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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의 해방일지 15회-1원이 아닌 산이라는 창희, 과거형으로 고백하는 자경 이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

by 자이미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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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마지막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해피엔딩과 새드엔딩 사이에서 그 무엇도 아닌 열린 결말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전작인 '나의 아저씨'가 행복에 무게를 둔 열린 결말로 마무리했듯 말이죠. 구자경도 시청자들도 알지 못하는 염 씨 삼 남매의 삶이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평생 남편과 가족을 위해 희생만 하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혜숙은 과한 노동으로 인해 숨졌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 죽음은 남겨진 이들의 삶을 본질적으로 바꾸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혜숙의 갑작스러운 죽음 뒤 3년이 흘러 제호를 찾은 구 씨는 이 변화에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정은 구씨의 갑작스러운 전화가 반가웠습니다. 계란의 노른자위인 서울에 입성한 삼 남매는 낡은 아파트에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구 씨와 3년 만에 재회한 미정은 웃기만 합니다. 그리고 미정을 보고 나서야 겨우 웃음을 찾은 구 씨도 미정의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구자경입니다"라며 자기 소개를 처음으로 합니다.

 

사람들과 관계가 불편하고 힘든 미정과 자경은 공통점이 참 많습니다. 미정이 자경에게 끌린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했죠. 혼자는 항상 다수를 보면 긴장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다수와 일인의 상황들에 대해 언급하는 자경에게 "우린 2야 아니면 1이야"라고 묻죠.

 

뻔한 답을 원하는 미정에게 자경은 "너 나 경계하냐?"라고, 미정은 "진작 전화하지"라는 말로 불필요한 답을 넘어선 답을 전합니다. 그렇게 둘은 시장 데이트를 하며, 힐이 불편할 것 같은 미정에게 운동화를 사주고, 추운 날씨를 위하 장갑을 그리고 미정의 짐을 담을 가방까지 산 자경은 이 모든 상황이 행복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다 삼식이 전화를 받고 오늘이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임을 알고 당황합니다. 그에게는 남겨진 일이 있었으니 말이죠. 그런 자경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돌아올 수 있으면 기다릴테니 갔다 오라 합니다. 그런 미정을 위해 열심히 달려 수금하는 자경에게는 의도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죠.

 

백화점 화장품 코너 직원이었던 술값 떼어먹고 갔던 그가 돌아와 행패를 부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휘두르는 깨진 술병으로 인해 얼굴에 생채기가 난 자경은 울컥할 수밖에 없었죠. 여기에 선배는 노름 빚을 갚기 위해 돈을 숨기기까지 했습니다.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았던 자경의 삶은 미정으로 인해 다시 출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에도 존재했지만, 깨닫지 못하거나 무의미하게 보였던 그 모든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난 듯 드러나며 자경을 자극하기 시작합니다. 그건 곧 자경의 위기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미정이 삶을 버텨내는 힘은 하루 5분이라도 행복한 순간을 채워내는 것이었습니다.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몇 초 정도 느낄 수 있는 짧은 행복을 적립해 하루를 버텨낸다는 미정의 이야기에 자경도 그렇게 실천하며 살고자 합니다. 무료함을 넘어 살아있는 시체처럼 살았던 그에게 미정은 구원, 즉 추앙 그 자체였습니다. 

 

자경에게는 산포는 그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눈이 와서 도시가 멈춘 날 걸어서 산포가는 생각을 했다 합니다. 그 순간 자경이 가고 싶었던 곳이 산포라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 없죠. 그의 삶을 바꿀 수 있게 해 준 곳이 바로 그곳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자경이 미정에게 전화한 그날은 자신의 돈을 갚지 않고 전 여친에게 도망간 전 남자 친구의 결혼식날이었습니다. 돈도 갚지 않고 화려한 결혼식을 하는 그 남자에게 따졌지만, 그걸 가지고 자신을 비난했다 합니다. 그렇게 완전히 흑화가 되려는 순간 자경에게서 전화가 왔다 합니다.

 

"이 사람 날 완전히 망가지게 놔두지 않는구나, 날 잡아주는 구나"하는 생각을 미정은 했습니다. 자칫 최악일 수도 있는 상황을 붙잡아준 이가 자경이니 말이죠. 그렇게 미정과 자경 모두는 서로를 지지해주는 관계가 되었다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창희는 편의점에 앉아 있습니다. 알바라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곳은 창희가 운영하는 편의점이었습니다. 창희에게도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군고구마 굽는 기계 파는 사업을 하다 큰 빚까지 진 그는 절망 속에서 잠시 쉬어가기 위해 들린 곳이 바로 현재의 편의점이라 합니다.

 

마침 친구가 전화해 동네에 편의점 나왔는데 해보지 않겠냐 질문했다며 창희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다시 언급합니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죽음을 예지하듯, 가장 먼저 발견했던 것처럼 창희는 기묘한 현상들에 대해 자기화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현아와는 연인이 되었지만 헤어졌습니다. 서로 맞지 않는 성격은 그렇게 이별을 요구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 만나고 실증나면 언제든 찾아와도 내 옆에 아무도 없으면 받아주겠다는 창희의 그 말은 배려였을까요? 현아 입장에서는 그건 배려가 아닌 폭력이었을 겁니다. 창희의 입장에서 본 그 상황은 절대 중립적일 수는 없으니 말이죠. 

 

서울 사람이 되었으니 공부한다며, 집 주변의 고궁과 산들에 대해 공부하듯 읽는 창희의 모습이 아르바이트 생으로서는 신기하게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큰 빚을 졌지만, 밤샘 근무까지 하며 창희는 악착같이 갚아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수고했다는 말까지 들은 창희는 그렇게 출근하던 중 오열하기 시작합니다.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빚에서 해방되었다는 안도감과 자신의 삶에 대해 회한이 그를 울게 만들었는지 모릅니다. 편의점을 찾은 이제는 팀장이 된 친구에게 창희는 구 씨가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건넵니다. 지구 인구를 1원짜리에 비유해, 70억 개가 모이면 산이 된다는 창희는 자신은 1원이 아닌 산인지도 모르겠다 합니다.

주체적이고 개별적인 1원이 아닌, 그런 모든 것들이 보인 산 자체라는 것은 창희의 삶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합니다. 자아가 존재하지 않은 전체가 자신이라 생각하는 창희의 자존감은 무너질대로 무너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욕망이 제거된 채 오직 하루를 버텨내는 창희의 삶은 결국 현아가 구원해줄까요?

 

태훈과 사랑이라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던 기정은 예상했던 복병에 막힌 일상을 버텨내고 있었습니다. 유림의 졸업과 입학식에 참석하려는 자신을 막고 나선 경선의 행동은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말도 없던 유림이 갑자기 사춘기를 맞으며 깡패가 되었다며 어떻게 함께 살아야 할지 힘들다고 합니다.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하는 장면은 고깃집에서 태훈 부녀를 처음 만나던 때와 오버랩되었습니다. 애 딸린 홀아비에 대한 폄하 대신 유림이 스무 살이 되는 오십이 되어야 결혼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 나이가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될 것 같다는 신세한탄이 실제 오십 대 뒷 테이블 사람들에게 불쾌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스무 살 시절이나 오십이 된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다는 그녀들은 아마 팔십이 되어도 같을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기대와 우려와 상관없이, 특별할 것 없는 우리네 인생의 무료함은 실제이기도 합니다. 둘이라 행복했던 친구는 남편을 보내고, 혼자 사는 삶의 행복을 언급합니다. 상대성은 존재하고 그렇게 인생은 무엇이 정답이라 말하기 복잡합니다.

 

편의점에서 임테기를 보던 기정은 유림과 마주치게 되었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은 태훈의 큰누나의 우려로 이어졌습니다. 임신했다면 결혼하라는 말에 태훈은 기정과 만나 열심히 먹는 그를 보며 임신을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마구 먹던 기정은 그날이 오면 모든 것이 맛있다는 말에 안도했습니다.

"다행이다"라는 태훈의 그 말속에는 기정보다는 딸 유림이 더욱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기정은 애써 괜찮아했지만, 상처가 될 수밖에 없었죠. 뒤늦게 자신이 한 행동이 무례했음을 깨닫고 사과하지만, 기정의 상처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빈이 복수를 위해 머리를 밀듯, 기정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똑단발로 잘라냈습니다. 헤어스타일의 변화는 심정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런 기정과 태훈은 과연 결혼이라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삼 남매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기정에게도 그런 행복이 찾아올지는 의문입니다.

 

시장 데이트를 하다 오늘이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임을 알고 급하게 수금하던 자경은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자신을 웃게 해주는 미정과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온갖 불안도 해소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보일러가 고장 났어도 고치지도 않는 값비싼 자경의 오피스텔은 그를 닮아 있었습니다. 

 

그런 자경에게 난로를 선물하지만, 혼자인 그에게는 그 어떤 따뜻함도 무의미했습니다. 미정이 그 집을 찾아서야 겨우 난로가 의미를 가질 수 있었으니 말이죠. 회사를 옮긴 미정은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었고, 자경과 재회하며 더 행복해지고 있었습니다.

 

호빠를 언급하는 자경의 말에도 동요없는 미정은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자경은 미정에게 아르바이틀 제안합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요구였죠. 알코올 중독 증세가 심한 자경에게 치료를 권한 회장에게 담당의를 바꿨다는 말로 치유를 위해 나선 자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무표정에 생기마저 잃어버린 자경이 미정을 만나고 난 후 반짝거리는 모습을 회장 앞에서도 드러낸 것은 그의 삶에 미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줬죠. 그런 미정에게 "나 너 정말 좋아했다"는 과거형 고백은 자경의 불안한 현재를 잘 보여줬습니다.

 

회장에게 자신이 언제 어떤식으로 공격당할지 몰라 경계하고 있다는 말을 한 것처럼 그의 삶은 평온할 수 없었습니다. 그 불안을 막기 위해 마시던 술은 산포에서 겨우 치유되는 듯했지만, 다시 구렁텅이에 빠진 자경은 미정과 재회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했습니다. 해방을 통해 추앙할 수 있다는 기대가 그의 고백 속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죠.

 

10회씩 연장하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면 끝내자는 자경의 말에 미정은 그러자고 합니다. 밑바닥에 있던 자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미정으로서는 그의 현재가 달라졌다고, 혹은 과거 호빠에서 일을 했다는 사실조차도 의미가 없었습니다.

 

미정과 재회하며 다시 인간다운 삶을 꿈꾸는 자경은 그 바닥에서는 제거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위기 속에서 자경은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현아와 재회한 창희는 어떻게 될까요? 변한 기정과 태훈의 사랑은 여전히 단단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 한 번의 이야기를 남긴 '나의 해방일지'는 모두에게 해방과 추앙을 선사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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