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함이 가득한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호불호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그런 주제라는 것만으로도 외면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영화 '세븐'은 등장과 함께 수많은 영화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데이빗 핀처가 그려낸 그 음습하고 기괴한 이야기가 디즈니+에서 재현되었습니다.
디즈니 산하의 FX에서 제작하고 국내에서는 디즈니+에서 방송되고 있는 '그로테스크'는 영화 '세븐'과 많은 부분이 유사합니다. 성경에 기반해 범죄를 저지르는 범인이라는 점은 두 작품의 공통점이자 주제를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형사 로이는 급하게 연락을 받고 현장을 찾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많은 형사들이 구토를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현장이 얼마나 잔인하기에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죠. 그렇게 들어선 사건 현장은 기괴함 그 자체였습니다.
집안은 평범한 가정집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엌으로 향하자 그 상황은 급변합니다. 아버지를 제외한 어머니와 딸, 아들이 식탁에 묶여서 죽은 채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옆에 사망해 있었고, 그 이상의 묘사는 문제가 될 수 있을 정도라 직접 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시작부터 이런 강렬함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관심을 증폭시켰습니다. 너무 과하게 잔인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그로테스크한 범죄자는 모든 것을 성경에 기초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이런 형식으로 반복해 진행됩니다.
처음 벌어진 사건보다 더욱 그로테스크한 장면으로 시체들을 전시하는 범죄자와 이를 마주한 형사의 고뇌가 계속되는 방식이죠. 이 상황에 천주교 신문사의 기사를 겸하고 있는 수녀 메간이 등장하며 이들이 하나가 되어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로이에게는 거대한 몸집의 딸 메리트가 있습니다. 폭식을 일상으로 하는 거대한 몸집의 메리트는 그저 집에서 먹는 것이 일입니다. 물론 그에게도 특별한 능력이 존재합니다. 기억력이 탁월할 정도로 뛰어납니다. 이는 엄마 로이에게는 중요한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을 해결하다 막히는 부분들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인물이 된다는 점입니다. 너무 비대한 인물을 내세운 이유는 초반에 등장하지 않지만 회차가 이어지며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로이의 남편은 현재 식물인간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입니다.
남편 마샬을 간호하는 간호사 레드 역시 기괴한 인물 중 하나입니다. 로이와 대립각을 세우고 이상한 말들로 자극하는 그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는 마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이를 보고 분노하는 로이와 오히려 다른 병원으로 가라며 공격하는 레드는 기괴합니다.
수녀 메간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로이가 술에 쩔어서 자신의 세계에 사는 베테랑 형사로 정상은 아니지만, 수녀인 메간도 우리가 아는 성직자의 모습은 아닙니다. 미국에서 천주교가 소수라는 점에서 이런 자극적인 묘사도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될 정도입니다.
살인사건에 극도로 집착하고, 메간이 좋아하는 연쇄살인마도 있습니다. 보통 성직자의 모습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메간의 행동이 과연 변수가 존재할지도 기대됩니다. 극단적으로 그로테스크한 살인에 집착하는 메간을 이해하는 신부 찰리도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설교를 하는 신부와 그를 바라보며 기묘하게 다가오는 미소를 지으며 뚫어지게 보는 수녀 메간의 모습은 정상처럼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두 사람이 식사를 하며 서로 좋아하는 연쇄살인마를 이야기하는 장면도 기괴했습니다.
신부 찰리가 자신의 방에서 하는 행동도 정상처럼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의 등을 채찍으로 내려치며 다스리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물론 일부 종교에서 잡념을 떨쳐내기 위해 이런 식의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부 찰리가 보인 행동은 제목처럼 기괴했습니다.
영화 '세븐'은 식탐, 탐욕, 나태, 분노, 교만, 욕정, 시기라는 일곱 가지 죄악을 지은 자들을 표본으로 삼아 연쇄살인마가 살인을 저지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이 출연해 펼치는 연기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이제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케빈 스페이시의 악랄함도 극한의 재미를 끌어올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데이빗 핀처의 가장 잔인하고 아름다운 영상미는 영화 '세븐'을 더욱 기괴하고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젊은 브래드 피트의 열혈 형사 역할과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여전히 강렬하게 남겨져 있습니다.
드라마 '그로테스크'는 형사 조합이 아니지만 형사와 수녀라는 여성들이 엽기적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엽기적인 사건에서 약점이 되는 것은 수사해 나가는 형사의 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영특한 능력을 가졌지만 비대한 몸으로 집에서만 지내는 딸이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 시각으로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은 이질적이기는 합니다. 주인공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도 많습니다. 매력적이지 않은 형사와 기괴함만 존재하는 수녀. 그와 달리, 정교하게 살인사건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의 조합은 익숙함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충격적인 장면은 성당에 '최후의 만찬'을 그대로 재현한 살인사건이 벌어진 장면이었습니다. 범인은 노숙자들을 살해해 '최후의 만찬'을 그대로 재현한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는 살인마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입니다.
첫 살인사건의 경우도 너무 엽기적이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충격인데, 점점 그 수위가 높아지는 점도 충격적이기는 합니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몰입도가 높아지는 장면은 살인 사건 현장입니다. 과연 범인이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전시할 것인지 궁금하게 만드니 말입니다.
영화 '세븐'의 DNA를 물려받은 드라마임은 분명합니다. 성경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을 살인의 이유로 삼고, 이를 전시하는 기괴하고 잔인한 연쇄살인마. 이를 해결하는 형사와 수녀. 그 몰입도가 쉽게 만들어지지는 않지만 분명 흥미로운 범죄 수사물임은 분명합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신다면 분명 흥미로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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