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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괜찮아, 사랑이야 2회-두 번 만에 드러난 농익은 작가의 힘, 조인성과 공효진을 재탄생시켰다

by 자이미 201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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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놀음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드라마이지만 다시 한 번 작가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드라마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상황에서 최근 드라마들의 완성도는 많은 비난과 지적을 받아야 했습니다. '개나 소나'라는 최악의 비유까지 받아야 했던 상황에서 노희경 작가는 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핏빛 와인의 충돌;

피에스타가 카니발이 된 그들의 축제, 괜찮아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니

 

 

 

 

극적인 상황 속에서 재회한 재열과 해수는 눈 떠보니 현실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치료가 끝난 재열은 치료를 마치고 돌아간 해수가 남긴 쪽지를 보고 황당해했습니다. 그런 상황들을 함께 경험한 처지에 그렇게 매몰차게 행동하고 떠나버린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보상하겠다며 계좌번호나 남기라는 해수에게 언젠가 다시 보게 될 것이라는 섬뜩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남긴 재열은 그렇게 빨리 복수의 시간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기회를 잡게 된 재열에게 홈메이트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3년 동안 사귀던 연인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표절 작가로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쓴 신작 소설을 표절해 남자와 여자의 상황만 바꾼 소설을 출간한 그녀의 행동이 재열은 이해하기 어렵기만 합니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 수 없는 그에게 해법은 간단했습니다. 누가 그녀에게 자신이 쓴 소설 원본 파일을 넘겼느냐만 알게 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되니 말입니다.

 

그 추적의 실마리는 의외로 쉽게 풀렸습니다. 어색한 행동을 하던 20년 지기 친구의 차량 네비게이션에 집도 모른다는 자신의 애인인 풀잎의 주소가 찍혀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심증은 확증으로 이어집니다. 갑작스럽게 풀잎의 집을 찾은 재열은 그곳에서 낯선 남자의 흔적을 발견하고, 그녀가 철저하게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는 확증까지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집 앞에 세워둔 친구의 차를 보면서 이 모든 것이 어디에서 시작해 벌어진 것인지를 밝혀냅니다.

 

자신의 소설을 제대로 한 번도 읽어주지 않았고, 3년을 사귀는 동안 만난 것은 몇 달에 지나지 않은 자신은 그저 '섹스 파트너'였다는 그녀의 발언에 재열은 확실한 헤어짐의 이유를 얻게 됩니다. 표절만 하던 풀잎에게 차마 그런 말을 할 수 없어 보지 않았던 글들. 그리고 어떻게 둘의 관계를 규정할지 모호했던 자신에게 명확하게 상황을 정리해주는 그녀에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과거 애인이 된 풀잎의 집 앞에 세워진 오래된 친구의 차를 파괴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중지하라는 재열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우정과 사랑 모두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라도 상황을 정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회에서 중요하게 바라봐야 하는 지점은 주인공들인 재열과 해수의 캐릭터입니다. 그들은 모두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현실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열은 강박증에 가까운 증세를 보이고 있고, 해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재열은 누구에게도 자신의 욕실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해수는 남자와의 스킨십을 극도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들의 행동에는 과거의 상처가 크게 자리하고 있음이 2회에서 자세하게 드러났습니다. 해수는 어린 시절 언니와 함께 놀이터에서 엄마가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아픈 아빠를 대신해 억척스럽게 일하는 엄마에 대한 상상은 그 순간 모두 깨지고 말았습니다. 혼란과 가득했던 어린 시절의 그 기억은 현재의 해수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부당한 엄마의 행동은 해수의 행동을 억제했고, 그녀는 일상적인 남녀관계를 만들어가지 못하는 구렁텅이에 빠져 있습니다.

 

 

해수와 달리, 재열의 강박증에 대한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현재 감옥에 있는 그의 형인 재범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재열 친구의 부탁으로 정신과 의사인 동민이 재범을 상담하는 과정은 곧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 될 듯합니다. 조용하지만 뭔가 알 수 없는 존재감을 보인 재열의 어머니 행동 역시 과거 벌어진 한 사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재범이 잔인한 살인자가 되어 감옥에 갇힌 이유는 과거의 사건 때문입니다. 그 살인사건의 가해자는 재범이 아니라 자신의 동생인 재열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고 고생하고 있는데, 밖에 있는 동생은 화려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황당하기만 했기 때문에 그런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해 복수를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재범이 확신하듯 재열이 살인자였을까? 라는 질문에는 의문이 남습니다.

 

모두가 아니라고 확신하는 상황 속에서 재범과 그의 어머니만이 재열이 살인자라고 믿고 있습니다. 재열은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 형의 폭력에 맞설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모습 속에서 과거 그들의 분노에 어떤 사건이 존재하는지 궁금하게 합니다.

 

형제의 폭력은 과거 부모의 모습을 의심하게 합니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런 폭력적인 행위를 배우게 되고 이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재혼남의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이들 형제의 어머니를 생각해보면 그 사건은 폭력적인 재혼남을 누군가가 살해했다는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어머니가 가장 유력한 존재로 다가옵니다.

 

일상적인 폭력에 시달려왔던 어머니가 재혼남을 살해하고도 스스로 잊어버린 상황에서 어린 아들은 그런 어머니를 감싸고, 형은 동생을 위해 스스로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진실은 작가만이 알고 있고, 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밝혀질 문제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런 트라우마는 결국 현재의 그들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홈메이트가 되어 낯선 동거를 하기 시작한 재열과 해수가 결정적으로 충돌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 축구팀의 경기가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해수의 친구들까지 모인 자리는 왁자지껄했습니다. 그 사람들의 관계를 자세하게 정리해주던 수광으로 인해 재열은 자신이 목격했던 이야기를 해수에게 해주고 맙니다. 

 

딥키스를 하던 해수의 남자친구와 여자 후배로 인해 그날 파티는 그렇게 종료되고 말았습니다. 축제(Fiesta)가 갑자기 폭력을 동반한 축제(Carnival)로 변질되어버린 이들의 그 날은 결국 재열과 해수가 새롭게 관계를 설정하게 된 첫 날이 되었습니다. 불안하던 관계는 모두 종결되고 그런 종료는 앙금으로 자리하고, 핏빛 와인을 서로에게 뒤집어씌우며 분풀이를 한 이들의 관계는 곧 사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안에 내재된 모든 것을 폭발하듯 터트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들여놓기 시작하는 재열과 해수의 관계는 그래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꾸미지 않고 솔직한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솔직한 현실적 사랑을 극적으로 담아낸 작가의 힘은 그래서 위대하게 다가옵니다.  

 

 

노희경 작가를 믿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 2회 만에 확고함으로 바뀌게 합니다. 혹시나 하는 우려는 존재할 틈이 없고, 완벽할 정도로 섬세하고 단단한 그녀의 필력은 왜 드라마에서 작가의 비중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화려한 듯 화려하지 않고, 무심한 듯 섬세한 이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롭고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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