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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무빙-나락에 떨어진 디즈니+ 구원한 한국 드라마, K 드라마 미래를 보다

by 자이미 202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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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이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긴 시간 공을 들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7회까지 순삭 시청이 가능할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총 20부작으로 제작된 강풀 작가의 웹툰 원작인 '무빙'은 지난 3일(수) 총 7회를 한꺼번에 공개했습니다.

 

초반 전개는 등장인물들을 설명하고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이는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야기의 전개를 더디게 만들어 시청을 포기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뛰어넘고는 이후 이야기를 끌어갈 수는 없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

필수적인 요소를 어떻게 잘 끌어가느냐가 곧 좋은 드라마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게 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무빙'은 좋은 시작을 보였습니다. 강풀 작가가 2년 이상 이 작품에 공을 들인 티가 완벽한 시작으로 잘 드러났으니 말이죠.

 

기존 방식대로 이야기가 흘러간다면 어른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어야 합니다. 안기부 시절 국정원 요원들의 활약상을 담으면 보다 다이내믹하며 몰입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초능력을 가진 국정원 요원들이 다양한 작전에 투입되어 활약하는 모습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무빙'은 그의 자식들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자신이 타고난 초능력을 어떻게 다룰지도 모르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도 있지만, 자칫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더욱 웹툰과 달리, 출연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그들이 아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모험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불안 요소를 채워내는 것은 전직 요원들을 암살하는 또 다른 초능력자인 프랭크(류승범)의 등장입니다. 강풀이 드라마 각본까지 담당하며 웹툰에 없던 인물들을 만들어 더욱 풍성하게 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정원고에 다니는 전직 요원들 아이들의 밋밋할 수도 이야기와 강력한 제거자 프랭크의 모습은 균형을 잡으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시켰습니다.

 

봉석(이정하)은 하늘을 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을 엄마 미현(한효주)은 감추기에 급급합니다. 미현 역시 탁월한 초능력자입니다. 멀리 보고 듣는 능력을 가진 전직 국정원 엘리트 요원은 봉석을 낳고 그렇게 세상에 자신들을 숨기고 살아왔습니다.

 

천장마저 쿠션을 덧대어 아이가 다치지 않게 만들고, 학교에 다닐때마다 엄청난 무게를 발목과 가방에 넣어둬야 겨우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이 둥둥 뜨니 말이죠.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알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어린 시절부터 연습했으면 좋았지만, 미현은 이를 막았습니다.

무빙 고윤정 흥미로운 성장

7회 미현이 아들에게 이 능력을 키우지 못하게 한 이유가 드러났죠. 봉석의 꿈에서만 만나는 아버지 두식(조인성)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 뛰어난 능력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던 미현으로서는 아들도 자신을 떠날까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두려웠죠.

 

희수(고윤정)는 초재생 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고3임에도 정원 고등학교로 전학올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친해진 봉석에게 이야기하죠. 희수가 봉석이 하늘을 나는 능력을 알고 난 후 그 비밀을 공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서로의 비밀을 알고 있으면 배신할 수 없으니 말이죠.

 

희수의 아버지 주원(류승룡) 역시 국정원 소속 요원이었습니다. 초재생 능력과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진 주원은 아내의 죽음 후 오직 딸을 보호하기 위해 일용직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미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능력을 물려받은 희수를 세상에서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죠.

 

고등학생이 된 희수가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주원은 탄광에 취직하며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그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진들을 보며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희수는 담임에게 이를 알렸지만, 그들은 방관했습니다. 반장이 나서 그들의 폭력을 막으려다 지독한 폭력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던 희수는 일진들과 17:1 싸움을 벌이게 되죠. 그 과정에서 희수는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가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처참하게 망가졌지만, 희수에게는 상처하나 없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아버지는 집까지 팔아 일진들의 치료비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오갈 곳 없게 된 희수를 받아주겠다고 제안한 곳이 바로 정원고등학교였습니다. 그렇게 정원고로 전학 온 희수는 담임인 일환(김희원)의 제안으로 체육학과를 지망하게 됩니다. 인서울에서 등록금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는 사실에 희수가 선택했죠.

무빙-자신의 능력을 숨겨야 하는 봉석

이 모든 것은 국정원 소속인 일환의 계획이었습니다. 정원고는 국정원 5차장인 민용준(문성근)이 이끄는 NTDP 즉, 초능력자들의 존재를 알고 그들을 육성 및 이용하고자 하는 계획의 총괄자이자 핵심 인물이 관리하는 곳입니다.

 

전직 요원들 아들들이 정원고로 오게 된 이유 역시 이런 계획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봉석과 희수와 같은 반인 반장 강훈(김도훈) 역시 전직 요원인 재만(김성균)의 아들입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와 강력한 힘을 가진 전직 요원이죠.

 

이런 강훈을 도발하는 일진 방기수(신재휘)는 정원고에서 요원으로 키우려다 실패한 존재였습니다. 그런 그가 의도적으로 강훈에게 도발하는 것은 중요하고 흥미롭습니다. 그런 행동은 결국 강훈이 숨기고 있던 힘을 드러내는 이유가 되었고, 이는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됩니다. 결국 북에서 특수요원들을 남한으로 내려보내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기수라는 인물을 만들어낸 것은 주효했습니다.

 

프랭크가 제거하는 전직 요원들 역시 드라마를 위해 강풀 작가가 만들어낸 존재들이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능력을 갖춘 프랭크가 미 CIA의 지시를 받고 초능력을 가진 한국 국정원 요원들을 제거하는 과정은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와 액션이 어떨지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더욱 키웠습니다.

 

7회를 프랭크의 서사에 할애하며 그가 향후 어떤 식으로 재등장할지 기대감을 준 것도 효과적이었습니다. 프랭크는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지만, 사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클럽에서 노래하던 어머니는 아들이 CIA 요원들에게 잡혀가는데도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모종의 실험에 투입된 어린 프랭크는 무한 생종 경쟁에 내몰려 살인병기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가 고향이라고 부르는 오하이오. 그곳의 옥수수밭은 좋은 추억이 아닌 사방에서 쏟아지는 총알을 피해 살아남아야 했던 약육강식의 장이기도 했습니다.

무빙-프랭크는 정말 죽었을까?

프랭크의 서사와 함께 그 상대가 주원이라는 점은 작가가 얼마나 고민해서 극을 연결시키려 노력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더욱 8회가 아닌, 7회까지만 선공개한 것 역시 이런 흐름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프랭크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성화(김국희)를 제거한 후 그의 장례식장에서 입양된 아들과 만나며 혼란스러웠습니다.

 

자신이 지시받아 제거하는 이 행위가 과연 정상인가 하는 의문말이죠. 기억마저 지워진 프랭크이지만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며 흔들리기 시작했죠.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는 번개맨 전계도(차태현)과의 싸움에서도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성에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로 작동하죠.

 

'남산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미현을 찾아간 프랭크는 그곳에서 아들을 지키려는 어머니의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대결이 멈춘 것은 민용준이 CIA에게 살인을 중지하지 않으면 공개하겠다고 협박해서 취소되었기 때문입니다.

 

민용준은 전직 요원들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은 상관없는데, 자신이 준비하는 아이들까지 제거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었으니 말이죠. 이런 과정들 속에서 프랭크는 주원을 만났고, 거대한 힘이 무엇인지 느끼게 됩니다. 

 

완벽한 재생 능력과 엄청난 힘으로 무장한 주원에게 프랭크는 사정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위장된 택배차량과 함께 폭발하고 만 프랭크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흐름상 그가 복귀해 CIA가 아닌 오히려 그들을 노리는 존재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봉석과 희수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그렇게 사랑이라는 감정들까지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 자체가 처음인 이들에게 이 모든 것은 낯설기만 했죠. 그저 순수하기만 한 봉석은 희수를 처음 보는 순간 반했고, 감정선이 없었던 희수는 그저 친구로 받아들였습니다.

무빙-초호화 캐스팅

자신을 응원하고 항상 곁에 있어주는 봉석에게 마음을 내주기 시작한 희수의 모습에 긴장한 것은 반장 강훈이었습니다. 강훈 역시 희수를 보는 순간 반했으니 말이죠. 정원고에서 키우는 비밀 병기인 강훈은 희수 역시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뭔지 정확하게 몰랐습니다.

 

환풍기를 틀기 위해 체육관에 갔다 우연히 봉석과 희수의 능력을 보게 됩니다. 다쳐도 바로 재생하는 희수와 하늘을 나는 봉석의 모습은 강훈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궁금해집니다. 봉석은 자신을 이해해 주고 숨기고 싶은 능력을 특별하게 바라봐주는 희수가 너무 좋았습니다.

 

희수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봉석은 그렇게 마음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프랭크의 등장 이후 어머니의 간섭이 심해지고 어쩔 수 없이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들 마음은 변함이 없었죠. 이런 둘의 관계를 흔든 것은 폐기 처분된 기수였습니다.

 

제자리 높이뛰기 연습을 하던 희수는 기록을 깨는 순간 기수가 풀어놓은 나사로 인해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 순간을 목격한 봉석과 강훈은 동시에 희수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죠. 하지만 봉석은 모래주머니로 인해 제대로 날지 못했고, 강훈은 엄청난 속도로 희수를 구하는 데 성공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을 찍은 영상은 북한을 움직이는 이유가 되지만 말이죠.

 

이 상황에 봉석은 절망했습니다. 사랑하는 희수를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함께 자신과 달리, 강훈은 희수를 구했습니다. 그날 봉석은 자신을 억압하고 있던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날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 나는 연습을 하는 봉석은 그런 자신을 보고 있는 엄마에게 원망을 쏟아냈습니다.

 

성인이 되는 아이들과 자각을 통해 스스로 나는 능력을 발달시킬 수밖에 없는 봉석. 그리고 엄청난 속도와 힘을 가진 강훈의 대립구도는 희수를 사이에 두고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은 다시 뒤로 밀리고, 이제 전 요원들의 활약상이 등장할 차례입니다.

무빙 포스터

돋보이는 성장을 보이고 있는 고윤정이 '무빙'을 통해 진짜 배우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저 예쁜 외모만이 아니라 뛰어난 연기도 보여주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윤정에 대한 기대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윤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빙'이 즐거워지는 것은 그의 마력일 겁니다.

 

특수효과에만 수백억을 쓰며 1년을 후반작업에 공을 들였습니다. 강풀 작가가 원작만 넘긴 것이 아니라, 직접 시나리오 작업에 나서며 추가된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더욱 매끄럽고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특수효과가 많을 수밖에 없는 특성을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것만으로도 '무빙'은 K드라마가 한뼘 더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작품입니다. 

 

사라진 봉석의 아버지 등장과 북한에서 내려온 김덕윤(박희순)은 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만이 아니라 CIA, 그리고 자신을 토사구팽시킨 국정원과도 대결을 펼칠 수밖에 없는 그들이 어떤 대결을 펼쳐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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