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언제나 현재를 바꾼다. 현재를 위해 과거를 바꾸면 의외의 상황은 발생하고는 한다. 현실에서 어처구니없이 죽어야 했던 수현은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수현을 죽였던 대도 오경태는 과거 자신의 딸 은지를 죽였다고 믿는 신동훈을 죽이고 말았다. 현재가 바뀐다고 과거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음은 <시그널>이 보여주는 최고의 가치이자 재미다.
드디어 등장한 핵심 주제;
물방울 다이아몬드와 신다혜, 차수현을 살린 이재한 거대한 음모는 시작되었다
어처구니없이 수현은 납치된 여성을 구하기 위해 냉동 탑차 안으로 들어섰다 설치된 폭탄에 의해 숨지고 말았다. 이 허망한 현실 속에서 해영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해영에게는 희망이 있었다.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변한다는 사실은 해영은 무전기를 통해 확인했었기 때문이다.
과거 속 재한이 진범을 잡아낸다면 현실의 수현을 살릴 수 있는 희망이 있다. 과거 속 재한은 자신이 진범을 잡아낸다면 경태가 미래에 경찰을 죽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생각했다. 물론 미래까지 가지 않더라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있는 경태를 구해내고 싶었다. 자신으로 인해 친 조카 같았던 은지가 눈앞에서 죽어야만 했다는 점에서 재한에게는 선택이 없었다.
해영이나 재한 모두 진범을 특정하고 있었다. 외부인이 침입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도둑이 든 3곳에 사는 이들이 모두 동창이라는 사실. 손쉽게 집을 드나들 수 있는 그들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내부자의 소행으로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현실 속 해영은 오경태를 설득해 그와 진범 한세균의 접점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둘 모두 특정한 한세균을 잡아들이기 위해서는 물적 증거가 절실했다. 사라진 귀금속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결국 진범을 잡을 수 없다. 그 증거를 찾는 과정에서 해영은 한세균에게 빨간색 차량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과거 속 해영은 사라진 그 차안에 사라진 증거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한세균을 압박해 자연스럽게 증거물을 없애기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유도했다.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인 도둑은 엉성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재한의 이런 작전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고, 운전기사의 뒤를 추적해 세균의 빨간 차량을 호수에 버리려는 현장을 덮친다.
운전기사의 증언과 빨간 차에 실려 있는 도둑맞은 귀금속과 그 안에 찍힌 지문들은 한세균이 진범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진범이 잡히고 억울하고 옥살이를 해야만 했던 오경태는 풀려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오경태가 억울함을 풀어냈지만 그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나 의미가 더는 없었다.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했던 딸 은지가 자신의 눈앞에서 불타 죽는 것을 목격했던 경태는 복수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현실에도 그랬지만 과거에도 오경태는 잘못된 복수심을 키웠다. 부실 공사를 한 주체와 국가에 대한 복수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경태는 같은 사건 피해자에게 복수심을 키웠다. 자신의 딸을 구하고선 왜 내 딸은 구하지 않아 죽게 버려두었냐는 그의 복수심은 억울한 희생자만 만들고 말았다.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진범을 잡았지만 달라진 게 없다. 현실 속 수현이 살아나는 기적(이런 변화를 알고 있는 해영에게 국한된 일이지만)을 체험하지만, 대신 다른 억울함 죽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경태 못지않게 딸을 사랑했던 신동훈이 죽지 않았다면 그는 큰 성공을 거두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흐름이 깨지며 의도하지 않았던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마에 장난으로 썼던 조카들의 '죽은 사람'이라는 낙서가 사라진 감기 걸린 수현의 모습은 참 섬세하다.
무전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문제는 그 사건 해결은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해영은 무전기를 버리며 더는 소통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재한이 자신이 너무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 뒤 이야기를 했던 것처럼 그들의 무전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어야 했는지 모른다. 미래를 알고 있다고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알면서 당할 수밖에 없는 미래는 더욱 잔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차수현의 부활은 역설적으로 이재한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진범을 잡았지만 그는 누구나 예상하듯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가진 자들의 세상에는 죄를 지어도 죄 값을 받지 않는 진리는 영원불변으로 다가올 정도다.
해영은 재한과의 무전을 포기했다. 더는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버린 무전기는 재한의 실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안치수가 가져가게 된다. 노란 스마일 스티커가 붙어있는 그 무전기는 재한의 부적과 같은 존재였다. 그런 부적과 같은 재한의 무전기에 스티커를 붙이며 자신의 마음을 담았던 수현. 치수를 통해 해영이 재한을 조사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된 수현은 그래서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사건을 품고 한 남성이 등장한다. 자살했던 연인이 아직 살아있다는 이 남성은 그녀를 찾아달라 한다. 이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거 대도 사건과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의문 투성이 신다혜 자살 사건은 그렇게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배우 지망생이었던 그녀가 갑자기 사라진 사건에 대도 사건의 진범이었던 한세균이 존재했다. 별장에서 친구들과 마약 파티를 하던 한세균에게 신다혜는 그저 놀이감 일뿐이었다. 그렇게 사라져버린 그녀가 20년이 지나 다시 등장했다. 너무 닮은 그래서 거스를 수 없는 이 제안은 사실이었다.
신다혜가 도망치다 두고 간 책에서 찾은 지문은 바로 신다혜로 밝혀졌다. 사라진 물방울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팔려고 찾아온 20살 여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재한도 수사에 나섰다. 그 목걸이가 얼마나 비싼지도 몰랐던 다혜는 그 목걸이가 최소한 8천만 원 이상은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기겁해 돌아선다. 그 과정에서 목걸이 상자에서 등장한 플로피 디스크가 바로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다.
장현철 의원이 한세균을 용서한 이유 역시 그 플로피 디스크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 안에 수조원이 오간 정치권과 재벌들이 연결된 비리 증거가 그 안에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정재계가 밀착해 신도시 건설과 관련한 거대한 비리 사건은 재한이 실종되는 이유가 되었고, 무전기로 해영과 재한이 소통하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운전도 제대로 하지 못해 강력계에서는 점오로 불리던 수현은 재한으로 인해 본격적인 수사를 하기 시작한다. 신다혜가 남긴 잘못된 전화번호로 수사를 시작하고 신다혜라는 인물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살했고 그녀를 찾는 수사는 다시 한 번 재한과 해영이 합동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물방울 다이아몬드와 자살로 위장되었던 신다혜의 등장. 재한을 찾는 해영을 이상하게 보기 시작한 안치수. 그리고 누구보다 간절하게 재한을 찾고 싶은 차수현까지 모두 그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 안에 모든 사건의 주범인 장현철 의원이 존재한다. 거대한 비리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은 시작되었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곧 <시그널>의 모든 것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김 작가와의 인연으로 특별 출연한 손현주의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짧은 시간 노출되었지만 그의 눈빛 하나 만으로도 모두를 사로잡는 마력은 왜 그가 대단한 존재인지를 알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절대 강자들이 등장해 거대한 사건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시그널>은 진짜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과거와 현재는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치 총량제처럼 누군가 죽으면 그를 살리려 노력해도 누군가 다른 이는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과연 이들의 수사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수조원이 걸린 국회의원과 재벌의 결탁. 그리고 하수인 노릇을 한 검경의 비리까지 그들이 파헤치는 사건은 과거나 현재나 쉽지 않은 사건일 뿐이다. 차수현의 부활은 이재한의 죽음으로 연결되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과연 이 거대한 비리 사건은 이재한도 살릴 수 있는 이유가 될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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