거 존재하는 비밀 클럽에서 체포가 이어지고, 비밀 공간으로 보이는 곳을 확인하려는 동우를 막아선 윤은 수고했다며 고기나 먹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이 꼼수가 뭘 숨기려는 의도임을 모를 동우는 아니었죠.
비밀 공간은 빨간 등으로 동우를 자극했고, 그렇게 들어간 곳에서는 방독 마스크를 쓴 자가 뭔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직감적으로 그를 잡아야 하는 동우는 격투를 벌였고, 그렇게 잡은 자의 맨얼굴은 후배 형사인 장호(현봉식)이었습니다.
마약을 챙기고 현장 증거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던 자가 현직 형사라는 사실은 충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장호에게 그런 일을 시킨 자가 윤이라는 사실에 경찰 조직은 논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경찰 내부 비리를 잡은 동우는 지방으로 내려가고 장호는 옷을 벗었지만, 윤은 강수대장이 되었습니다.
시골로 내려간 이후에도 동우의 행동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시골에서 황제 노릇을 하는 현직 시장 조카가 사고를 내고도 기고만장하고, 경찰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빌빌거리는 상황에서 동우는 한방에 상황을 정리합니다. 트렁크에서 마약을 발견하고 바로 체포해 버린 동우에게 시장 조카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죠.
그런 동우를 찾은 이는 경찰청장 칠성(최광일)이었습니다. 당연히 시장 조카를 체포한 것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강남으로 다시 복귀하라는 제안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동료 경찰을 옷 벗게 했다는 이유로 왕따가 되어버린 동우로서는 복귀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동우가 복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강남 실종사건 속 인물이 재희(김형서)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자책하고 자살까지 시도했던 딸 예서(오예주)가 절친이라 소개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이 있기 전 딸과 함께 있던 재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반항심만 가득했던 재희는 형사로 돌아온 친구 아빠의 질문에 날카롭게 대처했고, 그 일로 예서와 관계는 더욱 서먹해졌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한 딸이 의사와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자책하는 모습은 섬뜩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동우는 아나운서인 아내인 지혜(유선)와 이혼한 이유도 예서 때문이었습니다. 일진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아이에 대한 문제는 동우와 지혜를 틀어놨습니다. 딸이 위험에 처해있는데 아버지라는 자는 마약 사건에만 빠져 있었다면 모든 탓을 남편에게 돌린 아내였습니다.
예서가 일진들에게 가스라이팅으로 당했다는 아내는 여전히 동우만 보면 분노합니다. 그런 예서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친구 재희가 사라졌습니다. 비밀클럽에서 접대를 하던 재희는 마약에 취한 채 화장실로 급하게 움직입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토한 재희는 그곳에 숨겨놓은 전화기를 통해 친구인 정화(박주원)에게 빨리 빠져나오라고 합니다. 그렇게 클럽을 나온 재희와 그를 쫓는 클럽 사람들 상황 중 일부가 동우가 본 동영상이기도 합니다. 재희는 왜 도망을 쳐야만 했을까요?
겁에 질려 숨어있는 재희를 찾아온 이는 길호(지창욱)였습니다. 재희와 정화의 브로커 역할을 하는 길호는 뭔지 알 수 없지만 사고를 쳤다는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재희를 찾는 자들이 노준서(정가람) 패거리라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마약쟁이들이 정화를 붙잡고 있다는 사실과 꼭 구해달라는 재희의 애절함에 길호는 그들을 찾아 나섭니다. 겁이 나 어쩔 줄 몰라하는 정화 앞에 뱀가죽 혹은 악어가죽으로 보이는 신발이 등장합니다. 그 구두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겁하는 정화는 살해당합니다.
실제 이런 팀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지만, 범죄가 이뤄진 곳에는 전문 소각팀이 등장해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시체가 사라졌습니다. 그곳을 찾은 것은 소각팀 전에 길호가 먼저였습니다.
은밀하게 처리하면 클럽에나 다니는 업소녀를 누구도 찾지 않았을 겁니다. 사망한 정화가 발견된 것은 지하철 내부였습니다. 길호는 분노해 사망한 정화를 그곳에 둠으로서 사건이 묻힐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CCTV에 자신의 얼굴까지 다 드러내며 분노하는 길호의 모습은 분명한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판은 이미 짜여 있었습니다. 빌런인 강수대장 윤과 탁 검사장(정만식)이 합을 맞춰 사건을 정리하기로 했고, 그 대상은 미지의 브로커 길호였습니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고 시체를 유기한 그림으로 마무리하면 모든 것이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탁 검사장이 자신의 수족 역할을 할 인물로 찍은 것은 지방대 출신의 연줄도 없는 평검사 서진(하윤경)이었습니다. 승진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서진을 이용해 사건을 무마하려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의는 아니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기를 쓰고 사라진 재희를 잡으려는 이유는 그가 녹화한 동영상 때문입니다. 절대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마약 동영상을 찍고 가지고 있는 재희를 잡지 않으면 거대한 그들 조직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검경까지 동원해 시나리오까지 짜는 것이었죠.
유명 연예인인 준서 뒤에는 기획사 사장인 강수(지승현)에게 구타를 당합니다. 하이에나 클럽을 만들고 그곳을 관리하도록 한 것은 이런 장난을 치라고 한 것이 아니라며 분노하는 강수는 준서를 바지사장으로 언급했습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희가 절실하고 준서의 매니저 일을 하는 싸이키(임성재)를 이용해 길호와 접촉합니다. 길호 역시 서준서를 만나 단판을 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디데이는 정해집니다. 이 상황에 재희는 정화가 사망한 사실을 뉴스 보도를 통해 확인하고 그곳을 빠져나갔습니다.
길호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복수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더욱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우는 재희를 그렇고 그런 일진으로 봤지만, 예서에게는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재희가 정화에게 하는 행동을 봐도 단순한 일진 출신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이 따로 있다는 사실은 결말의 그림이 어떻게 그려질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재희 없이 약속한 역삼 사거리 주차장으로 홀로 등장한 길호는 그들이 판 함정에서 용역 깡패들과 맞서야 했습니다. 나이프 하나면 이런 용역들은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길호는 뛰어난 실력자입니다. 이런 모습을 촬영하는 싸이키와 다른 곳에서 실시간으로 이 영상을 보면서 감탄하는 준서의 모습은 그로테스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약을 증오하는 길호를 과거에 이미 한번 만났었던 동우는 그를 현장에서 풀어줬습니다. 폭행을 행사했지만, 동우로서는 마약쟁이들을 증오하는 길호가 싫지는 않았죠. 재희 실종사건에 그 바닥에서 유명한 브로커 길호가 있음을 알고는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우로 인해 형사일을 그만두고 조폭의 길로 들어선 장호와 함께 하는 과정은 기시감을 불러오지만 나쁘지 않은 조합이기도 합니다. 형사에서 범죄자가 된 인물이 마약쟁이들을 증오하는 동우와 함께 거대한 범죄에 맞서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길호를 역삼 사거리에서 담근다는 소문을 확인한 동우와 장호는 과거 형사시절처럼 잠복에 들어섭니다. 누구보다 장호를 잘 아는 동우와 그런 선배를 형처럼 따랐던 이들의 조합은 재미요소로 극을 이끌어갑니다.
잠복하다 누구 하나가 없어지면 사건은 벌어집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자들이 승합차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동우는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주차 건물이었습니다. 용역들을 제압하고 옥상까지 올라간 길호가 분노하는 사이 추가 용역들이 도착하고 다시 싸움은 시작되죠.
수십 명의 용역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대단한 길호라고 해도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위기 상황에 '짠'하고 나타난 인물이 바로 동우였습니다. 길호를 태우고 현장을 빠져나온 동우로 인해 탁 검사와 윤이 짠 모든 판은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상황에 준서가 찾은 허름한 식당 안쪽에서는 강수가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준서가 강수를 만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길호의 싸움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이렇게 싸워야 한다며 어린 소년에게 준서가 언급한 것은 강수를 제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하고 가장 믿을 수밖에 없는 준서에게 제거당한 강수는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이를 보면서 준서는 최사장에게 전화해 강남 무역권을 자신에게 달라고 합니다. 최사장이란 인물이 마약 대부라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장면은 박중훈이 전성기 시절을 보내던 1994년 작품인 '게임의 법칙' 중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상황이나 전개 과정은 다르지만, 모든 것을 얻었다 생각하는 순간 전화부스에서 당하는 장면은 강렬함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 분위기가 느껴지는 '강남 비-사이드'이기도 했습니다.
준서가 강수를 제거하고 바지사장이 아닌, 진짜 사장이 되는 사이 부패한 경찰 윤과 그 일당들은 동우와 길호를 위협합니다. 길호를 체포하려 했지만, 그 차량에 동우가 있는지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과거 마약판을 흔들었던 동우가 다시 이 판에 끼어들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그들에게는 불편했습니다.
이런 대치 상황에 연락을 받고 현장에서 사건을 지휘하려던 서진도 그곳에 도착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평검사인 서진은 이번 사건을 처리해 주고 제대로 자신의 몫을 챙기고 싶었습니다. 그런 서진이 바라본 현장의 모습은 그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거대 마약 조직은 검경만이 아니라 정치권에도 손을 뻗치고 있습니다. 그 거대한 조직을 과연 동료들에게 왕따 당한 동우와 강남 비 사이드에서 제거 대상이 되어버린 길호,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평검사 서진이 잡아낼 수 있을까요?
서로가 가지고 있는 욕망에 충실한 자들이 충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이코패스 준서가 두 개의 가면을 쓰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연예인의 삶과 클럽에서 마약을 유포하는 검은 조직으로 등장하는 것 역시 모두가 아는 기시감이기도 합니다.
'최악의 악'을 만든 제작진들이 다시 합세한 '강남 비-사이드'는 그 분위기를 안고 새로운 이야기로 흥미를 돋우고 있습니다. 첫 주 방송을 통해 등장인물들을 모두 소개한 이 작품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거악에 맞서는 그들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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