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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나 혼자 산다의 미래는 여은파다

by 자이미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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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맞춤 예능이었던 <나 혼자 산다>는 큰 사랑을 받았다. 과거형이 되어가는 것은 이전 인기만큼 화제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유사한 방송인 <온앤오프>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방송 매체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만이 아니다.

 

브이로그가 일상처럼 등장하며 유튜브에 가면 연예인부터 일반인까지 그들의 일상을 생중계하듯 공개하는 영상이 가득하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이들의 일상을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더는 <나 혼자 산다>가 독점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너나없이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시대에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다. 1인 거주 시대를 위한 맞춤형 방송은 철저하게 연예인들을 위한 놀이 정도로 변질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혐오를 드러내다 여론의 역풍을 맞은 출연자에 대한 비난 여론도 드높다.

 

여론에 밀려 출연을 하고 있지 못하지만, 하차는 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이와 관련해 확고한 의지가 없다. 그저 이번 주 촬영에 임하지 않았다는 말로 반복적인 혐오 논란을 일으킨 출연자를 옹호하기에 바쁘다. 그가 출연하지 않아도 고정 시청률은 존재한다.

 

오히려 문제의 출연자가 나오지 않자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출연하지 않아도 <나 혼자 산다>가 큰 문제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착을 보이는 제작진의 행태를 보면 이상하기만 하다. 소속사가 제작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예능에서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런 점에서 혼자 산다는 것에 방점을 찍은 다양한 연예인들의 일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 혼자 산다>의 가치는 유지된다. 이미 초심은 사라졌다. 다양한 출연자들의 일상은 보여주는 것은 한계에 다다랐다.

 

고정 출연자들이 마치 시트콤을 찍듯 방송되고 있다는 점에서 <나 혼자 산다>가 추구하는 재미의 방점은 익숙함 속에서 뭔가를 찾는 방식이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이 혐오 논란으로 시끄러운 출연자를 내치지 못하는 이유도 언뜻 이해되기도 한다. 그게 전부이니 말이다.

 

<온앤오프>도 홀로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담고 있지만, 확실한 변별성을 줬다. 일과 일상을 나눠서 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설정을 했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그 역시 <나 혼자 산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면 차이가 발생한다.

<나 혼자 산다>가 품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이제 <온앤오프>가 품어가고 있다. 고정 출연진들의 일상과 함께 매주 새로운 출연진들이 등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 혼자 산다>가 품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이제 <온앤오프>가 대신하는 느낌이다.

 

이 상황에서 '여은파'의 활약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박나래, 한혜진, 화사가 모인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는 <나 혼자 산다> 방송 중 박나래 집에 모인 이들이 놀며 새로운 이름들을 지어주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렇게 탄생한 '여은파'는 <나 혼자 산다> 인기를 능가하고 있다.

 

유튜브를 위한 방송으로 제작되었지만, 4일 방송에서는 <나 혼자 산다>에서 직접 다루며 메인으로 격상되었다. 여러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내보냈을 가능성도 존재하기는 한다. 기아84 촬영분이 존재하지만 내보내기 힘들어지자, 유튜브로 공개되던 '여은파'를 끌어왔을 가능성도 존재하니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나 혼자 산다> 역시 '여은파'가 자신들의 미래라고 확신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여은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본방송인 <나 혼자 산다>가 끝난 후 방송되는 <여은파>가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망가진 세 명의 출연자가 벌이는 모습들에 많은 이들은 열광한다. 남성 위주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제 보다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야만 한다는 대중들의 요구가 열광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방송에서 우연하게 만들어진 부캐를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신을 찾고 즐기는 그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모두가 이런 열망 하나는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 찌든 자신이 아닌 자유롭게 삶을 즐기고 싶은 또 다른 자아도 존재하니 말이다.

브이로그가 일상인 시대, 이를 넘어서 뭔가 특별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한 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여은파'는 분명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유튜브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트랜드에 잘 맞는단 의미이기도 하다.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며, 과거 남성 위주 사회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격한 저항이 조금씩 줄어들며 자연스럽게 변화는 찾아오고 있다. 남녀 평등을 넘어 성별로 구분되지 않고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여은파'는 이런 변화를 이끄는 예능으로 자리할 가능성도 높다. 여성이 중심이 되는 예능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상황에서 승승장구 중인 '여은파'는 어쩌면 <나 혼자 산다>의 미래일지도 모르겠다. 4일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여은파'와 '얼간이 형제'들이 출연하고, 그들의 일상이 마치 비교하듯 방송되었다. 스타 개인에 대한 호불호는 존재할 수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제 남성들을 앞세운 예능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여은파'는 <나 혼자 산다>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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