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가요제 혁오밴드 역주행시킨 10년 차 국민 예능의 저력

자이언티와 혁오밴드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다. 박진영과 윤상, 아이유와 지디&태양까지 쟁쟁한 라인업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유명 스타들과 함께 자이언티와 혁오 밴드까지 함께하며 무한도전은 현재와 미래까지 품는 묘수를 선택했다.

 

혁오밴드의 역주행;

가면무도회 흥겹게 만든 박명수의 개그감과 최강 라이업이 무도가요제에 던지는 의미

 

 

 

2년마다 찾아오는 <무도 가요제>는 이제 중요한 하나의 행사가 되고 있다. 무도 멤버들이 그저 웃자고 시작했던 가요제가 이렇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올거라 생각했던 이들은 없었을 듯하다. 최고의 뮤지션들이 무도와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는 음원 줄 세우기로 증명되고는 했다. 

 

 

박진영, 자이언티, 아이유, 윤상, 오혁, 지드래곤&태양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모두 공개되는 순간 대박을 예감하게 했다. 서로 다른 이들이 과연 무도 멤버들과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상상도 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 박진영이 '무도 가요제'에 출연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JYP의 수장인 박진영이 가수로서 무도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제는 심사위원으로 굳어져 있는 '공기 반 소리 반' 박진영이 '무도 가요제'에 출연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무도 출연에 대해 은근히 흥겨워하고 즐거워하던 박진영의 소원풀이가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기대된다.

 

<무도 가요제>는 그동안 국내 가요제를 상징했던 강변 가요제와 대학 가요제 등을 대변하는 특별한 행사다. 시대의 흐름에 의해 사라져 버린 이들 가요제는 <무도 가요제>를 통해 색다른 방식으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자사 프로그램을 이식해 색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무도는 이번에는 <복면가왕>을 적용해 새롭게 출연 멤버들을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복면가왕>은 일요일 MBC 예능을 살린 희망이다. 매 번 색다른 존재들이 가면을 벗는 순간 탄성을 불러오게 만드는 이 프로그램은 흥미롭다. <복면가왕>이 무도를 만났을 때 그 생명력은 더욱 강렬해질 수 있음을 이번에도 잘 보여주었다. 동일한 형식을 취하면서도 무도만의 방식으로 틀어 재미있게 표현한 <무도 가요제>는 시작부터가 흥겨웠다.

 

 

외형적으로 너무 특이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박진영은 그 긴 팔을 줄이는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등 그로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복면가왕>의 체험만으로도 흥겨운 듯했다. 각자 자신의 특징을 살리고 없애는 방식으로 등장한 복면들의 향연은 그 자체로 흥겨운 재미였다. 추리하고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들을 하는 형식이 주는 재미는 무도를 통해 더욱 확실하고 단단해진 듯하다.

 

이번 참여로 벌서 세 번째가 되는 지드래곤에 대한 이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남들은 한 번 출연하기도 쉽지 않은 <무도 가요제>를 3회나 출연하는 것은 과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유희열이 지적했듯, 너무 자주 출연해 혹시 시청자들이 <여고괴담>을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지적은 중요했다.

 

그동안 흐름을 보면 박진영과 아이유, 윤상과 지디와 태양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가수들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자이언티와 혁오 밴드의 선택은 신의 한 수이거나 오만일 수도 있다. 물론 자이언티는 워낙 음원 강자로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데뷔 1년 차인 혁오 밴드는 파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이유가 특별하게 좋아한다는 혁오 밴드는 등장과 함께 화제가 되었다. 포털사이트만이 아니라 음원사이트까지 그들의 음악들이 역주행할 정도로 대단했다. 무도 방송이 끝난 직후 음원사이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혁오 밴드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현재 1위는 다시 빅뱅의 몫이 되었지만, 혁오 밴드의 음악들이 여러 곳 100위 안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함으로 다가온다.

 

최근 각광받는 밴드라고는 하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던 혁오 밴드는 무도 등장 한 번만으로 음원 차트에 줄 서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무한도전의 힘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 본격적인 가요제가 시작도 되기 전부터 음원 사이트를 강타하고 있다는 사실은 <2015 무한도전 가요제>에 대한 기대감을 극대화 시킨다.

 

천하의 유재석이 10년 동안 많은 이들을 인터뷰해왔지만 이렇게 힘든 경우는 처음이다고 할 정도로 맥이 끊기는 상황은 색다르게 다가왔다. 유재석마저 당황해한 이들을 예능으로 풀어 캐릭터로 구축해준 것은 박명수였다. 호통 개그가 이제는 끝난거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박명수는 여전히 강력했다.

 

오늘 방송에서 박명수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평범할 수도 있는 <가면무도회>는 박명수로 인해 <복면가왕>이 아닌 <무도 가요제>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해주었다. 시작부터 상황을 주도한 박명수의 호통은 출연자들이 복면을 벗으며 더욱 현란함으로 다가왔다.

 

 

천하의 윤상에게 '옥에 티'라는 발언을 한 박명수이지만 아이유에게는 '급사과'를 통해 호감을 사려 노력하는 모습 역시 박명수다웠다. 철저하게 현실을 바라보는 박명수의 이 감각은 '유명인 바라기'라는 말로 정리 될 듯하다. 자이언티에 대해 유희열과 이적, 윤종신 등이 호평을 하는 상황에서도 덜 유명하다는 이유로 함께 하고 싶지 않다는 박명수로 인해 방송은 재미를 얻었다.

 

하와 수가 보여준 '불장난 댄스'가 <무도 가요제> 역사에 깊이 박혀 있는 상황에서 박명수의 독주에 정준하 역시 시대를 관통하는 한 마디를 던졌다. "이쯤 되면 셰프도 한 분 나와야 되는 거 아냐"라는 이 한 마디는 최근의 방송 환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사였다.

 

어떤 방송이든 셰프가 등장하지 않는 게 없을 정도로 '셰프 전성시대'에 <무도 가요제> 역시 피해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무도에서는 셰프가 가요제에 출연하는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셰프테이너'에 대한 촌철살인은 흥겹게 다가왔다.

 

자이언티에 대한 호감도를 올린 박명수의 개그감은 혁오 밴드가 등장하며 극대화되었다. 무도 역시 말주변이 없고 어눌하기까지 한 오혁을 위해 '마음의 소리'를 동원해 예능감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제작진들의 노력도 한 몫 했지만, 그들을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든 것은 박명수였다. 

 

질문 한 번 하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답변으로 답답해하는 상황에서 박명수는 "나가서 세수 하고 와"나 "그럼 가" 등 직설화법을 통한 캐릭터 구축하기는 성공이었다. 예능에서 이런 식의 언급은 출연자를 돋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혁오 밴드의 역주행을 시킨 일등공신은 박명수이기도 할 것이다.  

 

혁오밴드를 역주행시켜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서게 만든 것은 무한도전이라는 10년 차 예능이 가진 힘이다. 무한도전이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이 파급력은 바로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무도의 힘이다. JYP까지 출연을 결심하고, 윤상과 아이유, 음원깡패라는 평가를 받으며 좀처럼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자이언티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간다는 혁오 밴드까지 함께 하는 <무도 가요제>는 멤버 소개만으로도 이미 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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