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와 강산은 서로 상대의 사진을 보고 놀랐습니다. 학교를 찾은 동주는 1995년 학교 사진 속에 있는 강산의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동주 집에서 가족사진을 본 강산 역시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억들이 살아나며 그 사진 속 주인공인 동주 아버지를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너무 닮아 쌍둥이라고 생각했지만, 27년 전 쌍둥이 가능성은 무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아버지와 아들이라 추측해볼 수도 있지만, 그 역시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아버지와 아들이 닮았다고 해도 판박이처럼 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혼란스러운 동주처럼 강산도 기묘함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주 아버지 사진을 보자마자 사라졌던 기억이 잔인하게 찾아왔기 때문이죠. 그 지독한 기억은 그를 이동시키려 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힘에 의해 이끌리는 상황임이 이번 회차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무의식 중인 강산의 의지일 수도 있지만 말이죠.
동주의 소설을 읽고 의문을 품은 현수는 작가를 만나기 위해 집을 찾았다 안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들과 고통스러운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형사로서 안에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동주에게 전화를 해 집 비번을 이야기하며,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압박하는 사이 문이 열렸습니다. 안정을 찾은 강산이 나온 것이죠. 집안은 엉망이었습니다. 현수는 당장 창문으로 누군가 도망친 것은 아닌가 확인부터 했습니다.
학생인 강산이 누군가에게 위협을 당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현수의 행동은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일깨운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5회에서는 빠르게 과거의 이야기들을 정리해나갔죠. 동주가 봤던 사진 속 주인공인 이강산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고 합니다.
형인 이하늘과 함께 형제가 갑작스럽게 사라진 이 사건에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고 하죠. 보육원 출신의 형제들에게 학교도 경찰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사라진 동생 강산은 운명처럼 동주의 차와 충돌했고, 형인 하늘은 아무것도 모른채 복수를 위해 스스로 그들을 응징하기 시작했습니다.
카이는 조용한 복수를 진행했습니다. 27년 전 소평 호수에서 노숙자를 잔인하게 폭행하고 호수에 던져 살인했던 이들을 막으려던 하늘은 홀로 그들을 저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실종된 나상우를 살해하고 사건이 벌어진 호수에 내던진 것도 복수였습니다.
영화감독인 신경철 역시 물에 빠져 죽임을 당했죠. 이들의 연이어 실종되거나 사망한 것은 카이가 할 수 있는 복수였습니다. 문제는 절대 세상에 나올 수 없는 내용이 소설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그 소설이 어떻게 동수에 의해 출간이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그것도 풀렸습니다.
95년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동주의 아버지인 찬성은 하늘과 강산 형제들이 믿는 유일한 어른이었습니다. 소평 호수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것은 배신이었습니다. 쫓기는 신세가 된 하늘은 유일하게 믿는 찬성에게 사건 목격자로서 정리한 글을 가방에 담아 전달했습니다.
락커에 넣어 힘들게 찬성에게 전달된 가방은 동생 하늘이 가져갔죠. 찬성 아버지가 운영하는 동주 서점에 경찰들이 들이닥치고, 찬성은 하늘에게 가방을 가지고 도망치라고 했습니다. 이 가방 안에는 소평 호수 사건을 밝혀줄 결정적 증거들이 있었기 때문에 경찰에 빼앗겨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렇게 경찰을 피해 도주하던 강산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27년이 흐른 현재로 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강산이 하필 동주 차량과 충돌한 것도 우연일 수는 없습니다. 찬성을 시작으로 동주에게 연결된 이 관계성은 하늘이 원하는 진실을 밝히는 매개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아버지와 아들로 연결된 이 고리는 결국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하늘이 기록한 그날의 사건을 전국민이 알도록 만들었습니다. 물론 중간부터 동주가 각색해 하늘이 원하는 결말이 아닌 소설 자체로 마무리되었지만 말입니다. 그 결말에 동의할 수 없었던 하늘은 그렇게 동주에게 결말을 바꿔야 할 거라는 경고를 했던 것이죠.
현수에게 동주가 낸 소설을 보낸 이는 바로 하늘이었습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긴 시간 형을 살다 나온 피해자인 노명남이 전달하며 자신을 숨기지 않은 것은 왜일까요? 하늘이 하고 싶은 복수는 살인이 아닙니다. 공론화되고 살인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기 원하는 것이죠. 그래서 사건을 파고드는 현수에게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들을 만들어준 것으로 보입니다.
하늘이 제보를 하기 위해 처음 만난 이는 형사 병만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쁘게 움직여야 했던 병만은 마침 서로 돌아오는 종일에게 부탁했죠. 하지만 변종일은 악의 편에 섰습니다. 하늘이 다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증거인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배신했습니다.
변종일은 그렇게 가짜 목격자와 살인자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렇게 억울한 살인자가 되었던 인물이 노숙자 노명남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당시 병만은 침묵했습니다. 가족의 치료비에 악의 편에 선 것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은퇴를 1년 앞둔 상황에서 병만은 종일이 사건의 종심에 있음을 알고 있기에 더욱 치밀하게 사건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현수의 행동은 자칫 모든 것을 무너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 속 내용이 사실에 가깝지만, 그래서 오히려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현수를 싫어하는 강재수가 그가 하는 발언 모두가 소설 속 내용이라며 몰아붙이는 장면에서 잘 드러납니다. 좋아하던 후배 죽음 때문인지, 아니면 재수 역시 변종일처럼 태강 측의 지원을 받고 사건을 전달하고, 무마하는 역할을 하는지 여부는 더 두고봐야 할 듯합니다.
우정을 찾으러 온 강산은 교회를 보고 지독한 고통을 느꼈습니다. 트라우마로 남겨져 있던 사이비 종교 집단과 형제들이 살았던 천영 보육원 시절의 기억이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잔인한 폭행으로 형제의 등에는 흉터 자국이 가득했습니다.
동주 아버지 찬성이 강산에게 아무도 믿지말라는 말과 함께 보육원으로 가면 안 된다고 했던 것은 이 사건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7년 전 하늘이 맡긴 가방을 가지고 강산은 현재 시점으로 타임워프를 했고, 이를 알 수 없는 형 하늘은 그렇게 숨었습니다.
유일하게 믿었던 어른인 찬성마저 이해할 수 없는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하늘이 할 수 있는 일은 숨는 것 외에는 없었을 겁니다. 가장 좋아하는 두 사람을 잃은 후 그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 말이죠. 그렇게 공을 들여 복수를 준비했고, 그렇게 진행되던 복수극에 의도하지 않은 이들이 개입되었습니다.
강산이 그 지독한 고통과 함께 공간을 이동해 도착한 곳이 호수라는 것은 우연일 수 없습니다. 형과 강렬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모든 것의 시작인 장소이자 실종된 나상우의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그 호수로 강산이 온 것은 끌림이었습니다.
동주는 1막은 소평 호수 노숙자 살인사건이고, 2막은 하늘의 복수라고 정리했습니다. 그 1막과 2막 사이에 아버지 찬성이 있다는 사실에 동주는 주목했습니다. 아버지가 알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흔적들을 추적할 필요가 있죠.
기억의 오류가 아닌 시간의 오류가 만들어낸 사건. 이는 운명처럼 27년 사건의 진실을 파해치려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는 점에서 동주는 아버지 찬성의 흔적 속에서 어떤 진실과 마주할지 궁금해집니다.
하늘의 영어인 스카이에게 '스'를 뺀 카이를 닉네임으로 사용하는 그의 복수는 소설의 결말을 달리하며 변할 수 있을까요? 모호한 지점에 서 있던 동주가 본격적으로 사건의 핵심으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은 이야기가 핵심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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