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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강직했던 중전의 죽음은 <동이>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합니다. 세자와 연잉군을 둘러싼 권력 암투는 더욱 심화되고 권력에 대한 집착은 수많은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온화한 미소를 가지고 가장 위험하고 거친 자리를 지켜내고 유지해왔던 중전의 존재감은 곧 배우 박하선의 존재감이기도 했습니다.
중전의 죽음과 뒤따르는 파장들
1. 중전의 죽음과 드러나는 위기들
희빈을 만나고 온 후 급격하게 통증을 호소하던 중전은 쓰러지고 맙니다. 숙의의 방문으로 중전이 쓰러진 걸 발견하고 어의를 찾습니다. 희빈에 의해 사가로 쫓겨 가면서 병이 나기 시작했던 중전은 다시 한 번 희빈으로 인해 죽음 직전까지 몰리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상관관계를 찾아내거나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드라마로 재해석된 <동이>에서는 희빈의 존재감과 중전, 숙의로 이어지는 관계에서는 극을 끌어가는 동력으로서 무척이나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중전의 죽음은 숙종에 트라우마를 가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희빈에게는 종말을 가져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미 희빈을 따라 그녀를 보필하고 세자를 통해 자신의 세력들이 지속적인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해왔던 장무열로서는 중전의 죽음과 함께 희빈에 대한 공격이 강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일련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세자의 비밀을 알게 된 장무열로서는 심한 배신감과 함께 자신의 세력을 위한 다른 선택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지요.
숨겨야만 하는 비밀을 알고 있는 중전이 죽음 직전까지 몰렸다는 것은 희빈으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중전이 숨긴 내의녀만 찾으면 모든 것은 끝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 희빈은 중전의 나인인 종금이를 납치합니다. 그렇게 위협해서 얻어낸 장소로 향하지만 마지막 기력으로 잠시 정신을 차린 중전은 내의녀가 있는 장소를 알려줍니다.
그렇게 그들은 내의녀 찾기 대결을 벌이고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희빈, 숙의, 장무열은 속도전을 펼칩니다. 결과적으로 장무열이 보낸 이들이 간발의 차이기는 하지만 내의녀를 손에 얻게 됩니다. 그렇게 얻어진 내의녀를 통해 얻어진 세자의 비밀을 알게 된 장무열은 희빈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그녀의 파멸에 앞장서는 존재로 변해가게 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희빈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좀 더 치밀한 계획과 앞을 내다보는 눈이 필요한 시점 세자를 지켜 자신이 다시 중전이 되어야겠다는 사욕은 희빈의 눈을 흐리게 만들기만 합니다.
희빈의 오빠로 모든 악행은 자처하는 희재는 일만 벌일 뿐 그 어떤 것도 해결해내지 못하고 공격의 빌미만을 제공하는 존재입니다. 여기에 그들의 어머니가 벌이는 무모 함들은 그들이 조만간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음을 예고합니다. 내의녀가 숨어있던 장소에 자신의 칼까지 흘리고 온 희재는 있어서 민폐가 되는 존재일 뿐입니다.
숙종이 여전히 숙원을 잊지 못하고 왕자 금과 함께 살던 사가에 방화를 시도하고 이번에는 세자의 병세를 알고 있는 중전을 죽이기 위해 무당을 찾습니다. 우매한 그들의 행동들은 스스로 늪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빌미들만 만들 뿐이었습니다.
여흥민씨(인현왕후의 본가) 패와 짚 인형을 만들어 저주를 내린 사실이 숙의에 의해 밝혀지며 그들은 벗어날 수 없는 덫 에 빠져들고 있음을 그들만 모를 뿐이었습니다. 궁지에 몰릴수록 좀 더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 현재의 위기만 모면하면 된다는 식의 희빈 무리의 행동은 죽음을 재촉하는 행위밖에는 되지 못합니다.
기력을 회복하는 것 같아 행복해했던 숙의는 중전이 죽어가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연잉군과 함께 살아주게"라는 중전의 마지막 말은 그녀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을 만나 행복했고 행운이었다고까지 이야기를 하는 중전의 유언이 숙의를 눈물 흘리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숙종에게 "연잉군을 지켜주세요"라며 자신의 부재 후 몰아닥칠 수밖에 없는 궁궐 내 암투에서 어리고 영특한 왕자를 지켜달라는 말은 숙종을 더욱 애틋하게 만듭니다. "숙의에게 자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해 주세요"라는 중전의 숙의에 대한 애정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유언을 남긴 중전은 눈을 감고 피바람을 예고하는 거센 변화는 <동이>를 흥미롭게 이끕니다. 영특하고 마음까지 고은 연잉군을 그 누구보다 챙기고 사랑하는 세자의 모습은 더욱 애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 서로 죽음으로 몰아가는 어머니들과는 달리,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돈독해지기만 하는 세자와 연잉군은 그래서 슬프기만 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궁굴 내에 불어 닥칠 권력 암투가 더욱 잔혹하고 무정하게 보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2. 연잉군의 교육관
매 회 연잉군을 통해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이>는 49회에서는 도토리를 통해 자신과는 다른 환경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이들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왕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왕의 아들로 태어나 어쩌면 왕이 될 수도 있는 연잉군에게 단순한 학문과 법도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평민들의 힘겨운 삶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고 값진 공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단순한 학식만을 강요하는 세상에 지식보다는 인간을 먼저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마음을 가르친다는 것은 특별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박식함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인간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없이는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이치와 지혜를 알아가는 이가 한 나라의 왕이 된다는 것은, 백성들을 두루 돌아보며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성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연잉군의 교육은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도 과거와 다름없는 권력지배층들에 대한 인성이 중요하니 말입니다.
장관으로 있으며 자신의 딸을 고위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사회적 규칙들까지 어겨가는 세상은 탐욕스럽기만 합니다. 그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이 얼마나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지 다시 한 번 알게 해주니 말입니다. 도드라진 이번 사건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팽배해진 가진 자들의 특권의식은 자식들의 권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 온갖 특혜를 부여하며 탐욕의 끝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곤 합니다.
이런 막장 같은 세상에 왕이 될 수도 있는 왕자가 자신이 속해 있는 공간이 아닌, 가장 낮은 곳에서 결코 먹을 수 없는 도토리를 먹기 위해 다투는 서민 아이들을 이해하는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연잉군의 스승인 운학은 "그 쓴 맛을 잊지 마십시오"로 권력의 중심에 섰을 때 권력에 취하지 말고 서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이런 '쓴맛'에 대한 기억은 현재의 권력자들에게 더욱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온 몸에 설탕범벅인 그들에게는 써서 도저히 먹기 힘든 도토리라도 먹기 위해 다투는 서민들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어 보입니다.
3. 박하선 그 조용한 존재감
중전으로 등장해 그 어느 때보다도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박하선은 조용한 존재감으로 새로운 발견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2005년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데뷔를 한 이 여배우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전수일 감독의 <영도다리>에서 주연을 맡기는 했지만 예술성 높은 영화는 대중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는 없지요. 그렇게 무명에 가까운 조연 배우였던 박하선은 사극 <동이>를 통해 조연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감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단아한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는 그동안 사극에 등장했던 수많은 존재들을 압도하는 존재감으로 새로운 발견이 되었습니다. 정말 당시 중전은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란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고전적인 미를 발산한 박하선의 등장은 <동이>를 보게 하는 새로운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박하선 자신도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현할 정도로 여배우 박하선에게도 <동이>는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인기 많은 드라마에 매력적인 조연으로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케 한 박하선은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조연들이 반짝 인기를 얻으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경우들도 있지만 그 작품이 최고 히트작으로 남는 경우들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무 완벽하게 중전과 맞아 떨어졌다는 것은 현대극에서 그녀의 역할을 한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는 습성이 있기에 중전의 단아한 모습만을 기억하고 그녀에게 이런 모습만을 강요한다면 자칫 잘못해선 박하선에게도 <동이>에서 맡은 중전 역할이 가장 히트한 배역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의외의 발견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박하선이라는 배우가 어쩔 수 없이 죽음으로 <동이>를 떠나지만 이 드라마를 꾸준하게 봐왔던 이들에게는 그녀를 잊기는 힘들 듯합니다. 마지 과거의 중전이 환생한 듯한 맞춤형에 가까운 박하선의 존재감은 사극 <동이>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멋진 퇴장을 하게 되는 박하선으로서는 차기작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중전의 이미지에 멈추지 말고 이를 도약대로 생각해 좀 더 넓고 깊이 있는 배우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이 다양한 능력을 가진 배우의 미덕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녀의 차기작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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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의 죽음과 뒤따르는 파장들
1. 중전의 죽음과 드러나는 위기들
희빈을 만나고 온 후 급격하게 통증을 호소하던 중전은 쓰러지고 맙니다. 숙의의 방문으로 중전이 쓰러진 걸 발견하고 어의를 찾습니다. 희빈에 의해 사가로 쫓겨 가면서 병이 나기 시작했던 중전은 다시 한 번 희빈으로 인해 죽음 직전까지 몰리게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상관관계를 찾아내거나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드라마로 재해석된 <동이>에서는 희빈의 존재감과 중전, 숙의로 이어지는 관계에서는 극을 끌어가는 동력으로서 무척이나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중전의 죽음은 숙종에 트라우마를 가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희빈에게는 종말을 가져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미 희빈을 따라 그녀를 보필하고 세자를 통해 자신의 세력들이 지속적인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해왔던 장무열로서는 중전의 죽음과 함께 희빈에 대한 공격이 강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일련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세자의 비밀을 알게 된 장무열로서는 심한 배신감과 함께 자신의 세력을 위한 다른 선택을 해야만 하기 때문이지요.
숨겨야만 하는 비밀을 알고 있는 중전이 죽음 직전까지 몰렸다는 것은 희빈으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중전이 숨긴 내의녀만 찾으면 모든 것은 끝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한 희빈은 중전의 나인인 종금이를 납치합니다. 그렇게 위협해서 얻어낸 장소로 향하지만 마지막 기력으로 잠시 정신을 차린 중전은 내의녀가 있는 장소를 알려줍니다.
그렇게 그들은 내의녀 찾기 대결을 벌이고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희빈, 숙의, 장무열은 속도전을 펼칩니다. 결과적으로 장무열이 보낸 이들이 간발의 차이기는 하지만 내의녀를 손에 얻게 됩니다. 그렇게 얻어진 내의녀를 통해 얻어진 세자의 비밀을 알게 된 장무열은 희빈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그녀의 파멸에 앞장서는 존재로 변해가게 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희빈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좀 더 치밀한 계획과 앞을 내다보는 눈이 필요한 시점 세자를 지켜 자신이 다시 중전이 되어야겠다는 사욕은 희빈의 눈을 흐리게 만들기만 합니다.
희빈의 오빠로 모든 악행은 자처하는 희재는 일만 벌일 뿐 그 어떤 것도 해결해내지 못하고 공격의 빌미만을 제공하는 존재입니다. 여기에 그들의 어머니가 벌이는 무모 함들은 그들이 조만간 종말을 맞을 수밖에 없음을 예고합니다. 내의녀가 숨어있던 장소에 자신의 칼까지 흘리고 온 희재는 있어서 민폐가 되는 존재일 뿐입니다.
숙종이 여전히 숙원을 잊지 못하고 왕자 금과 함께 살던 사가에 방화를 시도하고 이번에는 세자의 병세를 알고 있는 중전을 죽이기 위해 무당을 찾습니다. 우매한 그들의 행동들은 스스로 늪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빌미들만 만들 뿐이었습니다.
여흥민씨(인현왕후의 본가) 패와 짚 인형을 만들어 저주를 내린 사실이 숙의에 의해 밝혀지며 그들은 벗어날 수 없는 덫 에 빠져들고 있음을 그들만 모를 뿐이었습니다. 궁지에 몰릴수록 좀 더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 현재의 위기만 모면하면 된다는 식의 희빈 무리의 행동은 죽음을 재촉하는 행위밖에는 되지 못합니다.
기력을 회복하는 것 같아 행복해했던 숙의는 중전이 죽어가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연잉군과 함께 살아주게"라는 중전의 마지막 말은 그녀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을 만나 행복했고 행운이었다고까지 이야기를 하는 중전의 유언이 숙의를 눈물 흘리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숙종에게 "연잉군을 지켜주세요"라며 자신의 부재 후 몰아닥칠 수밖에 없는 궁궐 내 암투에서 어리고 영특한 왕자를 지켜달라는 말은 숙종을 더욱 애틋하게 만듭니다. "숙의에게 자신의 자리를 대신하게 해 주세요"라는 중전의 숙의에 대한 애정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유언을 남긴 중전은 눈을 감고 피바람을 예고하는 거센 변화는 <동이>를 흥미롭게 이끕니다. 영특하고 마음까지 고은 연잉군을 그 누구보다 챙기고 사랑하는 세자의 모습은 더욱 애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 서로 죽음으로 몰아가는 어머니들과는 달리,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돈독해지기만 하는 세자와 연잉군은 그래서 슬프기만 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궁굴 내에 불어 닥칠 권력 암투가 더욱 잔혹하고 무정하게 보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2. 연잉군의 교육관
매 회 연잉군을 통해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동이>는 49회에서는 도토리를 통해 자신과는 다른 환경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이들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왕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왕의 아들로 태어나 어쩌면 왕이 될 수도 있는 연잉군에게 단순한 학문과 법도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평민들의 힘겨운 삶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고 값진 공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단순한 학식만을 강요하는 세상에 지식보다는 인간을 먼저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마음을 가르친다는 것은 특별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박식함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인간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없이는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이치와 지혜를 알아가는 이가 한 나라의 왕이 된다는 것은, 백성들을 두루 돌아보며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성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연잉군의 교육은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도 과거와 다름없는 권력지배층들에 대한 인성이 중요하니 말입니다.
장관으로 있으며 자신의 딸을 고위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사회적 규칙들까지 어겨가는 세상은 탐욕스럽기만 합니다. 그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이 얼마나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지 다시 한 번 알게 해주니 말입니다. 도드라진 이번 사건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팽배해진 가진 자들의 특권의식은 자식들의 권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 온갖 특혜를 부여하며 탐욕의 끝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곤 합니다.
이런 막장 같은 세상에 왕이 될 수도 있는 왕자가 자신이 속해 있는 공간이 아닌, 가장 낮은 곳에서 결코 먹을 수 없는 도토리를 먹기 위해 다투는 서민 아이들을 이해하는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연잉군의 스승인 운학은 "그 쓴 맛을 잊지 마십시오"로 권력의 중심에 섰을 때 권력에 취하지 말고 서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이런 '쓴맛'에 대한 기억은 현재의 권력자들에게 더욱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온 몸에 설탕범벅인 그들에게는 써서 도저히 먹기 힘든 도토리라도 먹기 위해 다투는 서민들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어 보입니다.
3. 박하선 그 조용한 존재감
중전으로 등장해 그 어느 때보다도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박하선은 조용한 존재감으로 새로운 발견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2005년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데뷔를 한 이 여배우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전수일 감독의 <영도다리>에서 주연을 맡기는 했지만 예술성 높은 영화는 대중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기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는 없지요. 그렇게 무명에 가까운 조연 배우였던 박하선은 사극 <동이>를 통해 조연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감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단아한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는 그동안 사극에 등장했던 수많은 존재들을 압도하는 존재감으로 새로운 발견이 되었습니다. 정말 당시 중전은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란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고전적인 미를 발산한 박하선의 등장은 <동이>를 보게 하는 새로운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박하선 자신도 마지막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현할 정도로 여배우 박하선에게도 <동이>는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인기 많은 드라마에 매력적인 조연으로 등장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케 한 박하선은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조연들이 반짝 인기를 얻으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경우들도 있지만 그 작품이 최고 히트작으로 남는 경우들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무 완벽하게 중전과 맞아 떨어졌다는 것은 현대극에서 그녀의 역할을 한정지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는 습성이 있기에 중전의 단아한 모습만을 기억하고 그녀에게 이런 모습만을 강요한다면 자칫 잘못해선 박하선에게도 <동이>에서 맡은 중전 역할이 가장 히트한 배역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의외의 발견이라고 부를 수 있는 박하선이라는 배우가 어쩔 수 없이 죽음으로 <동이>를 떠나지만 이 드라마를 꾸준하게 봐왔던 이들에게는 그녀를 잊기는 힘들 듯합니다. 마지 과거의 중전이 환생한 듯한 맞춤형에 가까운 박하선의 존재감은 사극 <동이>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멋진 퇴장을 하게 되는 박하선으로서는 차기작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중전의 이미지에 멈추지 말고 이를 도약대로 생각해 좀 더 넓고 깊이 있는 배우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이 다양한 능력을 가진 배우의 미덕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녀의 차기작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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