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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강매강-디즈니+에서 부활한 한국형 시트콤, 병 맛의 추억이 찾아왔다

by 자이미 2024.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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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장르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한때 시트콤 열풍이 불었던 시절이 존재하죠. 미국과 달리 국내 시트콤은 일일극이 되어버려 문제가 심각하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분량을 매일 연기하고 촬영해서 편집까지 마치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트콤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코믹함을 베이스로 다양한 주제로 접근해 왔던 시트콤의 몰락은 아쉽게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해외 OTT들이 한국형 시트콤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2021년 넷플릭스에서는 12부작 시트콤이 방송되었습니다.

강매강 1회-디즈니 플러스가 만든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가 방송되어 반가웠습니다. 다양한 한국 거주 외국인들도 등장했는데, 그중 '여자 아이들'의 민니가 출연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었죠. 시즌 2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도 했지만, 사실 크게 성공하지 못해 시즌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3년 만에 디즈니 플러스에서 한국형 시트콤이 제작되어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총 20부작으로 준비된 '강매강'은 첫 주 4회까지 연속 편성되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사건이 등장하며 향후 어떤 전개를 할 것인지 보여줬습니다.

 

이야기는 새롭지는 않습니다. 익숙하게 봐왔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전개는 식상해질 수도 있습니다. 마치 일본 추리극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이는 철 지난 추리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현재까지 두 개의 사건이 등장하고 한 건은 해결되었는데 범죄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채널을 돌릴 수도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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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원경찰서 강력 2반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좌절로 시작합니다. 강력계이지만 엉망인 그들은 사건 해결을 위해 추적하다 허망하게 범인을 놓치게 됩니다. 그렇게 반장은 다른 곳으로 가게 되고, 이들 역시 경찰서가 아닌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 신세가 됩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곳은 망한 어린이집을 사용하게 됩니다. 어린이집에 경찰서라는 이 비조화는 곧 이들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좌천을 당한 이들은 언제 형사라는 직업에서 쫓겨나도 이상할 것 없는 상태입니다. 오합지졸처럼 보이는 이들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내공을 지닌 인물이기도 합니다.

 

41살 무중력(박지환)은 형사로서 수사 능력은 많이 떨어집니다. 감으로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 성향이 강한 말 그대로 과거 형사 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죠. 하지만 국가대표 복싱선수로 금메달까지 딴 인물입니다. 탈옥한 죄수를 술집에서 잡은 일로 모범시민이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경찰에 입문했지만 에이스가 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강매강 2회-중력 앞에 등장한 새로운 반장 유빈

36살 정정환(서현우)도 국가대표 출신입니다. 사격 대표였던 그는 현재의 아내와 혼전 임신을 하며 사격을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경찰이 된 그는 언뜻보면 형사라고 보기 어려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능숙한 사회활동을 하는 이 인물은 네 쌍둥이와 아내를 정말 사랑합니다.

 

서른 살 서민서(박세완)는 곱상한 외모와 달리 엉뚱하고 털털한 인물입니다. 형사 선배들에게는 여자라는 인식은 존재하지 않은 그저 막역한 후배로 받아들여지는 인물이죠. 그런 민서가 새롭게 오는 반장과 묘한 감정선이 교차되는 과정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막내인 29살 장탄식(이승우)은 잘생긴 외모와 달리, 그를 접한 모든 이들은 이름 따라간다고 '장탄식'을 할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실수투성이에 답답함을 선사하지만 그만큼 순수한 인물입니다. 탄식은 그저 형사를 동경해 꿈을 이룬 케이스입니다.

 

영화 '유치원에 간 사나이'를 연상시키는 어린이집에 터를 잡은 이들은 살인사건이 터지며 현장을 찾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정상적으로 출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중력과 막내 탄식은 전혀 다른 동네로 가서 술 마시고 뻗은 이를 죽었다며 호들갑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바보가 되어버린 이들이 실제 사망사건이 벌어진 현장에서 한 남자를 만나는데 선을 넘는 발언들을 하는 이 낯선 남자에 중력은 발끈했습니다. 멱살까지 잡으며 분노를 표하지만 그는 새로운 강력 2팀 반장인 동방유빈(김동욱)이었습니다.

강매강 3회-오합지졸 강력 2팀 어린이집에 자리 잡았다

단순한 중력은 단순 자살이라고 생각했지만, 유빈은 달랐습니다. 중력이 더욱 발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새로운 반장에 대한 언급이 없다보니, 정환은 중력이 차기 반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설레발을 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첫 만남부터 삐끗했던 이들의 관계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돈독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빈은 해외 유명 대학의 종신교수직을 제안받고도 이를 거절하고 돌연 귀국해 전국 실적 꼴찌인 송원서 강력 2팀 팀장이 된 인물입니다.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 경찰청장이 유빈과 친인척이라는 점도 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정도입니다. 단편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우연하게 만나 연인이 되었던 상대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그 죽음에 대한 진실과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로 뛰어든 것으로 추측됩니다.

 

유빈이 반장으로 온 강력 2팀의 첫 사건은 매니저의 죽음이었습니다. 자살로 위장되었지만 유빈은 진실을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움직이죠. 팀원들조차 뭘 하는지 모를 정도로 엉뚱해 보이는 유빈의 행동은 결국 범인이 누군지 밝혀내는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드라마가 터지며 갑작스럽게 유명 스타가 된 강민재(황찬성)의 매니저라는 점에서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단순 사건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지만, 유빈이 파해치며 진범은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넷플릭스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민재 소속사 사장인 장태식(김중돈)을 찾아간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상황극들은 시트콤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다른 이들처럼 도시락을 먹는다고 해서 놀란 민서는 도착한 도시락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초호화 도시락은 도시락이라고 부르는 것이 반칙이었으니 말이죠. 

 

태식의 성격과 성향은 이 도시락으로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말을 잘하고 자신을 꾸미는 일에 능한 자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낮추려 애쓰지만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자신의 부를 드러내기 좋아하죠. 초특급 도시락이나 고급 외제차들로 말입니다.

 

태식 사무실에서 사건과 관련해 이야기를 주고 받다 성능 좋은 공기청정기를 칭찬하는 장면은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게 합니다. 생긴 것과 달리 털털하고 적극적인 민서가 이야기를 하다 뿌직 하는 소리가 났는데 공기청정기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난리가 나는 상황은 시트콤다웠습니다.

 

가죽 소파 마찰때문이라 언급하지만 누구 하나 믿는 이가 없죠. 유빈이 민서에게 영화 보러 가자는 말에 싫어하면서도 단장부터 하는 행동이나, 극장에 자신 혼자 두고 화장실을 갔다며 변비가 분명하다는 단순한 민서의 이런 행동들은 시청자들에게 애정을 품게 합니다.

 

매니저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란 증거는 국과수 감식팀장인 정은경(손은서)의 부검으로 밝혀집니다. 이 상황에 갑작스럽게 강민재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세계적 스타가 된 그가 갑작스럽게 자살이라니 말이 되지 않는 상황에 그의 집을 찾은 유빈의 행동들은 일본 추리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전달합니다.

디즈니 플러스가 만든 한국 시트콤 강매강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문법들이 등장하니 말이죠.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처음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극단적인 파격마저 익숙하게 다가오는 것은 한계이기도 했습니다. 

 

복싱 챔피언인 중력이 칼을 든 범인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이들의 모습은 시트콤다운 재미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과한 아쉬움으로 남기도 합니다. 정교하게 짜놓은 사건을 풀어낸 유빈과 강력 2팀은 첫 회식을 가지게 되죠.

 

그렇게 찾은 치킨집이 알고봤더니 중력의 복싱 스승이 하던 곳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중력을 다시 링으로 불러 챔피언으로 만들어준 스승과 재회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행복했습니다. 그런 그 가게에서 화재가 나고, 스승의 딸이 중태가 된 사건이 벌어집니다. 

 

중력의 서사와 함께 그와 연관된 사건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며 4회는 마무리됩니다. 4회 동안 등장인물들의 성향과 성격들을 사건들을 통해 보여준 점은 좋았습니다. 충분하게 이들이 어떤 인물인지 파악이 되었다는 것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한국 시트콤의 대부 김병욱 감독의 마지막 작품인 ' 감자별 2013QR3' 집필진들이 '강매강'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LA 아리랑'을 시작으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한국식 시트콤을 만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인물이 바로 김병욱 감독입니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날 한국 드라마 강매강

이영철, 이광재는 김병욱 감독이 크리에이터로만 참여한 '너의 등짝에 스매싱'까지 만든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이 작품은 한국 시트콤의 종말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도 하죠. 김병욱 감독의 '하이킥 시리즈'와 '순풍산부인과'는 지금 봐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트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병욱 표 시트콤에는 항상 따라붙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죠. 우려먹기, 철지난 개그 코드, 막장 소재, 억지 새드 엔딩 등이 김병욱 시트콤의 또 다른 상징이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강매강'은 이런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새롭게 환생한 것도 아님에도 철지난 개그 코드가 전방위적으로 등장하고, 아재 개그까지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우려먹기는 익숙한 설정들에서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일 겁니다. 아직 막장까지는 아니고, 억지 새드 엔딩도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강매강'에 출연하는 박세완은 재미있게도 해외 OTT가 만든 한국형 시트콤에 모두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트콤의 특성상 무너질 수밖에 없는 설정들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에서 박세완의 외모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강매강 포스터

김동욱이 등장하며 균형을 맞춰준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자칫 한쪽으로 흘러가거나 병맛, B급으로만 끝날 수도 있는 드라마를 그래도 흥미롭게 받쳐주는 인물이 바로 김동욱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추리 요소가 기본인 형사들의 사건 해결이라는 점에서도 기존 시트콤과는 결이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그리고 과거 시트콤에 대한 추억이 있는 이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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