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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병원을 나서 서울 근교로 나서는 2중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장우는 이렇게 전쟁과는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 전쟁터가 아닌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수연이 있는 고향 영천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그에게 운명은 전쟁터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운명처럼 다시 돌아간 영천에서 마지막을 바라본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나섰던 전쟁터였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머슴의 아들이었던 자신이 주인집 딸이자 의사인 수연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전투는 그를 점점 전투 기계로 만들어갈 뿐이었습니다.
수연을 둘러싸고 대립 관계일 수밖에 없었던 태호는 장교로 입대해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던 군이었습니다. 전쟁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도 뚜렷했고 전쟁을 이겨야만 하는 이유도 그에게는 명확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속한 2중대가 주둔 하던 영천면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여인 수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남자를 기다리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 태호는 그렇게 장우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운명처럼 하나가 되어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에서 서로를 돕던 그들은 조금씩 형제 이상의 관계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전투보다는 이론에 해박했던 태호와는 달리 전투로 다져진 장우는 앞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탁월한 능력을 선보이며 중대장의 자리까지 올라서는 동안 조금은 그를 시기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비롯한 부대원들을 한 가족처럼 생각하고 자신의 목숨보다는 부대원들의 목숨을 먼저 생각하는 그를 보면서 마음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증오의 대상이었던 그가 존경의 대상으로 변하고 자신이 아버지처럼 따랐던 고인이 된 중대장을 대신해 장우를 진정한 중대장으로 인정하며 그들은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는 전우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고비마다 찾아오는 수연의 문제는 그들을 힘겹게 만들었고 죽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장우는 살아있는 시체처럼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그에게 지금 서 있는 이 땅도 무모해 보일 뿐이고 자신이 살아 있어야 할 이유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를 품고 이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태호였습니다. 과거 자신을 포함해 부대를 이끌던 장우를 대신해 장우를 품고 부대를 통솔하는 태호는 그렇게 전쟁을 통해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할 정도로 성숙한 존재로 성장해가고 있었습니다.
수연이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죽음들을 접한 장우는 현실을 부정하고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사지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2중대가 대전 병원에서 치료를 하며 어둠 속에 자신을 방치하던 장우는 운명처럼 다시 자신에게 다가온 수연을 통해 새로운 삶을 기약합니다.
그렇게 수연은 장우의 아이를 몸에 품고 자신들의 고향으로 향합니다. 전쟁이 38선을 중심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꿈꿔왔던 소박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자신만을 챙기고 부대원들을 희생해 전쟁 영웅이 되고자 했던 한영민은 자신의 만용 덕에 전쟁터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 그렇게 중대장을 잃은 1소대는 전진에서 고립되고 이를 전해 듣게 된 장우는 고향보다 그들이 있는 전장으로 돌아갑니다.
혼자가 아닌 2중대원들과 함께 간 영천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1년 만에 돌아 온 그곳은 그들이 있던 그때처럼 모내기를 준비하고 평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너무 행복한 시골 마을 일 뿐이었습니다.
제법 배가 불룩해진 수연은 돌아온 장우를 반갑게 반기고 둘 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그 행복은 차마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한정된 기쁨이었습니다. 막걸리를 받으러 북쪽으로 갔던 박달문과 고만용은 지름길로 돌아오던 길에 지뢰를 밟는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피를 너무 흘려 함께 오지 못한 만용을 위해 수연이 동행하고 언제 남진해 올지 모르는 북한군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영천교를 폭파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를 가진 수연을 홀로 보낼 수 없었던 장우는 북으로 향합니다. 그들은 영천교를 사이에 두고 남과 북으로 나뉘고 언제 내려올지 모르는 북한군으로 인해 조바심이 나는 것은 북으로 올라간 그들이 아니라 남겨진 태호였습니다.
형이라 부르고 그렇게 부르고 싶었던 장우와 이제 형수가 된 수연이 북쪽 지역에 자신의 부하를 살리기 위해 올라가 있는데 그들을 버리고 영천교를 폭파할 수 없었던 태호는 자신도 그들을 찾아 북쪽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가장 긴박하고 두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로드 넘버원>도 이제는 1회 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전쟁 드라마였지만 몇몇 장면에서 보여준 작위적인 전개 등은 아쉬움을 주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다루고 있는 인간에 대한 시선들은 <로드 넘버원>이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이었습니다.
극적인 재미들이 다른 드라마들과 비교해 약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는 없었지만, 출연한 배우들의 열연은 여전히 대단할 따름입니다. 다리를 잃고 복수보다는 용서를 선택하는 오종기는 제작진이 <로드 넘버원>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이자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가족과 다리까지 모두 잃어버린 오종기가 잔인한 복수보다 용서를 선택하는 장면들이 전개과정에서 드라마적인 아쉬움을 주기는 했지만 의미가 퇴색될 수는 없겠지요. 거친 입은 여전하지만 함께 하지 못하고 다시 사지로 향하는 전우들을 남은 한 다리로 쫓아가는 그와 그런 오종기를 보며 어설픈 동정이 아닌 따뜻한 형제애를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만들어낸 최고의 우정이었습니다.
장우와 수연의 사랑에 태호가 끼어들고 그렇게 진행된 전장에서 그들의 사랑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웠다가 <로드 넘버원>의 기본 줄기가 될 수밖에는 없겠지만 그 안에 숨겨졌던 수많은 가지들은 줄기를 넘어서는 커다란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보다는 함께 하는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중대장 윤삼수의 우직하면서도 올곧은 모습은 우리시대에 쉽게 찾아보기 힘든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한 회를 남긴 <로드 넘버원>은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던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처절하게 망가져야만 했던 개인을 통해 전쟁의 허망함과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절대 재현되어서는 안 되는 전쟁은 그 잔인한 전쟁을 통해 다시 이야기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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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방송연예드라마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운명처럼 다시 돌아간 영천에서 마지막을 바라본다
처음에는 돈을 벌기 위해 나섰던 전쟁터였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머슴의 아들이었던 자신이 주인집 딸이자 의사인 수연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전투는 그를 점점 전투 기계로 만들어갈 뿐이었습니다.
수연을 둘러싸고 대립 관계일 수밖에 없었던 태호는 장교로 입대해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던 군이었습니다. 전쟁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도 뚜렷했고 전쟁을 이겨야만 하는 이유도 그에게는 명확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이 속한 2중대가 주둔 하던 영천면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여인 수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남자를 기다리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 태호는 그렇게 장우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운명처럼 하나가 되어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에서 서로를 돕던 그들은 조금씩 형제 이상의 관계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전투보다는 이론에 해박했던 태호와는 달리 전투로 다져진 장우는 앞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탁월한 능력을 선보이며 중대장의 자리까지 올라서는 동안 조금은 그를 시기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비롯한 부대원들을 한 가족처럼 생각하고 자신의 목숨보다는 부대원들의 목숨을 먼저 생각하는 그를 보면서 마음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증오의 대상이었던 그가 존경의 대상으로 변하고 자신이 아버지처럼 따랐던 고인이 된 중대장을 대신해 장우를 진정한 중대장으로 인정하며 그들은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는 전우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고비마다 찾아오는 수연의 문제는 그들을 힘겹게 만들었고 죽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장우는 살아있는 시체처럼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그에게 지금 서 있는 이 땅도 무모해 보일 뿐이고 자신이 살아 있어야 할 이유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를 품고 이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태호였습니다. 과거 자신을 포함해 부대를 이끌던 장우를 대신해 장우를 품고 부대를 통솔하는 태호는 그렇게 전쟁을 통해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할 정도로 성숙한 존재로 성장해가고 있었습니다.
수연이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죽음들을 접한 장우는 현실을 부정하고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기 시작합니다. 사지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2중대가 대전 병원에서 치료를 하며 어둠 속에 자신을 방치하던 장우는 운명처럼 다시 자신에게 다가온 수연을 통해 새로운 삶을 기약합니다.
그렇게 수연은 장우의 아이를 몸에 품고 자신들의 고향으로 향합니다. 전쟁이 38선을 중심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꿈꿔왔던 소박하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자신만을 챙기고 부대원들을 희생해 전쟁 영웅이 되고자 했던 한영민은 자신의 만용 덕에 전쟁터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맙니다. 그렇게 중대장을 잃은 1소대는 전진에서 고립되고 이를 전해 듣게 된 장우는 고향보다 그들이 있는 전장으로 돌아갑니다.
혼자가 아닌 2중대원들과 함께 간 영천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1년 만에 돌아 온 그곳은 그들이 있던 그때처럼 모내기를 준비하고 평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너무 행복한 시골 마을 일 뿐이었습니다.
제법 배가 불룩해진 수연은 돌아온 장우를 반갑게 반기고 둘 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그 행복은 차마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한정된 기쁨이었습니다. 막걸리를 받으러 북쪽으로 갔던 박달문과 고만용은 지름길로 돌아오던 길에 지뢰를 밟는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피를 너무 흘려 함께 오지 못한 만용을 위해 수연이 동행하고 언제 남진해 올지 모르는 북한군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영천교를 폭파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를 가진 수연을 홀로 보낼 수 없었던 장우는 북으로 향합니다. 그들은 영천교를 사이에 두고 남과 북으로 나뉘고 언제 내려올지 모르는 북한군으로 인해 조바심이 나는 것은 북으로 올라간 그들이 아니라 남겨진 태호였습니다.
형이라 부르고 그렇게 부르고 싶었던 장우와 이제 형수가 된 수연이 북쪽 지역에 자신의 부하를 살리기 위해 올라가 있는데 그들을 버리고 영천교를 폭파할 수 없었던 태호는 자신도 그들을 찾아 북쪽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가장 긴박하고 두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로드 넘버원>도 이제는 1회 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전쟁 드라마였지만 몇몇 장면에서 보여준 작위적인 전개 등은 아쉬움을 주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다루고 있는 인간에 대한 시선들은 <로드 넘버원>이 보여주고 싶은 모든 것이었습니다.
극적인 재미들이 다른 드라마들과 비교해 약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는 없었지만, 출연한 배우들의 열연은 여전히 대단할 따름입니다. 다리를 잃고 복수보다는 용서를 선택하는 오종기는 제작진이 <로드 넘버원>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이자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가족과 다리까지 모두 잃어버린 오종기가 잔인한 복수보다 용서를 선택하는 장면들이 전개과정에서 드라마적인 아쉬움을 주기는 했지만 의미가 퇴색될 수는 없겠지요. 거친 입은 여전하지만 함께 하지 못하고 다시 사지로 향하는 전우들을 남은 한 다리로 쫓아가는 그와 그런 오종기를 보며 어설픈 동정이 아닌 따뜻한 형제애를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만들어낸 최고의 우정이었습니다.
장우와 수연의 사랑에 태호가 끼어들고 그렇게 진행된 전장에서 그들의 사랑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웠다가 <로드 넘버원>의 기본 줄기가 될 수밖에는 없겠지만 그 안에 숨겨졌던 수많은 가지들은 줄기를 넘어서는 커다란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보다는 함께 하는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중대장 윤삼수의 우직하면서도 올곧은 모습은 우리시대에 쉽게 찾아보기 힘든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한 회를 남긴 <로드 넘버원>은 자신들이 원하지 않았던 전쟁으로 인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처절하게 망가져야만 했던 개인을 통해 전쟁의 허망함과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절대 재현되어서는 안 되는 전쟁은 그 잔인한 전쟁을 통해 다시 이야기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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