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투병 시간을 보내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기 시작한 김우빈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무도실무관'이 서비스되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이미 봤을 법한 이야기 전개라는 점에서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래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정도(김우빈)는 세상에서 딱 두 가지만 좋아합니다. 스포츠와 이스포츠에만 집착하는 정도는 실력도 뛰어납니다. 태권도, 유도, 검도 등 그가 하는 운동들은 상대를 월등하게 제압하는 수준입니다. 친구들과 하는 온라인 게임에서도 정도는 압도적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기준은 분명합니다. 재미있는 일만 하겠다는 것이 정도의 생각이죠. 그래서 두 가지 스포츠에만 집착하고 살고 있습니다. 아! 물론 아버지가 하는 치킨집 배달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건 가족일이니 해주는 것이지 행복해서 하는 일은 아닙니다.
운명적인 선택을 하게 해준 그날도 정도는 치킨을 배달하고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배달 오토바이를 잠시 멈춘 그곳에서 뭔가를 목격했습니다. 골목에서 두 사람이 싸우는 것이었죠.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불의를 참지 못하는 운동인 정도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비열하게 상대를 공격하는 자를 막아세웠고, 그 자를 눕히고는 발찌를 찬 범죄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범죄자에게 당한 이는 이들을 관리하는 공직자였습니다. 이 일로 정도는 용감한 시민상을 받는 상황가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이 있었습니다. 무도실무관인 정 주임이 큰 부상을 당한 사건에서 범죄자를 손쉽게 제압한 정도가 욕심나는 것은 너무 당연했습니다. 재미있는 것만 한다는 정도는 선민이 제안한 무도실무관이 재미있는지 되묻기에만 바빴습니다.
친구들과도 이야기를 해보지만 진지하지 않은 그들에게 정답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명쾌하게 그리고 아들이 원하는 바를 말해줬습니다. "한번 해봐"라는 말은 정도를 선민에게 찾아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일단, 정 주임이 부상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기간 동안 실무를 해보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다양한 무술의 고수인 정도를 탐냈던 선민은 그의 선택이 반갑기만 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이란 전자발찌를 찬자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전자발찌 충전이 낮아지면 충전을 요구하고, 꺼지거나 전화를 받지 않으면 직접 출동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성범죄자가 전자발찌 충전을 해달라는 요구에 욕을 하고 전화를 받지 않자 첫 출동이 이뤄졌습니다. 20살 이양호는 여중생을 성폭행해서 교도소에 갔는데, 출소하자마자 다시 범죄를 저지르려 시도하던 중이었습니다.
처음 일을 하는 정도지만 범죄자의 심리를 너무 잘 알았습니다. 건물의 외면을 보고는 창문으로 도망칠 것이란 사실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민이 정문에서 이양호를 부르지만 이미 범죄에 집착하던 이 자가 제대로 제어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정도의 예언처럼 이양호는 창문으로 도망을 쳤지만, 그곳에서 기다리던 정도에게 단번에 제압당합니다. 첫 사건을 통해 정도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선민은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고 확신하게 되죠. 그렇게 회식하자는 선민에게 친구들과 함께라는 단서가 붙게 되고, 이들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호형호재하는 사이가 된 회식이 끝나갈 무렵 우발적 살인으로 20년 형을 받고 최근 출소한 범죄자를 추적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회식을 하던 동네라는 점에서 정도와 선민은 출동하고, 이 상황에 친구들도 동참하게 됩니다.
그저 게임이나 좋아하는 친구들처럼 보였던 그들은 무술 실력은 없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돕게 됩니다. 차량에 이어 드론을 통해 전자발찌를 끊고 어딘가로 향하는 범죄자를 추적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하기도 합니다. 선민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정도는 빠르게 움직이며 범인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범죄자를 제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그가 물러서지 않으면 죽겠다며 칼로 자신의 목을 겨누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 상황에서 선민은 전화로 정도를 통해 범죄자가 극단적 행동을 멈추도록 합니다. 이 과정은 정도가 선민을 확실하게 믿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정도가 무도실무관으로서 매력을 느끼며 직업으로서 선택하는 상황에 악랄한 아동연쇄성범죄자 강기중(이현걸)이 출소되며 법무부는 긴장합니다.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이 자가 세상에 나와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강기중의 출소에 맞춰 전자발찌를 채우러 간 정도는 그 자의 주먹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얗게 변한 손은 그가 교도소에서 지속적으로 몸을 만들어왔음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거대한 몸에 주먹이 단련되어 있는 모습에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정도였습니다.
이 악랄한 범죄자를 찾은 병순은 전자발찌가 세밀하지 않아 같은 층에서 움직이는 것은 포착할 수 없다며, 은밀한 제안을 합니다. 강기중에게 들어온 제안은 아동 포*노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돈과 대상자를 전달하는 자와 만나게 됩니다.
아동 성착취물 업로더인 한병순(이중옥)은 공권력도 두려워하지 않는 생 양아치입니다. 아이들 학원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 사라져버린 강기중을 찾기 위해 지하주차장까지 내려온 정도를 보고는 안은 안 보이지만 차량 번호판은 봤을 거라며 제거하라는 명령을 쉽게 내리는 존재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 시작됩니다. 은밀하게 아동 성착취물을 만드는 존재가 있고, 그 일에 적합한 인물까지 제공된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한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적은 기존의 잡범들과는 상황이 너무 달랐습니다.
병순의 지시를 받은 부하들은 양아치들을 동원해 정도를 궁지로 내몰고, 이 상황에서 이미 한차례 보호관찰관에게 체포되었던 이양호를 이용해 힘을 분산시켰습니다. 이들의 전략은 이렇게 상대들을 분산시키고 강기중을 이용해 영상을 찍기 위함입니다.
귀여운 강아지를 미끼 삼아 초등학생을 납치한 이들은 빈 집을 이용해 악랄한 범죄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분산된 상황에서 잔인한 폭력은 공권력을 무기력하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정도는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양아치들을 제압하고 도주에 성공합니다.
문제는 이양호를 잡으러 간 선민과 정 주임은 상대를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이양호만이 아니라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고 영상을 유포하는 조직들의 악랄함에 그들이 버틸 수는 없었습니다. 정 주임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선민을 챙기고 범죄자들을 제압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정도도 큰 부상을 당했고, 선민 역시 자칫 숨질 수 있었던 목부상으로 입원한 상태입니다. 정도를 무도실무관이란 일로 이끈 정 주임은 이 사건으로 끝내 숨지고 말았습니다. 정도가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은 아동 성범죄를 저지르려는 강기중을 잡기 위해 싸우다 다친 것이죠.
무술로 단련된 정도지만 교도소에서 몸만들기에만 집착한 강기중도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몸집에 온갖 범법으로 점철되어 칼등 무기도 잘 다루는 기중을 손쉽게 제압할 수는 없었죠. 그리고 여기에 칼잡이까지 대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정도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납치된 아이는 무사히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악랄한 범죄자인 강기중이 도주한 상태에서 이 사건은 끝날 수 없었습니다. 부상에서 회복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정도를 무도실무관 일을 해보도록 제안한 아버지는 다시는 이런 위험한 일을 하지 않기 바랄 정도였습니다.
선민도 큰 부상으로 입원한 상태에서도 정도는 멈출 수 없었습니다. 강기중을 잡아야만 하는 분명한 목적과 목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는 친구들과 의기투합했습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고 잡기에 능한 친구들이 도우면 충분히 강기중을 추적할 수 있다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강기중이란 캐릭터는 연쇄아동성범죄자인 김근식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조두순이란 희대의 악질 범인이 교도소에서 매일 몸을 단련했다는 사실이 강기중이라는 인물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근식은 왜소한 체격이라는 점에서는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했던 손정우라는 인물은 자연스럽게 극중 한병순이란 인물로 연결됩니다. 미국에서 범인 양도를 요청했음에도 우리 법무부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미국으로 범인 양도가 되었다면 그는 천년 형은 받았을 겁니다.
다들 알듯, 사법부는 이 악랄한 손정우를 1년 6개월 복역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범죄수익금도 제대로 회수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황당한 짓들을 하는 사법부로 인해 극 중 한병순이란 악랄한 아동성착취범이 직업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그려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합니다.
실제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몰입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사한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내용들이 최근 반복해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만큼 이 상황들이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당연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도주 중인 강기중을 추적해 대결을 펼치는 정도의 모습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는 듯 하지만, 이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범죄자는 절대 제대로 된 사회인으로 돌아오기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시리즈로 만들고 싶은 포부를 마지막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무도실무관의 활약상을 그리는 내용을 담아내려는 의도를 보였습니다. 형식을 생각해보면 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마동석과 김우빈의 차이와 경찰이 아닌 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적 특성은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무도실무관'은 지금까지 알지 못하던 직업을 알게 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직업군에서 영화의 소재를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낼만 합니다. 여기에 김우빈의 액션이라는 점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아쉬움도 크지만 그런 뻔한 이야기들은 오히려 주제를 강하게 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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