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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공동 경비구역-포레스트 명수 런닝맨 극적으로 잡았다

by 자이미 2012.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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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없는 전쟁놀이가 주는 재미는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청군과 홍군으로 나뉜 그들과 평화유지군 한명이 조커로 활약하며 거점을 점령하는 단순한 게임은 흥미로운 재미를 양산해냈습니다. 전략게임에 그 누구보다 자신 있는 무한도전의 장기는 <공동 경비구역>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절대 강자와 절대 약자, 결과는 만용과 최선의 차이였다

 

 

 

 

 

억새풀이 우거진 공간에 방사형으로 만들어진 여섯 개의 진지는 흥미를 자아냈습니다. 정중안 본부와 방사형으로 뻗은 마지막 지점에 위치한 진지를 빼앗는 이번 게임은 철저한 지략 경기였습니다. 작은 충돌은 있을 수 있지만 마치 바둑이나, 장기를 두듯 상대의 지략을 파악하고 앞서가지 못하면 경기를 지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철저한 지략 대결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무작위로 편을 나누는 과정은 잔인했습니다. 청군에 정형돈과 박명수에 이어 길까지 함께 하는 것과 달리, 홍군은 노홍철을 시작으로 유재석과 하하가 함께 하며 절대적 우위에 서게 되었습니다. 바보 형 정준하가 평화유지군이 되었다는 사실은 기묘한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극단적인 편 가르기가 된 상황에서 승패는 홍군의 일방적인 승리를 점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인된 사기꾼 노홍철과 <런닝맨>을 통해 이런 식의 뛰는 게임에 능숙한 유재석과 하하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비교대상도 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진지를 빼앗기 위한 최소한의 장비들이 전부였습니다. 새벽에 진행된 게임이다 보니 손전등과 무전기, 그리고 쌍안경과 깃발이 전부였습니다. 분명 서로의 진지를 빼앗는 전쟁놀이임에도 총이나 칼 등 전쟁 도구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기존의 방식을 차용해 게임화 했다면 보다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방식은 많았으니 말입니다.

 

게임용 총으로 무장해서 보다 극적인 상황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었지만, 무도는 그런 자극적인 방식을 버렸습니다. 그런 방식은 말 그대로 전쟁을 미화하는 허무한 예능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진지 빼앗기는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풍자한 측면이 강합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벌어지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죽는 상황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전쟁은 거점을 빼앗아 모두를 지배하는 방식으로 변화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을 제국주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의 세계화 전략이 <무한도전 공동 경비구역>이 보여준 진지 빼앗기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무기들은 존재하지 않지만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그들이 벌이는 방식의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지략보다 앞선 강력한 무기인 자본이 탐욕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 세계를 제국화 하는 것이라 다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진지를 빼앗는 형식이지만 지략을 통해 깃발을 꽂아 점령화 하는 방식은 유사하니 말입니다.

 

초반 전략에서 홍팀에게 완벽하게 당한 청팀은 정형돈의 지략이 돋보였습니다. 길과 명수를 지휘하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뭔가가 항상 부족해 보이는 길과 허약한 체력과 밤눈까지 어두운 길치인 명수까지 좀처럼 대항 자체가 불가해보였던 그들의 전략은 최선이었습니다.

 

너무나 극단적인 편으로 갈라진 것이 홍팀에게는 독이 되었습니다. 첫 경기에서 너무나 쉽게 진지를 빼앗은 홍팀은 스스로 자멸을 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우월한 지위를 지닌 홍팀은 자신들이 언제든지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청팀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자만은 자연스럽게 두 번째 게임에서 허망하게 진지를 빼앗기는 낭패로 이어졌습니다.

 

 

세 명이 뭉쳐 한 진지를 공격하는 극단적인 공격으로 다시 승기를 잡은 홍팀이지만, 불리한 조건이 결과적으로 서로를 단합하게 했고, 이런 단합의 결과는 홍팀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5분을 남겨둔 상황에서 3:3 상황은 극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유재석과 박명수가 서로의 전략을 완벽하게 눈치 채는 장면에서는 역시 1인자와 2인자답다는 생각도 하게 했습니다.

 

3:3 상황에서 시간을 넘기면 평화유지군이 승자가 되는 상황에서 중앙에서 만나 대립을 하는 상황은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이 상황에서 최악의 멤버로 분류되던 박명수가 포레스트 검프가 되어 시작과 함께 홍팀 진지를 향해 달려가 극적으로 유재석을 이기는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포레스트 명수에게 당한 런닝맨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기도 했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극적인 상황이 되어버린 <공동 경비구역>은 단순하지만 복잡한 지략 대결의 상징이었습니다. 이런 단순하지만 복잡한 게임은 당연하게도 다양의 의미를 부여하게 합니다. 정치와 경제, 세계사까지 다양한 형식의 이야기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한도전 다운 형식의 재미였습니다.

 

다음 주 예고편에 많은 이들이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무한도전 특유의 풍자와 유머가 가득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못친소 특집'으로 진행될 다음 주는 무한도전과 그들과 친한 이들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무도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재미를 던져줄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김재철 사장을 옹호하는 여당으로 인해 MBC는 다시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KBS 사장 역시 여당 편행적인 인물이 사장 후보로 거론되며 노조들은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길었던 파업은 결과적으로 사기에 가까운 말잔치만 존재했다는 사실이 증명되며 다시 지상파 방송의 대규모 파업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듯합니다. 다시 무한도전의 결방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겠지만, 방송이 정상화되기 위한 수순이라면 감수해야만 하는 아픔일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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