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이란 배우가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드라마 '나쁜 엄마'는 3회를 넘어서며 새로운 변곡점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주 첫 주 방송이 강호가 태어나 검사가 되는 과정을 그리는데 집중했다면, 이제 그가 7살 아이가 되어 새롭게 시작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돼지를 너무 사랑하는 남자의 프러포즈를 받고 결혼한 영순은 행복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남자라면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돼지 부부를 행복하게 한 것은 임신이었죠.
모든 것이 술술 잘 풀려나가는 듯한 상황에 의도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마라톤이 열리는 코스에 이들의 돼지 농장이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죠. 대한민국의 어두운 면을 보일 수 없다며 당시 정부는 불법 철거를 강행하던 시기였습니다.
조폭이나 다름없는 건설사 대표 송우벽과 만남은 돼지 부부에게는 불행이었습니다. 애국심을 언급하던 자들이 국내에서는 살 수도 없는 미국 담배를 건네는 것을 보며, 지적하던 해식은 당당했지만 그게 모든 것을 불행하게 만들었습니다.
해식을 회유해 농장을 없애기 어렵다고 생각한 우벽은 새벽 농장을 불태워버렸죠. 이 사건으로 법정에 섰지만, 목격자도 동네 사람들도 모두 이미 우벽에 의해 영혼까지 판 상태였습니다. 문제의 미제 담배가 화재 현장에 있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나눠줬다는 우벽의 주장을 해식이 뒤집을 수는 없었습니다.
해식의 편에 섰던 이들 모두 법정에서는 우벽의 편이었으니 말이죠. 그렇게 무죄 선고를 받자 해식은 더욱 열심히 사건의 진실을 파해쳤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검사 오태수 역시 우벽의 지원을 받는 부패한 존재였음을 해식은 몰랐습니다.
우벽에 의해 자살로 위장된 해식과 그런 상황을 이용한 태수의 행태는 이 드라마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설정입니다. 남편 없이 강호를 낳고 홀로 키우는 영순은 스스로 나쁜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빠 없는 아이라 놀림받는 강호에게 판검사가 되라며 공부를 강요했습니다. 그렇게 힘을 가져야 아빠처럼 억울한 삶을 살지 않을 것이란 영순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엄마 영순의 바람처럼 강호는 우수한 실력으로 검사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강호가 존경하는 인물이 바로 오태수라는 사실은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아버지 죽음을 덮은 존재를 존경하는 강호는 직접 죽음으로 내몬 우벽건설 송우벽을 돕는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 원수인 우벽과 태수를 존경하는 강호는 그 자체가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반감은 그렇게 검사가 된 후 철저하게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이어졌죠. 영순은 어머니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엄마의 마음이지 아들의 의지와 바람은 아니었습니다.
성공에 대한 엄마의 집착은 강호에게 건너서는 안 되는 강을 건너게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태수의 하영에게 접근했고, 결혼까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벽에게 자신을 양자로 삼아달라며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인 태수의 약점까지 잡은 강호의 행동이 우벽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리되었다고 생각되는 순간 그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머니를 찾아가 양자 입적을 허락해달라고 한 강호는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잠이 들었고, 차에서 하영이 나온 후 트럭은 그렇게 강호를 죽음 직전까지 몰아갔습니다.
이 모든 것은 태수의 전략이었고, 딸인 하영은 아버지 말에 따랐습니다. 공범이 된 부녀에 의해 강호는 사경을 헤매다 겨우 깨어났지만 7살 시절에 기억이 갇혔고, 몸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존재가 되었죠. 그런 아들을 보며 영순은 다시 나쁜 엄마가 되기로 작정합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뭐든 다 하겠다는 영순을 절망하게 만든 것은 강호의 한 마디였습니다. 억지로 밥을 먹이려는 영순의 행동을 거부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했던 말 때문이었습니다. 많이 먹으면 졸려서 공부 못한다는 말에 제대로 밥도 먹지 않았던 강호의 모습이 식사를 거부하는 이유였기 때문이죠.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자책하지만 엄마는 위대했습니다. 키우는 돼지를 보며 굶주림이 극에 달하면 뭐든 할 수 있음을 깨달은 영순은 강호가 스스로 움직여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독려했습니다. 그렇게 굶주림에 지친 강호는 대단한 의지로 몸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렇게 스스로 밥을 먹는 상황까지 이어지게 되었죠.
3회는 새로운 반격을 위한 준비과정이었습니다. 같은 날 태어난 강호의 친구 미주의 쌍둥이들 아버지는 누구일까요? 현재로서는 강호가 가장 유력하죠. 강호 바라기였던 미주를 그도 좋아했습니다. 대입 시험날 사고를 당한 미주를 위해 시험을 포기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강호가 아버지 원수들에게 접근한 것은 우연일까요? 그것 역시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호가 바보는 아닙니다. 태수가 아버지 사건 담당 검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자서전이나 다른 서적들을 통달할 정도로 집중적으로 그를 공부했습니다. 단순한 팬심이었을까요?
강호가 의도적으로 태수 딸에게 접근한 것 역시 그저 출세욕이 만든 결과였을까요? 그 역시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호는 이미 복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복선들이 깔려있다면 어느 순간 강호의 기억과 함께 이들에 대한 복수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겁니다.
동업한 언니의 배신으로 고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게 되는 미주와 강호가 재회하며 기억들이 다시 되살아는 과정들도 흥미롭게 다가올 듯합니다. 7살 아이로 돌아간 강호가 미주 쌍둥이들과 베프가 되어가는 과정들과 초반 보여줄 어린아이 강호와 엄마의 호흡 역시 '나쁜 엄마'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적을 모두 공개한 것은 그들에 대한 복수를 어떤 식으로 해갈지 그 과정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명확한 선악 구도와 영순 마을 사람들과 모든 것을 가진 자들과의 대결 구도가 자연스럽게 쌓이는 과정들 역시 흥미롭습니다. 이 극과 극의 구도는 결국 이 극심한 차이가 주는 반전으로 쾌감을 불러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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