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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극한알바 차승원의 어게인 무모한도전이 반가웠던 이유

by 자이미 2014.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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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이 9년 만에 다시 무한도전을 찾았습니다. 9년 전 무모한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던 그들을 찾은 차승원은 온 몸으로 무도를 응원했습니다. 연탄을 옮기며 온 몸이 까맣게 변할 정도로 최선을 다한 차승원의 모습은 무도 팬들에게는 레전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장면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이 선택한 무모한도전;

두 명의 음주운전 하차에 맞선 차승원의 무한도전, 현명한 선택이었다

 

 

 

길에 이은 노홍철의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무한도전은 위기입니다. 일곱 멤버에서 다섯 명이 남은 상황에서 음주운전이라는 오명을 씻어내며 과거의 영광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내놓은 극한알바는 그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재석과 정형돈이 내놓은 아이디어인 '극한알바'는 상상을 초월하는 알바의 참모습을 보였습니다. 농담처럼 하던 63빌딩 유리창 닦기는 실제 존재했고, 그 일을 10년 넘게 해온 이들의 모습을 접하면서 우리가 모르고 살아왔던 다양한 일자리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코 만만할 수 없는 250m가 넘는 높이에서 곤돌라를 타고 유리창을 딲는 일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곤돌라 자체가 안전하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는 그 곤돌라를 타는 것 자체가 두려움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 용기를 내는 것 자체가 두려운 현실 속에서 차승원의 친구 박명수 속이기는 극적인 재미를 만들어냈습니다.

 

쉽지 않은 높이에서 끊임없이 유리창을 닦아야만 하는 상황은 결코 쉬울 수 없었을 겁니다. 그 지독한 공포감을 이겨내고, 일을 시작한 박명수는 상당히 익숙하게 이를 해내기 시작했습니다. 툴툴거리면서도 최선을 다해 일을 하는 박명수는 자신의 딸에게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알아주기를 바라는 모습에서 우리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엿보게 합니다. 

 

돈 잘 버는 연예인의 이런 방송을 위한 발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현실의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를 수는 없습니다. 돈 잘 버는 비정규직인 그들의 삶에도 장단점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박명수가 200m가 넘는 고층에서 유리창을 닦으며 딸에게 한 이야기는 연예인이 아닌 우리 시대 아버지의 발언 그 자체였습니다.

 

 

4시간부터 8시간, 이틀 동안 이어지는 알바 등 다양한 형태의 알바 자리를 준비한 무한도전의 이번 '극한알바'는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알바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보다 면밀하게 들어다보려는 노력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63층 유리창 닦기를 시작으로 탄광에서 석탄 캐기, 택배 물류창고에서 진행되는 상하차, 굴 까기 등 상상을 초월하는 그들의 도전 과제는 그동안 그들이 잃고 있었던 진정성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과거 무모한 시절 황소와 줄다리기를 하고, 전철과 100m 달리기를 하며 간절함으로 버티던 그 시절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바로 이번 '극한알바'의 가치였습니다. 다양한 장기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이어진다는 점에서 초반 무도 멤버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는 노홍철도 존재했습니다.

 

노홍철은 존재했지만 방송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었습니다. 녹화된 영상 속 노홍철은 CG로 완벽하게 지워져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그를 더는 방송에 내보낼 수 없었던 제작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흔적을 지워내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사진전과 달력에서 길과 노홍철을 제거하지 못한 것은 그들 역시 무한도전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픈 손가락이지만 무한도전이라는 긴 흐름 속에 존재하는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 긴 시간동안 행복한 일과 슬픈 일은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논리가 대중을 이해시켰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도 제작진들은 왜 차승원을 다시 선택했을까? 라는 의문은 출연과 함께 풀렸습니다. 9년 전 출연해 레전드 영상을 만들었던 차승원의 재등장은 무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확고한 의지였기 때문입니다. 2005년 추락하는 시청률과 언제 폐지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차승원은 무도를 찾았고, 숯검댕이가 될 정도로 노력해 현재의 무도를 이끌게 한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무모한 도전을 하던 시절 그저 앞만 보며 달리던 그때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은 분명한 의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 순수했던 시절 방송에 대한 열정을 다시 일깨우겠다는 강렬한 의지의 표명이기 때문입니다.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지탄을 받고 무한도전에서 하차를 한 상황에서 무한도전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질타가 이어지고, 무한도전을 흔들기에 바빴던 일부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호재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사회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적나라하게 풍자하던 무한도전은 지난 정부와 현 정부에게는 여전히 눈엣가시였습니다. 그런 무한도전이 내부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무리들이 존재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올 한 해 동일한 사고로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해야만 했던 무한도전은 10년을 앞둔 상황에서 가장 지독한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한도전이 선택한 '극한알바'와 차승원은 그래서 특별했습니다. 절대적인 존재로 위상 자체가 높아진 무한도전. 그런 위상에 걸 맞는 행동을 보이지 못하고 연이은 멤버들의 일탈행위로 인해 9년 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이 흔들리게 된 현실 속에서 그들이 선택한 것은 초심이었습니다.

 

과거 말도 안 되는 도전을 하면서 무모한 도전을 무한도전으로 만들었던 그때로 돌아가고 하는 이들의 다짐은 이번 '극한알바'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2005년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하던 그들에게 찾아왔던 천사와 같은 차승원을 재소환 한 것은 2014년 현재가 과거 2005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제작진들의 위기의식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세월은 많이 흘렀고,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것만으로 인생이 바뀌는 위상까지 얻게 된 무도입니다. 하지만 그런 엄청난 위상은 곧 한 번의 바람으로도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길과 노홍철이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위기 상황에 제작진들과 멤버들은 '초심'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차승원을 통한 어게인 무한도전이 반가운 이유는 바로 그런 현실인식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코 무너지지 않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진짜 저력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무한도전. 그래서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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