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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마더 13, 14회-엄마 한 번만 더 유괴해 주세요

by 자이미 2018.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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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란 자기 수명 갉아먹으면서 키워. 애를 낳는 것 자체가 건강에 반하는 행동이라는 극중 영신의 대사다. 엄마들이 대거 등장해 엄마란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는 <마더>는 그래서 위대한 드라마다. 엄마란 무엇이고 엄마의 역할은 무엇인지 이야기하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가슴 아프게 다가오기도 한다.


어린 윤복이의 간절한 외침;

진짜 엄마가 된 수진과 애절하게 엄마 수진을 찾는 윤복, 그들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잔인한 연쇄살인마였던 설악의 위협에서 벗어나 도주를 하던 수진과 윤복. 위기 상황에서 윤복의 대처는 탁월했다. 영특한 이 아이는 슬기로운 방식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해가고 있었다. 그렇게 길 위에서 만난 우균이와 그 아버지는 도주 중인 수진과 윤복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진과 윤복은 시대와 상황이 달랐지만 동일한 인물이다. 서로 같은 상처를 입은 그들은 그렇게 운명처럼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다. 수진의 어머니는 자신과 아이를 때리던 동거남을 죽였다. 그리고 수진의 미래를 위해 시설에 맡겼다. 수진은 윤복에게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느냐며 윤복에게 묻는 수진과 당연하듯 답하는 두 사람의 선택은 하나였다. 


우균이와 그 아버지의 도움으로 배를 타기 위해 나섰지만, 그곳에는 이미 형사 창근이 와 있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존재했지만 윤복이와 헤어져야 하는 현실은 너무 아팠다. 수진 못지 않게 아픈 것은 윤복이였다. 진짜 엄마가 된 수진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수진이 써준 편지를 읽는 윤복이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아팠다. 화장실에서 몰래 엄마가 써준 편지를 읽고 더 건강하게 생활하는 윤복이는 누가 뭐라 불러도 세상 단 한 사람에게 윤복이라 불려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엄마가 써준 대로 주변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도와주며 열심히 생활하는 윤복이는 그렇게 해야 엄마와 약속을 지켜나갔다. 편지 속에 있던 열쇠는 수진과 윤복이를 연결하는 매개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법정에 선 수진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정당한 처벌을 받겠다는 수진과 달리 자영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죄를 피력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낳은 아이인 혜나를 이용만 하려는 그녀는 엄마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혜나는 영특한 아이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엄마 수진이 쓴 편지처럼 악몽에 시달려 잠이 들지 않는 날에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아픈 기억 좋은 기억. 주변의 모든 것들을 적기 시작하는 혜나는 윤복이를 넘어 수진이 되어가고 있었다. 


자영은 확신했다. 자신의 딸 혜나는 남들에게 폭행 사실을 함부로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윤복이는 모른다. 혜나는 이미 쓰레기 봉투에 넣어져 추운 날 버려진 순간 죽었다. 그리고 수진이 위기에서 구하며 스스로 원한 이름 윤복이로 다시 태어났다. 


엄마의 폭력을 감싸는 듯했던 윤복이는 추운 겨울 있었던 그 일을 담담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그날 이미 자신은 죽었다고 했다. 자신을 구해준 수진을 언급하는 윤복이의 담담하면서도 명확한 입장은 자영에게 7년형을 선고 받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커피 캔에 편지를 쓰고 자신이 있는 곳의 주소까지 적은 윤복이. 증언을 하기 위해 법정에 섰던 창근은 윤복이 편지를 수진에게 건넸다. '엄마 잘 있어요. 저도 잘 있어요'라고 적힌 윤복이의 글을 읽고 서럽게 우는 수진은 지독하게 보고 싶었다.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만나고 싶은 딸 윤복이.


홍희는 면회를 가서 모든 것을 포기한 수진을 깨웠다. 자신이 감옥에 있을 때 방송에 나왔던 어린 수진이를 보며 최선을 다해 산 것처럼, 수진이도 윤복이를 위해 밥 잘 먹고 운동해서 버텨내라고 했다. 모든 것을 포기했던 수진은 최후 진술을 통해 담담하게 모든 것을 진솔하게 밝혔다. 


자신의 아픈 과거를 투영하고 있던 혜나를 처음 본 순간 들었던 감정. 그렇게 그녀를 안아줄 수밖에 없었던 자신. 그 진솔함은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지만 수진은 헛헛하기만 했다. 윤복이를 만날 수도 없는 현재가 원망스럽기만 했기 때문이다. 


아무도 없는 집에 밤 늦게 걸려오던 전화. 그 전화를 건 이는 윤복이었다. 악몽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윤복이는 수진의 제안으로 책을 읽었다. 하지만 엄마가 풀려났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는 전화를 걸었다. 몇 번 만에 겨우 통화가 된 모녀.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던 중 윤복이는 언제 자신을 데리러 올 거냐고 물었다. 


납치를 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수진은 윤복이를 만날 수 없다. 그게 법이다. 하지만 윤복이는 간절하게 엄마 수진을 기다렸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울던 수진은 힘겹게 "미안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그 말 외에 수진이 현재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헛된 희망도 윤복이에게 줄 수 없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엄마. 한 번만 더 유괴해 주세요"


엄마의 미안하다는 말에 윤복이는 서럽게 울며 말했다. 자신을 다시 유괴해 달라는 이 아이의 마음은 그래서 더 서럽고 아프게 다가온다. 쓰레기 봉투에 버려졌던 자신을 구해주고 진짜 엄마가 되어주었던 수진. 그녀가 자신을 언제가 되든 다시 찾아와 주기 바라는 어린 윤복이는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수진의 미안하다는 말에서 확인했다. 


자신을 유괴해 달라는 윤복이의 말에 수진은 얼마나 서러웠을까? 여전히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지만, 더는 그렇게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아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찾아야만 하는 수진은 그저 서럽기만 하다. 매일 엄마를 기다리며 가방을 다시 싸는 아이.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는 아이를 만나러 갈 수도 없는 수진의 마음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상처 투성이다. 


엄마를 위해 윤복이는 결심을 한다. 엄마가 자신을 찾아오기 힘들면 스스로 엄마를 찾아가면 된다. 모두가 영화를 보러 온 날 윤복이는 엄마 수진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게 성공할 가능성은 적다. 그 과정에서 수진과 윤복이 모녀의 간절함은 더욱 또렷해질 수밖에 없다. 


남겨진 방법은 진홍이 윤복이를 입양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진이와 진홍, 그리고 윤복이 하나의 가정을 이룰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한 결말이 될 것이다. 두 번의 이야기를 남긴 <마더>는 무척이나 보기가 힘겹다. 그럼에도 눈길을 뗄 수 없는 것은 그 안에 담고 있는 가치와 의미가 너무 값지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허율이 보여주는 연기는 감동을 넘어 전율로 다가온다. 진짜 엄마가 된 후 첫 드라마 출연을 한 이보영의 엄마 연기 또한 깊이가 남다르다. 각본과 배우의 연기, 그리고 연출까지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돌아가는 <마더>도 이제는 단 2회 밖에 남지 않았다. 과연 수진과 윤복이는 가족이 될 수 있을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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