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눈앞에 있는 민영이 얼마 전까지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자신 앞에 있는 민영은 연인이 아니라, 조카입니다. 자신이 바꾼 과거 때문에 사랑을 잃어버린 선우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장 원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에서 아홉 번의 시간여행의 마지막은 더욱 궁금해지기만 합니다.
선우의 아버지를 죽인 존재는 바로 정우였다?
밥상을 차리고 자신 앞에서 웃고 있는 민영이 네팔에서 함께 신혼여행을 함께했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선우를 힘겹게 합니다. 자신의 마지막 사랑이라 생각했던 여인이 자신의 행동 때문에 조카가 되어버린 상황은 쉽게 인정하기 어려우니 말입니다.
선우를 더욱 당황스럽고 힘들게 한 것은 바로 민영의 남자친구인 서준이 집으로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가슴 한구석을 아프게 하고 있는 사랑이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져 있는 현실은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이었습니다. 연인과 식사를 하고 돌아와 자신 앞에 다시 선 민영의 모습을 보며 선우는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기억상실증 환자처럼 자신을 바라보면서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민영은 그런 선우의 말을 쉽게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만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민영의 순수한 답변에 다시 만나면 불륜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선우의 대답은 솔직한 마음이었습니다. 뻔한 불륜 드라마와 같은 현실을 이야기하는 선우와 그런 행동이 장난이라고만 생각하는 민영의 모습은 그들의 뒤틀린 운명이 만든 아이러니였습니다.
선우의 아버지인 명세병원 원장이었던 박천수와 부원장이었던 최진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선우는 최진철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그 확신이 사실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의 죽음을 막게 되면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선우의 시간여행은 중요한 그 무언가를 담아낼 수 있을 듯합니다.
형 가족과 어머니를 찾은 선우는 형 차에서 프로포폴 약병을 발견하게 됩니다. 음료수를 쏟아 드러난 바늘 자국은 약물 중독을 의심하게 했습니다. 실제 정우는 미국에 있는 동안 약물 중독에 빠져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형은 절대 행복하지가 않았습니다.
선우로서는 형이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할 수 있게 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형이 전 세계를 떠돌며 그렇게 허망하게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는 민영이를 조카로 만들었고, 형이 살아있는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여전히 정신을 놓고 있고, 형 역시 보이는 것과 달리 전혀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과거가 뒤틀리기 전 형이 이야기했던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왜 정우는 선우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느냐는 점입니다. 선우는 그런 행복이 형의 사랑을 돕고 아버지의 죽음을 막아내면 이뤄질 수 있는 현실이라 확신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이 조카가 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빠졌음에도 그가 만족할 수 있었던 것은 형이 살아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살아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은 형 때문에 선우는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죽은 날 다시 향을 피워 20년 전 과거로 돌아간 선우는 잠들어 있는 20년 전 자신을 깨웁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과거를 통해 화재를 방지하고 범인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지고 간 카메라를 통해 그 범인을 찾아낼 선우가 맞이해야만 하는 현실은 두려움과 충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범인이 형인 정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 정우의 부인인 유진을 찾아간 사실을 정우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찾아가 이 결혼은 인정할 수 없다며 반대했습니다. 문제는 정우가 당시 너무 사랑에 빠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마음이 여린 그래서 더욱 친근하고 좋았던 형인 정우에게 유진은 자신의 모든 것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선우로 인해 정우는 유진의 죽음을 막아냈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실은 정우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유진을 놓칠 수 없다는 정우의 그런 마음은 결국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을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의도적으로 아버지를 죽이려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버지의 죽음에 정우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입니다. 아버지의 반대만 없다면 유진과의 결혼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정우가 선우의 행동 때문에 사랑을 되찾았지만, 가족과 함께 살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간 이유도 아버지의 죽음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실어증에 걸린 이유도 정우의 행동을 알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속에 그 모든 것이 담겨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선우가 목격한 20년 전 1월 30일의 상황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정우가 아홉 개의 향을 구하러 히말라야로 향하고 그렇게 죽으면서까지 행복한 가정을 꿈꾸었던 것은 자신의 행동을 바꾸기 위함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우의 행동은 모든 것을 뒤틀리게 하였고, 그렇게 만든 결과는 선우와 민영의 사랑마저 흔들어 놓았습니다. 과연 20년 전 12월 30일의 실체가 무엇인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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