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는 친구가 생겼습니다.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일본 아이는 달걀을 훔치다 걸린 후 변했습니다. 처벌이 가능한 상황에서 노아는 용서했습니다. 조센징이라며 괴롭히고 달걀 도둑질까지 했음에도 노아는 용서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노아에게는 일본인 친구가 생겼습니다. 노아의 용기 있는 배려에 그 친구도 마음이 열렸죠. 그렇게 친구가 된 이들이 어떻게 확장되어 현재를 살아가고 있을지도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아라는 인물 뒤에는 친부인 한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피신해 온 그곳에서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일을 하고 있던 선자는 다급하게 한수를 향합니다. 한수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가 모시고 온 인물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연락이 되지 않았던 엄마 양진이 한수 옆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었던 엄마와 재회한 선자는 행복했습니다.
마침내 가족이 다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선자는 세상을 모두 가진 듯 했습니다. 다른 때와 달리, 한수가 식사 자리에 참석해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양진에게는 한수는 소중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최악의 상황에 처한 자신을 구해준 것만이 아니라 딸과 만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입니다.
손자들을 양옆에 두고 흐뭇해하는 양진의 모습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양진은 노아와 모자수의 손을 포개고 "조선 사람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시켰습니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모자수는 우리가 조선사람이지 누구야라며 어린아이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근본을 잊지 말라는 말은 혈통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며, 한국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언급이기도 했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민족이지만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민족이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정체성이란 생명과도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양진의 그 말은 대대로 이어져오는 다짐이나 신념과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나이 든 선자가 모자수의 아들 솔로몬에게 동일한 말을 하는 것에서 우리 민족성이 어떻게 구축되어 왔는지 알게 합니다.
경희와 창호는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창호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존재인 아가씨 경희와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기해했습니다. 하지만 경희는 창호와 가까워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 역시 창호에게 빠져들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욱 단호하게 경희는 창호를 밀어냈습니다.
경희가 잠못 이루듯, 선자도 선뜻 잠들기 어려운 밤이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나온 선자는 아직 떠나지 않은 한수를 보게 되죠. 그리고 운전을 해보라는 말에 난생처음 운전을 해보는 선자는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한수를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리게도 했습니다.
선자와 경희가 잠못 이룬 그 밤에는 노아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본인 친구가 보여줄 것이 있다며 집을 찾았고, 그렇게 나서는 노아의 모습에서 뭔지 모를 불안감이 드는 것은 너무 당연했습니다. 이들이 모두 밤나들이를 나선 것은 뭔가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잘 보이지 않은 밤길 도로에 쓰러져 있던 나무로 인해 급하게 차선을 벗어난 선자와 한수는 큰 숨을 들이쉬어야 했습니다. 자칫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다급하게 노아를 불러오겠다는 말에 한수는 둘이 차를 밀면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둘이 힘을 합쳐 힘겹게 차를 끌어올리고 한숨을 쉬는 둘은 묘한 기운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량 불빛만 가득한 어두운 그곳에서 둘은 누구랄 것도 없이 격렬한 키스를 나눴습니다. 빨래터에서 나누던 당시와 다를 바 없는 둘의 뜨거운 키스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멈추고 말았죠.
누군가 엿보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이성을 찾은 선자는 현실을 직시했습니다. 한수는 이런 게 우리 모습이고 실제라며 함께 하기를 원하지만 선자는 그럴 수 없음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유부남과 얼마 전 남편을 잃은 미망인의 현실을 언급하며 집으로 뛰어갔죠.
일본인 친구가 노아를 데리고 간 곳은 반딧불이가 모이는 장소였습니다. 불빛이 거의 없는 시골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반딧불이들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습니다. 반딧불이를 따라다니며 환하게 웃는 이들의 모습은 진정 행복해 보였습니다.
이들만의 특별한 시간을 방해한 것은 클락션 소리였습니다. 갑작스럽게 밤의 정적을 깬 이 소리에 아이들은 그곳으로 뛰어갔죠. 집으로 돌아온 선자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엄마 양진이었습니다. 양진은 두려웠습니다. 선자가 다시 한수와 만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말이죠.
선자는 노아 아빠가 누군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느낌은 맞았습니다. 노아의 출생 비밀이 밝혀져서는 안 된다는 양진의 말에 선자도 동의했습니다. 진실이 밝혀지면 노아의 삶이 엉망이 될 수도 있음을 선자도 알고 있었습니다.
신신당부를 한 양진은 선자에게 씻자고 합니다. 흙이 묻어 엉망이라는 말은 중의적인 표현입니다. 차를 끌어내다 흙이 묻었고, 선자가 한수와 다시 가까워지는 것을 언급하는 것이죠. 그렇게 양진은 선자의 몸을 씻어주었습니다.
이 시간 한수는 땅주인으로 생각되었던 인물을 트럭에서 끌어내렸습니다. 선자의 거부로 기분이 상했던 한수는 닭을 훔치고, 선자와 경희에게 함부로 한 자를 보자 분노했습니다. 그 자는 땅주인도 아니고, 그저 한수의 땅을 관리하는 자일뿐이었습니다.
고작 닭 몇 마리 훔친 것뿐이라는 그자에게 분노의 주먹질을 하는 한수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닭을 훔쳐 먹은 것을 알게 된 것은 창호가 트럭에서 흔적을 봤기 때문이죠. 창호 역시 이 자의 행동에 분노했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수순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한수가 잔인한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노아가 보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알던 한수의 모습이 아닌 잔인함에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그렇게 도망치는 노아와 자신의 아들이 이 모습을 봤다는 사실에 놀란 한수는 노아를 외칠 뿐입니다.
할머니가 노아와 모자수에게 조선인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에는 혈통에 대한 언급이기도 합니다. 이는 노아가 한수의 피를 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변화가 예고되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시즌 1에 모자수에게 파친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솔로몬을 만나 땅을 팔 수 있도록 도와주던 요시이 마모루라는 존재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거대 부동산 기업인 쿠로카와 그룹의 총수인 요시이의 할아버지는 야쿠자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할아버지가 한수일 가능성이 높죠. 그렇다면 요시이는 노아의 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관계성을 생각해 보면 한수의 폭력을 목격한 노아의 그날 기억이 미래의 요시이를 완성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화 의식으로 목욕을 하는 선자와 잔인한 폭력을 행사해 자신의 것을 지키는 한수의 대비되는 모습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없는 존재임을 극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이 사이에 낀 노아가 과연 어떤 선택들을 할지도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자는 모자수와만 살고 있으니 말이죠.
선자는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솔로몬을 찾아 도쿄로 향합니다. 그렇게 솔로몬의 집을 찾은 선자는 자신의 우려가 무의미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솔로몬이 기다린 이는 따로 있었기 때문이죠. 나오미는 선자가 있는지도 모르고 신문을 들고 들어섰습니다.
솔로몬이 계획한 대로 아베가 산 땅에서 뼈들이 발굴되었습니다. 이는 아베가 진행하려던 사업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나오미는 솔로몬의 할머니가 온 지도 모르고, 솔로몬은 나오미와 식사 약속을 했다는 말로 빠져나가려 합니다.
그런 둘을 불러 세운 선자는 저녁을 함께 하자며 준비합니다. 두 사람이 저녁 준비를 하는 사이 솔로몬은 톰과 통화를 이어가죠. 콜튼 호텔이 해당 부지에서 뼈가 나왔다는 소식에 사업을 포기하려 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제 톰이 해야 할 일은 아베가 대출한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이라 솔로몬은 언급합니다.
아베는 이로 인해 몰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변수가 존재할지 모르지만, 솔로몬이 계획한 것임이 드러날 수밖에 없음을 톰은 우려하지만, 그에게는 더는 두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 필요가 없음을 깨달은 솔로몬이기 때문입니다.
나오미는 선자와 저녁 준비를 하다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꺼냅니다. 엄마와 함께 항상 진수성찬을 차리고 기다렸지만, 아버지는 항상 들어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준비한 그 진수성찬을 맛볼 수 없었다는 나오미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너무 명확했습니다.
선자는 그동안 자신은 평생 돈 벌려고 요리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달랐다고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요리와 가족을 위한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니 말이죠. 그러면서 당연히 나오미 어머니가 한 음식도 맛있었을 것이라 합니다. 이는 나오미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행위이기도 했습니다.
나오미는 솔로몬이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결단을 포기하기 않고 단호한 모습을 보고 반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호박을 썰고 있는 나오미에게 다가오며 크기에 대해 언급하자, 선자는 나오미 편에 서서 손자를 타박합니다.
자신도 크기를 지적했지만, 나오미의 삶을 깊이는 모르지만 솔직한 이야기로 알게 된 상태에서 선자는 그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었습니다. 손자를 사랑하는 나오미는 이제 선자의 가족이니 말입니다. 나오미의 요리와 선자의 운전은 그렇게 시대와 사람을 달리하면서도 공통적인 교감으로 연결됩니다.
셋이 앉아 식사하는 장면에서도 제작진의 세심함이 잘 드러났습니다. 나오미는 밥그릇을 들고 식사 하지만,, 선자와 솔로몬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수저가 없는 일본이나 중국은 같은 젓가락 문화권이지만 수저를 사용하는 한국과 전혀 다른 식사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잘 보여준 제작진들의 세심함은 그래서 대단해 보였습니다.
선자는 호텔에 도착한 후 손자인 솔로몬에게 "네가 누군지 잊지 마"라고 합니다. 과거 선자의 엄마가 해줬던 말을 이젠 할머니가 되어 손자에게 다시 해주는 이 과정은 앞서 언급했던 한국인의 정통성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나오미는 솔로몬의 할머니 선자를 만나고 확신했습니다. 그와 함께 하고 싶다는 확신말이죠. 그렇게 그들은 뜨거운 키스를 나눴습니다. 과거 선자와 한수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호텔방으로 돌아온 선자는 가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말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상황에서 가토가 한 말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살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뭘 볼지 이제 스스로 선택하고 싶다고 선자에게 말하는 것은 보다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이는 선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후 변화도 기대되죠.
노아와 일본인 친구가 뱀을 잡고 놀던 때와 달리, 추수가 끝난 논 바닥을 거대한 뱀이 지나갑니다. 이건 불행을 언급하는 것이었을까요? 수확철 모든 것을 끝내고 마을 사람들은 강에 등불을 띄우며 자축했습니다. 일 년을 고생해 수확한 노고에 대한 작은 격려이기도 했습니다.
수확해 모아둔 창고에서 불이 났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한수가 때린 대리인이 홧김에 벌인 짓일 가능성도 큽니다. 하지만 오히려 한수의 잔인한 폭력을 본 노아가 도발하듯 이런 짓을 벌였을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닭 몇 마리를 훔친 자에게 잔인한 폭력을 행사한 한수라면 1년 고생해 수확한 쌀더미를 태운 자신에게 어떻게 할까? 하는? 궁금증 혹은 반감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노아에게 한수는 특별한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과연 창고에 불을 낸 자가 누군지 어떻게 밝혀질지도 기대됩니다.
창고가 완전히 타버리자 마을 사람들은 허탈했습니다. 더욱 힘겨워 한 이는 경희였습니다. 그에게 이 수확의 의미는 특별했습니다. 자기 집 벼를 수확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노력해 얻은 결과물이 한순간 사라진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이는 이삭의 죽음이 큰 상처를 만들어냈습니다. 자신의 남편인 요셉을 너무 닮은 강직하고 든든했던 이삭의 죽음은 요셉의 불확실성과 동급이기 때문입니다. 강제로 끌려간 남편이 언제 돌아올지 그리고 과거처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불안하고 힘겨운 상황에서 그는 일에 매진했습니다.
어떻게든 의지하며 버텨낼 힘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창호가 함께 사는 것도 거부했습니다. 자신이 흔들릴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죠. 힘들게 버티고 있었던 경희는 창고가 불타버리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산으로 달려간 경희를 따라간 창호와 둘은 뜨거운 키스를 나눴습니다.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태에서 창호는 특별함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그 불안했던 마음은 키스로 이어졌고,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도 궁금해집니다. 솔로몬과 나오미가 하나가 되고, 경희와 창호는 넘어서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끝과 일본 버블경제의 몰락이 다가오는 시점 이들의 사랑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도 궁금해집니다. 선자와 가토의 관계는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도 기대됩니다. 현재의 한수와 노아는 어떤 모습을 살아가는지도 어떻게 등장할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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