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리멤버 아들의 전쟁과 용팔이로 귀결된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

by 자이미 2016. 2. 11.
반응형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는 자주 등장했다. <리멤버-아들의 전쟁>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런 현상이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것은 tvN이 보여준 드라마의 완성도가 이미 지상파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연하게 비교가 가능한 상대가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불행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SBS 드라마 왕국의 몰락;

용팔이와 리멤버-아들의 전쟁이 보여준 돈을 위한 드라마의 현실은 처참하다

 

 

 

고구마와 사이다가 드라마를 평가하는 기준이나 표현이 되었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막히거나 이를 뚫어줄 그 대상이 드라마가 되었다는 점에서 분명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극의 완성도는 필수다. 가장 지본인 완성도가 무너지면 이는 곧 최악으로 향해 갈 수밖에는 없다. 

 

 

SBS는 지난 해 사회적 부조리를 비판하는 드라마로 큰 관심을 받았다.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SBS는 다른 방송사를 압도했다. 물론 몇몇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에서 SBS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자타공인 '드라마 왕국'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SBS가 변하기 시작했다. <용팔이>를 시작으로 SBS는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돈이 되는 방식으로 모든 것을 변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바로 <리멤버-아들의 전쟁>이다. 마치 복사판처럼 <용팔이>의 돈벌이 형식을 그대로 차용한 이 드라마는 돈은 벌었지만 SBS가 더는 '드라마 왕국'일 수 없음을 명확하게 했다.

 

돈이 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SBS의 이런 선택은 지금 당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돈벌이를 위해서는 가장 극단적인 방식도 용납되는 상황은 결국 시청자들이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던 작가를 영입한 것까지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실력이 탁월하지 않는 작가는 영화나 드라마나 그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개연성도 없는 4회 분량의 이야기로 긴 시간을 채워야 하는 상황은 결국 모두가 당황스러운 모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타 마케팅과 막장 시스템을 결합시킨 SBS의 시도는 높은 시청률로 화답했다. 욕 하면서도 본다는 막장 스토리는 이미 막장에 길들여진 많은 시청자들에게 동일한 공식과 감성으로 다가왔다. 그들에게 이야기의 완성도는 필요 없다. 그저 유명한 스타들을 보고, 그들을 괴롭히는 악당을 응징하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이 단순 무식함은 당혹스럽게도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SBS는 높은 시청률을 보인 <용팔이>에게 연말 시상식에서 큰 상으로 보답했다. 이런 성공 신화는 유승호를 앞세운 <리멤버-아들의 전쟁>으로 복제를 시도했다. 참 대단할 정도로 <용팔이>와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판박이처럼 닮아있다. 둘을 보면 철저하게 기획 단계에서 준비된 드라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스타 마케팅과 막장 시스템을 결합한 SBS 방식의 세트는 결국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 뿐이다. 이들의 행보는 결국 SBS의 향후 드라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전히 지상파에서 유사한 시간대 막장 드라마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이들의 성공 방식은 이후에도 이어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다.

 

SBS의 행보와 달리 tvN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시그널>이 이들의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흥미롭다. 이제는 다 알려졌듯 <시그널>은 2015년 후반기 <용팔이> 자리에 편성이 되었던 드라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고 tvN에 편성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SBS는 돈이 안 된다는 점에서 퇴짜를 놨지만 tvN은 시청률은 낮을 수 있겠지만 걸작이라는 이유로 큰 기대를 가졌다. 그리고 그들의 기대처럼 하나의 사회적 현상을 낳았던 <응답하라 1988>의 후속이면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장르 드라마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성공이 아닐 수 없다.

 

<시그널>이 7%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멤버-아들의 전쟁>에 비해 절반 정도 밖에는 안 된다. 단순히 시청률이라는 지표만 본다면 당연히 후자의 승리다. 하지만 지상파가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과 기존의 시청률 조사 방식을 생각해보면 이 지표가 모든 것을 증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SBS와 tvN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상업방송인 SBS는 지난 해 '사회적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완성도와 화제성에서도 전반적으로 큰 성취를 가졌던 그들은 이번에는 철저하게 돈을 쫓는 선택으로 노골화되었다. 드라마의 완성도가 아닌 수익률에만 집착한 SBS의 시도가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tvN의 시도는 흥미롭다. 지상파가 '막장'이라는 굴레에 빠져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과 달리, tvN의 정석을 추구하고 있다. 완성도가 높으면 당연히 시간이 걸리겠지만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실험 중이다.

 

여전히 장르 드라마가 대중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시그널>이 보여주고 있는 가치는 흥미롭다. OCN에 편성되는 것이 어울려 보였던 장르 드라마의 성공은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후속작인 <피리부는 사나이>로 다시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극의 완성도에 그 무엇보다 큰 가치를 보인다는 점에서 tvN의 시도는 흥미롭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드라마와 완성도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곧 장기적으로 tvN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한 두 편의 드라마로 모든 것을 정리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흐름의 차이는 결국 큰 결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상파 프리미엄을 누리며 극단적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SBS의 현실과 달리, 후발주자였던 케이블의 tvN의 야심찬 도전은 판도 자체를 흔들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개국 10주년이 된 tvN은 지상파와 달리 '막장'을 버리고 '명품'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