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의 멋진 거울 액션보다 영리병원 논쟁이 흥미로웠다
이민호라는 존재를 완벽하게 만들어준 작품은 '꽃남'보다는 '시티헌터'로 기억될 듯합니다. 단순히 외모로 밀어붙이며 신화를 만드는 과정이 아닌 사회적 문제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진정 용기 있는 존재가 된 이민호에게 <시티헌터>는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어줄 듯합니다.
인기는 많지만 연기에 대해 의문부호를 가졌던 많은 이들에게 이민호가 연기력뿐 아니라 대중 흡입력 역시 뛰어나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보여준 <시티헌터>는 자연스럽게 이민호 연기 인생에 최고의 선물이 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억눌린 대중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영웅이 된 그가 마지막까지 국민들에게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지 기대됩니다.
오늘 방송에서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역시 이윤성의 친부가 박무열이 아니라 현 대통령이 최응찬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진표가 목표로 삼은 오적 중 마지막 적이 이윤성의 친부라는 사실은 많은 변수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더욱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면서 그가 다른 이들과 달리,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들이 자주 목격되며 변화를 암시한 만큼 17회에서 드러난 사실은 극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재벌기업 회장으로 온갖 패악 질을 해대는 천재만은 그 동안 5인회의 회원으로 사회악을 일삼던 서용학, 김종식, 이경완 등의 악을 모두 합한 존재로 등장합니다. 현실 속의 재벌이 그러하듯 자본 권력을 등에 업고 노동자를 탄압하고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권력을 사들이고 이를 통해 다시 패악 질로 돈을 버는 재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천재만은 이소룡의 <사망유희>에서 맨 꼭대기 층에 있는 절대 강자와 맞서 싸우는 것처럼 군납비리, 탐욕스러운 사학들의 전횡, 이로 인해 미친 등록금 문제 등에 대해 일침을 가하던 주인공은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죽음으로 몰아가면서도 자신의 탐욕에만 눈 먼 재벌과 마주하며 고비를 맞이합니다.
이진표가 자신의 정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하며 천재만에게는 제거의 대상이 되었고 천재만 회사를 흔들기 시작하며 그를 죽이기 위해 깡패들을 동원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들의 대결은 둘 중 하나가 사는 길만이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현실에서 국가 권력보다 강력해진 재벌에 감히 맞서 싸울 수 있는 개인이 있을까? 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대한민국은 재벌이 지배하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 재벌에 맞서 싸우는 일은 드라마에서 보여 지는 상황보다 더욱 극심하고 힘겨울 수밖에는 없지요.
MB 정권 들어 노골화된 친 재벌 정책으로 재벌들에게 가해지는 세금을 감면해주고 그들이 문어발 확장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며 재벌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시장은 혼탁해졌고 재벌가들의 배만 불려주는 시장은 이미 위기 상황을 넘어 죽음의 시장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것은 의료민영화법안입니다. MB정권 들어 여러 번 시도하려했던 영리병원 설립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입니다. 의료가 민영화되고 영리병원들이 설립되게 되면 돈 없는 사람들은 아파서도 안 되는 사회가 되고 맙니다.
미국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미친 의료 민영화는 미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인 마이클 무어의 영화 <식코>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 미친 상황이 국내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는 것은 서민들을 위한 나라가 아닌 소수 자본가를 위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다름없습니다.
최근 MB 정부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의료 민영화 법안을 들고 나오며 여야 간 합의를 통해 통과가 가능하다는 말을 하며 국민들을 죽음의 늪으로 몰아가려 합니다. 의료진들까지 반대하는 의료 민영화에 현 정부가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들에게 국민들은 그저 돈벌이를 위한 앵벌이 정도밖에는 안 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현재도 MBC 이상호 기자의 트위터에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료 민영화의 사례들이 속속 접수되며 의료 민영화가 현실이 되면 우리의 모습이 될 처참한 상황들을 경험하게 합니다. 삼성의 입이 되어 그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중앙일보는 연일 의료 민영화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GDP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이 영리병원까지 욕심을 내기 시작하자 언론이 정치권이 움직이며 영리병원을 이 땅에 들여놓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시티헌터> 17회에서 천재만이 대통령과 독대를 한 자리에서 영리병원을 허락해야만 한다며 강압적인 자세로 몰아치자 국민들을 위해 이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서글프게 다가옵니다. 현실에서는 현 정권이 나서서 영리병원을 추진하겠다며 8월 임시국회에 다른 중요 법안들과 함께 일괄 처리시키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현실과 드라마는 별개겠지만 소수의 가진 자들을 제외하고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의료 민영화와 영리병원은 통과되어서는 안 되는 법안입니다. 시민사회 의사집단들 모두 이런 말도 안 되는 악법에 맞서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영웅 시티헌터가 존재하지 않지만 다수의 시민들의 힘은 존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의료 민영화 추진 반대 성명
이소룡의 <용쟁호투>에서 등장했던 멋진 거울 액션을 패러디한 이민호의 거울 액션보다 우리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천재만이 야욕을 드러내며 영리병원을 통과시키려는 모습입니다. 모든 패악 질 중 가장 지독한 패악 질이 될 의료민영화는 소수의 가진 자들만을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미국에는 의료민영화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식코>가 있다면 국내에서는 현직 의사인 송윤희씨가 만든 <하얀 정글>이 존재합니다. 극장에서도 절대 볼 수 없는 이 작품에는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의료 민영화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고 합니다.
미친 법안들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언론을 사유화하고 정치 도구화한 이 정권이 이제는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장난을 치려합니다. <시티헌터> 17회에서 드러난 것처럼 강력하게 의료 민영화를 요구하는 재벌들과 집권 여당에 맞서 이 법안은 꼭 막아야만 할 것입니다.
드라마 속 이윤성은 현실에서 불가하지만 수많은 힘없는 이윤성들이 모두 하나가 되면 드라마 속 이윤성을 능가하는 힘이 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침묵으로 현실 회피해서는 안 되는 우리가 사는 2011년 대한민국은 스테판 에셀이 모든 이들에게 외치듯 "분노하라"의 시대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 속에 우리 사회 중요한 의제들을 곳곳에 장치해 각성하게 하는 <시티헌터>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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