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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그겨울 바람이 분다 14회-송혜교의 위로와 조인성의 눈물 잔인한 감성이 두렵다

by 자이미 201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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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와 영의 마지막 여행은 아름다웠습니다.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에 빠진 수와 영이 서로 원하면서도 함께 할 수 없는 잔인한 현실 속에서 선택한 이별은 아플 수밖에 없었습니다. 16회로 끝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14회 이별을 통한 마음 정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잔인할 정도로 매력적인 감성 폭풍, 결과가 두렵게 다가온다

 

 

 

영이에게 자신의 과거를 모두 밝힌 수는 영이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행복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영이와의 짧은 여행을 통해 모두 보여준 수는 그렇게 영이와 이별을 준비했습니다. 단 한 번도 작별해 본적이 없는 수는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이별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에게 태어나자마자 나무 밑에 버려진 수. 고아원에서 자라며 시골 장터에서 먹었던 자장면에 대한 추억은 수를 잘 드러내 주었습니다. 누가 뺏어 먹지는 않을까 급하게 먹어야만 했던 자장면.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어 항상 의심만 하고 살아야 했던 시각장애인 영이. 그렇게 그들은 누구도 믿지 못하는 운명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수를 밀어내던 영이가 앉아서 잠이 든 수를 만지는 장면은 그녀의 속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목이었습니다. 손의 감각을 의지해 수의 얼굴을 기억하려는 영이의 행동. 그리고 수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영이에게 수는 사랑스러운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수와 이별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영이가 수술을 받는다 해도 살아날 확률은 10%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수와 왕 비서의 다툼에서 나온 결과를 우연히 들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영이가 수를 떠나보내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그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수가 다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함께 하기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눈을 빼앗고 스스로 엄마가 되기를 희망했던 왕 비서와도 이별한 영이에게 남겨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이별이었기 때문입니다. 미워할 수밖에 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왕 비서는 애증의 관계였습니다. 자신을 소유하기 위해 눈까지 가져가 버린 지독한 그녀이지만 미움보다는 사랑을 기억하려는 영이는 그렇게 자신의 마지막을 담담하게 준비해갔습니다.

 

영이가 자신에게 건넨 78억이라는 거액. 그 거액을 받고 집을 나서던 수는 영이의 본심을 듣게 됩니다. 사랑했다고 넌지시 던지는 영이의 마지막 고백은 수의 마음을 뒤흔들었습니다. 사랑했기에 자신을 속인 수가 무죄라고 이야기하는 영이에게 수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그리고 자신에게 세상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수는 영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한 존재였습니다. 희주를 잃고 사랑마저 잊고 살았던 수가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영은 그에게도 마지막 사랑이었습니다.

 

영이가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해 주변 정리를 시작하듯, 수도 자신의 마지막을 정리합니다. 78억이라는 거액을 거부했지만, 진성을 구하기 위한 금액은 챙깁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이란 자신을 가족처럼 생각해준 이들을 챙기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차를 팔아 진성의 아버지에게 돈을 건네고 시골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수의 마음은 그가 누리고 싶은 행복이기도 했습니다.

 

수와 무철을 제거하기 위한 김 사장은 마지막 변수로 다가옵니다.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둘만이 아니라 수가 끔찍이도 아끼는 진성까지 그 죽음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김 사장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알 수가 없습니다. 김 사장이라는 변수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결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진성과 자신을 죽이겠다는 무철까지도 품어내며 홀로 책임을 지려는 수. 그런 수를 홀로 놔두지 않으려는 무철과 진성의 행동은 김 사장의 작전을 뒤틀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수의 진심을 다시 한 번 알게 된 영이가 뒤늦게 그의 부재를 깨닫게 되며 지독한 눈물을 흘려야 하는 상황은 애절함과 함께 희망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모든 이들은 외로운 존재들입니다. 사랑을 받고 싶어서 사랑을 배신해야만 했던 왕 비서. 그렇게 영이를 떠나 거짓으로 행복을 꾸미지만 그의 곁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목표없이 그저 살아가기만 하던 수 역시 영이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영이와 헤어지며, 자신을 사랑해준 이들에게 마지막 보답을 하려는 그의 행동은 그래서 아프게 다가옵니다.

 

수가 떠난 후 그와 함께 봤던 <봄날은 간다>를 보는 영이. 수와 함께 보며 행복했던 장면들을 회상하며 무한반복을 하는 영이게는 여전히 사랑만 가득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신을 사랑해준 이들을 위해 마지막을 준비하던 수는 자시의 손목에서 흔들리는 풍경 소리에 영이를 생각합니다. 이별했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들의 감정을 풍부한 감성으로 잡아낸 이 장면들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영화를 보며 수를 떠올리고, 손목에서 들리는 풍경 소리에 영이를 떠올리는 그들이 과연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수의 진심을 알게 된 영이 왕 비서에게 부탁하고, 영이의 부탁을 받은 왕 비서가 수를 살려낼 묘책을 마련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왕 비서의 역할이 다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죽음이 더는 두렵지 않아진 그들이 다시 죽는다는 것이 두렵고 무서워지는 순간이 바로 서로에 대한 사랑이 간절해지는 순간일 것입니다. 살아날 확률이 지극히 낮은 수와 영이 과연 서로 마음껏 사랑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송혜교의 사랑 했기 때문에 무죄라는 말과 조인성의 모든 것을 해탈한 듯한 낮은 미소와 굵은 눈물 속에 담긴 잔인한 감성은 드라마가 끝나더라도 짙게 각인될 듯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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