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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공주의 남자 1회-박시후와 문채원, 의외의 강적이 등장했다

by 자이미 201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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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오락 드라마를 표방한 <공주의 남자>는 사극이지만 현대의 감성을 그대로 적용한 퓨전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성보다는 역사적 증거들을 이용한 새로운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역사를 버리면 가장 흥미로운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버리고 즐기면 흥겹다




계유정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복수와 사랑을 그린 <공주의 남자>는 제목부터가 특별합니다. 남자가 우선이 아니라 여자가 우선인 이 드라마가 과연 제목만큼이나 이야기의 무게중심이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주목받지 않았던 공주들을 끄집어낸 것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문종과 수양대군, 경혜 공주와 세령, 단종과 정종 등 종친들의 권력 싸움으로 피바람이 불었던 시대에 충신이었던 김종서의 손자가 극중에서는 막내아들로 묘사된 인물과 수양대군 딸과의 사랑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중심입니다. 실제 야사에서는 그들이 속세를 벗어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가 떠돌 정도로 숙적이었던 두 집안의 자식들 사랑은 셰익스피어의 걸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닮아 있습니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과격한 싸움으로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계유정난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김종서가 수양대군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장면에서 다시 1년 전 시점으로 돌아가 막내아들 김승유가 수양대군의 딸인 세령과 만나는 장면으로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조선 최고의 미색을 갖췄다는 경혜 공주는 스승을 골리는 재미로 살아가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지만 어린 동생에게는 엄마와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왕인 문종의 동생 수양대군의 야망으로 언제 어떤 식으로 흔들릴지도 모르는 상황은 문종을 두렵게 합니다. 더욱 병환이 깊어지며 앞으로 살날이 많지 않은 그로서는 어린 아들과 딸이 자신이 죽고 난 후 수양대군에게 죽임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권력욕이 대단한 수양대군은 어차피 종이 호랑이인 문종은 제쳐두고 그를 이어 왕이 되고자 하는 야심만 가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권력 이양이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충신 김종서가 절실한 그는 막내아들인 김승유와 자신의 여식인 세령을 혼례 시켜 사돈의 연을 맺으려 합니다. 

문종이 사망하면 피비릿내 나는 싸움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수양대군은 우상의 막내아들을 사위로 얻어 불필요한 다툼을 줄이고 적을 우군으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자신이 왕이 되려는 야심을 드러냅니다. 문종의 고통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종서는 당연히 수양대군의 청이 아닌 문종을 따르게 되지요. 문제는 이런 선택이 잔인한 피를 부르게 된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지만 말입니다. 


첫 회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서로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집중합니다.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드러내느냐가 중요한데 <공주의 남자>는 무척이나 영특한 방법으로 시선 잡기에 성공했습니다. 두 공주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잡으며 자신의 남자들인 김승유와 정종과의 인연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장면이 흥미로웠습니다. 

강론을 맡은 스승에게 장난을 쳐서 물러나게 하는 경혜 공주로 인해 새로운 강론을 맡게 된 승유가 스승으로 들어오게 되고, 자신의 혼사 문제가 오간 인물임을 알고 있는 세령은 호기심에 자신이 대신 강론에 참여하기로 합니다. 경혜 공주로서는 딱딱한 수업을 받지 않고 바깥 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라 좋고 세령으로서는 자신의 낭군이 될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는 기회라 반갑습니다. 

이렇게 운명의 존재들은 각자의 신분을 속인 채 운명처럼 마주하게 됩니다. 사채를 쓰고 도망 다니던 정종은 마침 홀로 있던 경혜 공주의 가마 안으로 급히 숨어들게 되고 그 자리에서 둘은 운명의 만남을 하게 됩니다. 훗날 불운한 부마가 되는 정종과 승유를 사랑하는 경혜 공주의 안쓰러운 사랑의 시작은 그 말도 안 되는 운명적 만남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호기롭게 공주의 못된 버릇을 고치려던 승유는 자신 앞에 있는 존재가 경혜 공주라고만 생각합니다. 세령은 자신의 낭군이 될지도 모르는 사내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진 존재인지가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들의 첫 만남은 여느 운명적인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서로를 좋아하지 않고 티격 대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목덜미에 입술연지를 찍고 남자의 권위만 이야기하는 이 남자에 큰 매력을 못 느끼는 세령과 도도함을 꺾어주겠다는 승유의 대립은 그렇게 운명처럼 시작되었습니다. 왕가의 자손으로 조선시대 여인으로서 조신함을 강요받던 시절 호기심이 강해 말에 올라타려 노력하는 세령의 존재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언제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야만 하는 경혜 공주와는 달리, 티 없이 맑고 건강하게 자란 세령의 대조적인 모습은 그들이 승유를 사이에 두고 필연적으로 벌이는 경쟁을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권력 다툼의 상징이 되는 승유와의 결혼에 진정한 사랑 찾기에 나서는 이들 연인들의 모습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흥미롭게 합니다.
   
죽음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며 시작한 그들의 이야기는 조선 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표현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 카풀렛 가의 줄리엣과 몬테규 가의 로미오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다 죽음을 선택하는 과정. 그리고 이를 통해 서로가 화해하는 모습들이 <공주의 남자>에서는 어떤 식으로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줄리엣의 사촌인 티발트를 죽인 로미오와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이야기는 <공주의 남자>에서는 수양대군에 의해 아버지가 무참하게 살해된 승유가 그럼에도 버릴 수 없는 세령에 대한 사랑으로 아파하는 과정들이 흥미롭게 그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종 1년 수양대군이 친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계유년에 김종서 등을 제거하고 정권을 장악한 '계유정난'은 모든 사건의 시작이자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끊임없는 갈들을 요구하게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게 됩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창의력을 발휘해 조선 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구상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방송된 첫 회는 많은 기대를 하게 합니다. 주인공인 박시후와 문채원이라는 젊은 배우들과 함께 이순재와 김영철로 대변되는 대 배우들의 연기 열전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철저하게 오락성이 높은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힌 제작진의 포부처럼 재미에 가장 큰 방점을 찍고 진행되는 <공주의 남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사적 배경은 단지 그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가공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배경 지식으로 충분하다는 사실입니다. 파격적인 실험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이 등장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지요. 물론 익숙한 방식을 차용했다는 점이 진부하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런 드라마에서 역사적 사실이 왜곡되었다고 외치는 것보다 허망한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막강한 배우들과 의외로 탄탄하게 다가오는 이야기가 24부작이란 결코 짧지 않은 시간들을 꽉 채워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미 핵심적인 내용들을 모두 드러낸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각자 가질 수밖에 없는 판타지를 제작진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채우며 이야기를 끌어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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