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자신 한 여자만 바라보며 살아왔던 뱀파이어는 환생한 여인을 보자마자 껴안았습니다. 상대의 감정과 상관없이 수백 년을 기다렸던 여인에 대한 반응은 자연스러웠습니다. 해선과 완벽하게 닮은 해원의 등장은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해의 호기심은 어떤 감정일까요? 우혈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그의 호기심은 단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지내며 여러 상황을 겪은 인해의 감정선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지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말이죠. 피를 통해 과거를 본 우혈은 인해의 입술에 묻은 피를 통해 전생의 해선을 만났습니다. 이는 인해가 해선의 환생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죠.
가슴이 뛰는 사랑을 하고 싶어 인간이 되고자 했던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인해는 자신이 해선의 환생이라면 "자신을 사랑하기라도 할 건가?" 라고 묻습니다. 이런 인해의 말에 우혈은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을 하죠. 너무 솔직하게 말입니다.
인해의 피에는 독기가 가득하다는 말은 충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혈과 연인이 되겠다는 의도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피에 독기가 가득하다는 말이 반가울 수는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상대를 향한 감정들이 가득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지난 회에도 언급되었듯 집에 집중되었습니다. 그 집에 집중시키기 위해 인해가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게 했습니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집을 활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작가가 그 집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죠.
도식은 취직이 힘든 인해에게 직원으로 일하도록 권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이야기의 공식이지만 이를 피해가고, 도식은 그 집을 이용해 돈을 버는 방식을 찾도록 합니다. 셰어 하우스이든, 게스트 하우스든 거대한 집에 두 사람만 거주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며 말이죠.
도식은 인해를 좋아합니다. 대학 시절 첫 눈에 반한 인해를 다시 우연하게 만난 후 그 감정이 더욱 크게 타오르게 되었죠. 하지만 그가 인해에게 그가 사는 집으로 사업을 하라 제안한 것은 단순한 애정 때문은 아닙니다. 그 보다 더 큰 의미가 있죠.
아버지가 남긴 가문의 유산은 그가 뱀파이어 헌터의 자손임을 짐작하게 합니다. 우혈과 악수를 한 후 이상할 정도로 차가운 그를 보며 뱀파이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는 그가 사는 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되죠.
인해를 돕고 싶은 마음과 우혈이 뱀파이어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고택을 이용해야만 했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야만 뭔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들어갈 수도 없다는 점에서 이유가 필요했고, 인해가 궁지에 몰리자 도식은 자신이 하는 직업의 특성을 이용해 제안한 것이죠.
인해의 말을 듣고 우혈은 극구 반대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이 집에 들어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 집은 과거 '일면식'이라는 당대 최고의 핫 플레이스이기도 했습니다. 그 자랑까지 한 우혈로서는 인해의 제안을 무조건 반대할 수도 없었습니다.
더욱 동섭과 상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습니다. 우혈만 깨어나면 자신들의 삶도 달라질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그가 인간이 된다고 해도 수백 년을 함께 하며, 자신들을 이끌었던 큰 형이 돌아와 자신들을 이 지옥과 같은 현실에서 구원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동섭의 떡볶이 가게 옆에 황당하게도 프랜차이즈 가게가 들어섰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뱀파이어'를 앞세운 떡볶이 가게의 등장은 동섭의 위기로 다가왔습니다. 옛날 방식의 떡볶이 가게를 추구하는 것과 달리, 화려한 옆 떡볶이 집과 경쟁은 힘겨워진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동섭이 사는 집주인은 보증금을 올리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뱀파이어지만 요즘 시대 살아가는 것은 인간과 다르지 않게 힘들기만 합니다. 벼랑 끝까지 몰린 상황에서 상해는 사라진 금덩이를 찾자고 제안합니다.
모두 상해가 금을 훔쳐 흥청망청 사용했다고 생각했지만 당사자는 억울했습니다.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금의 행방을 찾아야만 하는 상해입니다. 금만 찾게 되면 이들의 삶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제안을 우혈에게 하자 곧바로 승낙하죠.
최소한만 알고 있는 금의 행방은 과연 어디로 향한 것일까요? 가장 유력한 것은 현재는 사라져 있는 인해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뱀파이어 집사로 아버지에 이어 대를 이어가던 그가 금을 훔쳐 달아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가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이 뭐냐는 겁니다. 아내의 죽음에도 종적을 감추고, 딸이 힘겹게 살아가는 동안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그는 법적으로 사망한 존재입니다. 그런 그가 의외의 장소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자신이 훔친 금을 기반으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우혈의 결정이 내려지기 전이지만 인해는 게스트 하우스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런 결정에 도식은 신이나 TF팀까지 구성해 준비를 하죠. 그렇게 도식 회사에서 PT까지 받은 인해는 고맙기만 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이렇게 신경 써주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으니 말이죠.
집 방문은 필수코스이기에 도식은 그렇게 원했던 집안으로 들어서서 곳곳을 살펴봤죠. 하지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밀의 방은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우혈이 기거하는 창고라고 말하는 지하에 들어가야만 도식은 확신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 과정에서 우혈은 도식이 인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돌려 말하기는 했지만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된 우혈은 두 사람이 잘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사랑에 빠진 인해의 피를 먹고 인간이 되어 해선을 만나 사랑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과정이지만 우혈은 뭔지 모를 기분이 듭니다. 그게 어떤 감정인지 스스로는 모르지만, 인해를 단순히 인간이 되는 도구가 아닌 사랑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우혈의 감정선은 인간이 되기전 심장이 뛰는, 혹은 인해로 인해 심장이 뛰는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길로 가겠죠.
도식의 제안으로 해원과 만난 인해는 뭔지 모를 기시감이 들었습니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예쁜 이 여자가 낯설지 않은 것은 우혈이 간직하고 있던 그림 속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집을 사려 했던 해원은 인해가 게스트 하우스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투자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해원에게 돈은 문제가 아니었죠. 그가 그 집을 원하는 것은 전생의 기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전생과 현생의 감정선이 동일하게 이어질 수는 없습니다. 이는 우혈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결국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으로서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불편하게 해서 쫓아내겠다는 계획을 세운 고기숙은 고택을 찾아 동네 순찰을 요구합니다. 말이 동네 순찰이지 그들에게는 야간에 오붓하게 데이트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한 그들 앞에 있던 이는 해원이었습니다.
고택에 대한 간절함이 있던 해원은 투자를 결정하고 다시 찾은 것이었죠. 그런 해원을 보자마자 우혈은 바로 포옹을 했습니다. 해선과 완벽하게 닮은 해원이 분명 환생했다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현생을 살아가는 이가 환생 전의 자신을 기억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뱀파이어인 만휘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가 여전히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탐하고 있었죠. 고양남에 의해 실패하기는 했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탐욕스러운 만휘는 다시 우혈과 대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죽이려던 해선과 닮은 해원과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사실은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그들이 어떤 사업적인 관계인지도 이제 곧 드러날 겁니다.
우혈이 해선의 환생인 해원과 마주하며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 과정에서 인해의 감정선도 복잡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죠. 더욱 현생 이전의 삶을 기억할 수 없는 해원이 우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더욱 현재의 해원에게서 과거의 해선을 찾기 어려워지면 우혈의 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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