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바꿔 부모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었던 새하의 욕심은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요?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병까지 새하는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버티며 살아왔던 이유는 단 하나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유령을 찾으면 분명 자신이 원하는 상황으로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눈앞에서 갑자기 등장하고 사라졌던, 그 유령이라면 시간을 되돌려 아버지와 어머니를 되살려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만든 선택은 과연 새하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해 줄까요??
어수선한 상황에서 새하는 13층에 올라가려 하지만, 그로서는 오를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일 뿐입니다. 그런 새하와 새벽을 도운 것은 보안실장이었죠. 그가 선뜻 새하를 도운 이유는 후에 등장합니다. 13층에 올라간 새하는 유령이 갇혀 있는 공간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죠. 그 상황은 새벽이 열었습니다. 사망한 부국장을 언급하며 국장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는 말로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죠.
어머니에게 약물을 주입하는 영상을 함께 본 새하와 새벽은 유령에게 진위여부를 묻고 싶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유령의 대답은 “니 어머니는 이미 죽었어”라는 시니컬한 답변이었습니다. 새하가 분노하는 것은 당연했죠.
아버지를 살리고, 그렇게 정상적인 삶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정작 유령이 그걸 깨트렸기 때문입니다. 황망해하는 사이 새하는 국장을 위협하고, 어진은 유령을 앞세워 새하를 다시 위협하는 대치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국장의 행태가 새하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진을 막는 이유가 되었으니 말이죠. 유령의 몸에서 빼낸 칩과 기구로 다시 과거로 돌아가 상황을 바꾸면 되는 상황에 새하가 선택한 것은 의외였습니다.
자신의 팔에 칩을 이식하고 스스로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선택이었죠. 어쩌면 유령은 이런 상황까지 알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머니의 죽음이 곧 새하에게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들고, 자신이 해야 할 임무를 새하가 할 것이란 판단 말이죠. 이미 유령은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일을 할 누군가가 필요했습니다.
새하는 유령 대신 시간을 거슬러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97년으로 돌아간 새하는 당시는 보안실 직원이었던 위한이 자신을 보고 권 과장님이라고 부르는 장면에서 기묘함을 느꼈습니다. 위한이 속을 정도로 현재의 자신과 꼭 닮은 권수근 박사가 바로 새하 아버지였으니 말이죠.
그동안 청소부 아들이 새하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청소부 죽음과 어린아이는 등장했었지만, 권 박사 죽음은 후반 잠시 등장하는 수준으로 새하를 감췄기 때문이죠. 새하의 선택으로 아버지가 누군지도 명확해졌습니다.
청소부 아들은 어쩌면 마녹일 가능성도 높죠. 그가 그렇게 망가진 삶을 산 것은 그 충격이 트라우마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유령은 그리드 설치를 위해 권 박사의 아이디카드가 필요했습니다. 오직 그 이유만으로 권 박사는 희생당해야 했죠.
그리고 이 상황을 목격한 청소부 역시 죽임을 당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게 현재까지 알려진 진실이었습니다. 이를 바꾸기 위해 새하는 시간을 조작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상황이 달라진다고 죽음이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청소부의 죽음은 방식만 달랐을 뿐 이어졌고, 이를 되돌리기 위해 새하는 다시 시간을 돌려보지만 상황은 더욱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새하는 유령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 아이디카드를 얻기 위해 두 명이 희생되어야 했기 때문이죠.
유령은 인류의 구원자가 아닌 자신의 아버지와 또 다른 누군가의 아버지를 희생시킨 존재라며 분노했습니다. 관리국이나 유령 모두 인간을 부속품 정도로 생각한다며 분개한 새하에게 남겨진 것은 사라지는 유령이었습니다.
그리드를 완성하지 못하고 사라진 유령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간 97년 새하란 인물을 기억하지 못하는 유령의 모습을 보면 현재의 유령이 2021년에 존재하기 때문일 수도 있죠. 과거나 지금이나 유령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유령이 사라지자 새하는 2005년으로 돌아가 엄마를 찾았습니다. 아버지인 권 박사가 유령에 의해 사망하고, 태양풍이 찾아온 그 시점에 어머니도 식물인간이 되었습니다. 어려워진 가정 형편에 엄마는 공장에 나가 사고를 당했었는데, 그곳에 엄마가 없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미래가 바뀌었다는 의미이니 말이죠.
하지만 이내 태양풍은 세상을 집어삼켰고, 공장 노동자들을 구한 새하는 부모를 찾아 나섰습니다. 2021년 그가 도착한 곳은 호화로운 주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역시 부잣집 사모님이라는 정형화된 모습으로 새하를 반겼죠.
낯선 자신의 집과 부모님을 마주하는 새하는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안심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원했던 세상과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드 없는 미래의 풍경은 자신이 살았던 세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새하 아버지 권 박사는 태양풍으로 인해 방사능이 급격히 높아지자, 이를 막아주는 기술을 통해 엄청난 부를 쌓았습니다. 부모가 행복한 그 세상에는 극과 극의 양단면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태양풍을 피하지 못한 이들은 흉터를 안고 살아야 했지만, 이를 기회로 새하 부모는 거대한 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선택된 이들에게는 엄청난 부와 안전한 삶이 보장되었지만,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얼굴에 낙인처럼 흉터를 가지고 이들에 종속되어 살아가야 했습니다. 공공제인 그리드가 아닌, 권 박사가 만든 제품을 사용해야 사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죠. 새벽을 찾기 위해 노력한 새하는 도서관 사서로 살아가고 있는 그를 만났습니다.
2005년 학교 운동장에 남겨졌던 새벽은 태양풍을 피하지 못해, 얼굴 흉터와 목소리까지 잃고 살아가고 있었죠. 그런 새벽의 모습에 새하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살인자였던 마녹은 청소부였던 아버지처럼 새하와 가족들이 여유롭게 즐기는 안전한 스포츠 센터의 노동자였습니다.
이런 모습들에 새하는 죄책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가족을 되찾기 위해 치른 대가가 너무 컸기 때문이죠. 유령에 대한 분노는 결국 자신 앞에 놓은 선택지가 되었습니다. 소수의 희생을 통해 다수를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음을 새하는 깨달았기 때문이죠.
달라진 세상에서 과거에 입었던 옷을 다시 입고 부모님을 안으며 눈물을 흘리는 새하는 다시 97년으로 돌아가 아버지 아이디카드로 자신이 직접 그리드 설치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새하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했습니다.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고 그리드 설치하는 것은 어려웠고, 다급하게 그리드를 설치하려던 새하의 행동은 권 박사가 연구실로 향하게 만들었죠. 그렇게 황당하게도 아버지와 대립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청소 노동자는 살 수 있었지만, 아버지의 죽음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드 설치를 막는 아버지와 몸싸움을 벌이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그리고 얼굴이 같은 두 사람을 목격한 위한의 모습도 이후 어떤 식의 이야기로 전개될지 궁금하게 합니다.
부국장도 모르고 있던 비밀은 위한이 본 두 명의 권 박사였기 때문이죠. 부모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유령이 되어 과거로 돌아간 새하는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은 그렇게 새하를 옥죄고 말았습니다.
충격적인 결과로 7화가 마무리된 ‘그리드’는 과연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기만 합니다. 아버지 죽음을 막을 수 없었던 새하는 어떻게 변할까요? 그가 사망한 유령 대신 유령 역할을 할 가능성만 높아졌습니다.
새하가 알고 있는 모든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요? 그리고 영원할 수 없는 그리드를 고치기 위해 새하는 다시 여자 유령이 했던 행동을 반복할까요? 유령이 살던 2091년으로 새하가 찾아가 근본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고 했던 여자 유령의 이야기와 시간을 거슬러 상황을 바꾸려 노력했었던 새하. 지독한 현실에 절망한 새하가 택한 새로운 선택 역시 그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습니다. 과연 ‘그리드’는 남은 시간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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