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어 가슴 뛰는 사랑을 해보고 싶어 100년 동안 관에서 잠을 자는 고행을 선택한 뱀파이어의 꿈은 과연 의미 있는 것일까요? 무한한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을 버리고 유한한 인간의 삶을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역설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들은 영원한 삶을 꿈꿉니다. 유한한 삶이 정해진 인간은 먼 과거부터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뭐든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고 머리가 좋아도 유한한 삶을 무한한 삶으로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극단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얼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미래에 태어나는 것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가슴이 뛴다'가 던진 설정은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무한의 삶을 살 수 있는 뱀파이어가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 되고자 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나약하고 유한한 삶에 온갖 욕망들이 충돌하며 좌절하지만 인간이라는 종이 가지는 장점을 이야기하려 하니 말입니다.
우혈은 인해를 뚫어질 듯이 바라보며 "해선"이라 불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해선이 아니라면 그럴 수 없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잠에서 깨자마자 벌어진 많은 사건들 속에서 인해가 보인 행동은 과거 해선의 것과 너무 닮아 있었으니 말이죠.
코앞까지 다가온 우혈을 보며 인해는 바로 캡사이신을 뿌려 버렸습니다. 선배인 도식이 호신장구를 선물로 줬는데, 첫 대상이 다른 누구도 아닌 우혈이었습니다. 반사적으로 나온 인해의 이 행동으로 우혈은 인간의 지독한 맛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생과 환생에 대한 우혈의 이야기에 인해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요즘에는 이 모든 것이 스토킹 범죄라고 일갈하는 인해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지독한 사치일 뿐입니다. 버티는 것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모든 것을 갈아 넣어야 할 정도로 팍팍한 현실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뱀파이어 집사인 아버지는 빚더미에 앉아 도망 다니다 실종된 상태고, 어머니는 사망했습니다. 어머니 죽음에도 오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존재하지만 인해는 그립기도 합니다. 부모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상황에서 인해는 홀로 살아남아야만 했습니다.
악착같이 일하고 공부해도 겨우 졸업할 수 있었고, 계약직 간호 교사로 사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런 인해에게 "가슴 뛰는 사랑을 하기 위해 인간이 되고 싶다"는 뱀파이어의 세상 행복한 꿈이야기는 망상처럼 다가왔습니다.
팔자 좋게 사랑타령이나 하고, 그 사랑을 위해 뱀파이어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이 되고 싶다는 것 역시 한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인해였습니다. 우혈에게 인해는 자신은 2년에 한 번씩 가슴이 뛴다고 했습니다. 집도 직장도 모두 2년에 한번 재계약을 해야 하기에 심장이 뛰어 두렵다는 인해에게 가슴 뛰는 일은 두려움일 뿐이었습니다.
우혈은 사랑에 빠진 인해의 피를 마셔야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게 정말 사실일지 알 수는 없지만, 고양남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믿을만하죠. 그렇게 우혈은 인해가 사랑하도록 만들거나, 다른 이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대했던 해원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가 국내로 예정보다 빠르게 돌아온 것은 우혈이 사는 저택이 눈에 계속 밟혔기 때문이라 합니다. 해원은 왜 그 집에 그렇게 집착하는 것일까요? 그 자리는 과거 우혈이 살던 곳이고, 그곳에는 해선과 만나던 중요한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해원은 해선이 환생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과거의 해선이 그대로 해원에게 전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과거의 흔적 때문인지 해원은 뱀파이어인 만휘와 어울립니다. 비즈니스 관계라고 하지만 살아있는 인간의 피를 탐하는 만휘는 문제가 큽니다.
여기에 뱀파이어 사냥꾼의 후손으로 보이는 도식까지 해원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혈의 시각으로 보면 적입니다. 그런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전개 과정은 밋밋하다는 점에서 아쉽게 다가옵니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도식과 해원이 집에 집착하는 설정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죠. 부동산 왕국이라 불려도 좋을 정도인 대한민국에서 집은 중요합니다. 땅이 좁다 보니 집에 대한 집착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죠. 하지만 집의 수는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살아도 남을 정도로 많지만, 투기의 대상이 된 집은 소수의 몫일뿐입니다.
그런 집을 이용해 돈을 버는 도식과 해원이 등장하는 것은 우연일 수는 없습니다. 작가가 나름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보이니 말이죠. 고깃집 사장 고기숙도 재개발 호재를 막은 우혈의 고택을 탐탁지 않게 생각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내쫓아 재개발이 이뤄지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죠. 여기에 집주인인 우혈과 상속받은 인해 사이에서도 집이란 공간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이들의 주 무대 역시 이 저택이라는 점에서 집이란 공간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기도 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기 위해 우혈은 제안한 상해와 함께 매일 꽃 선물을 합니다. 지붕 위에서 꽃을 가져가는 인해를 지켜보며 성공이라 자신했습니다. 사랑이 모락모락 피어날 수 있는 글까지 남겼으니, 누군지 궁금해하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싹틀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렇다면 인해가 아니죠.
변화가 있을까 해서 인해를 보러 온 우혈은 경찰에 스토킹 범죄로 전화하려는 그를 막는데 급급했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이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는 인해로 인해 이 작전은 실패로 마무리되었죠. 다음 번은 우혈이 직접 나서는 것이었습니다.
외모는 누가 봐도 좋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가지라고 하지만, 인해에게 매번 당하는 우혈로서는 그건 두려움이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로즈의 도움으로 요즘 시대에 맞는 스타일 변신에 성공하지만, 첫 데이트는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로맨스 영화를 보며 감정이 조금씩 살아나기 바란 이 극장 데이트는 우혈만 훌쩍일 뿐이었습니다. 조용한 극장에서 코 골며 자는 인해의 모습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습니다. 극장 데이트 제안에 들떠서 한숨도 못 잔 인해는 그렇게 극장에서 편안하게 잠들었습니다. 이는 우혈의 행동에 인해가 반응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뭘 해도 안 되던 그 감정선이 변화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인해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습니다. 왕따 당한 학생을 도운 것도, 청소 노동자들의 편에 선 것도 그 학교에서는 못마땅한 일이었습니다. 우연히 이런 말들을 들은 우혈은 인해에게 자신 때문에 해고된 것이냐고 묻지만 그는 교장의 성향이 이런 행동을 못 참는 인물이라 그랬다며 안심시킵니다.
우혈에게는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인해는 허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원한 을인 자신의 처지가 씁쓸했기 때문이죠. 그렇게 도식이 초대했던 곳에서 혼술로 그 허탈함을 달래려 했습니다. 우연히 인해가 그곳으로 들어가는 본 도식은 그저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뭔가 고민이 많다는 것을 느낀 도식의 배려였죠. 우아하게 와인을 마실 것이란 생각과 달리, 취하기 위해 마시는 인해를 보고 도식은 바로 알 정도로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큰 인물입니다. 그게 진심인지 아니면 사회적 인간으로서 능숙해서 얻어진 기술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힘든 인해를 위해 '프리패스'를 가장해 인해에게 잠깐의 행복을 선사한 도식은 들키지 않게 그가 집으로 복귀하는 순간까지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따로 사가던 맥주캔을 흘리기 전까지 말이죠. 술에 취해 들어온 인해가 걱정된 우혈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인해의 표정을 보고 더는 그럴 수는 없었죠.
아무리 최선을 다하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이런 식의 좌절뿐이니 말입니다. 그렇게 고개를 숙인 채 힘겨워하는 인해에게 우혈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특하고 대견하다 했습니다. 혼자서 이렇게 잘 견뎌 왔다며 위로해 주는 말에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죠.
인해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어설픈 행동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이었습니다. 전날 감기 기운이 있었던 인해는 고열에 시달렸고, 물수건으로 열을 다스리던 우혈은 '동의보감'을 보고 약탕기를 이용해 약을 끓이고 있었죠.
그런 우혈 앞에 등장한 도식은 전날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사 왔다며 건넨 것은 '동의보감'을 보며 자신이 끓이고 있는 탕약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우혈의 배려로 털고 일어난 인해는 학교에서 짐을 정리하고 나서며 왕따를 당했던 아이와 마주합니다.
자신을 구해줘서 고맙다는 아이에게 인해는 우혈이 해줬던 것처럼 머리를 쓰다듬으로 위로하고 용기를 줬습니다. 이 행동은 우혈과 인해 사이에 관계가 구축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우혈이 사랑했던 여인의 초상화까지 봤던 인해는 도식으로 인해 마주하게 될 해원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가슴 뛰는 사랑을 하기 위해 인간이 되고자 하는 뱀파이어 우혈과 그보다 더 차가운 인간 인해의 사랑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이런 관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지만 더디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아쉽게 다가옵니다. 다음 이야기에 변수들이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Drama 드라마이야기 > Korea Drama 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적의 형제 5회-드러난 진실, 정우 아버지는 과연 누구인가? (0) | 2023.07.13 |
---|---|
가슴이 뛴다 6회-옥택연 윤소희 기습 포옹, 재회가 악연이 된다 (0) | 2023.07.12 |
악귀 6회-아귀와 마주한 김태리, 악귀 만든 것은 김해숙이다? (0) | 2023.07.09 |
악귀 5회-진선규 이용한 악귀, 김태리가 찾았다고 한 물건 의미 (0) | 2023.07.08 |
기적의 형제 4회-연쇄 살인 카이 정체는 강산의 형이었다 (2) | 2023.07.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