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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우월했던 유재석과 F1 특집이 아쉬웠던 이유

by 자이미 2010.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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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무한도전 F1 레이싱 특집>은 지난 주 방송되었던 내용에 비해 빈약하기만 했습니다. 국내가 아닌 말레이시아까지 가서 방송을 만드는 과정이 녹록하지 못했던 건 알겠지만,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만 들었습니다. 오늘 방송은 F1 레이싱의 재미는 반감하고 유재석만 빛났던 특집이었습니다.

타고난 천재 레이서 유재석

1. 스스로 만든 다이어트 특집
오늘 방송된 <무한도전>은 레이싱 특집이라기 보다는 '다이어트 특집'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 합니다. 그만큼 레이싱에 대한 부분은 단촐하게 결과에 집중되었고, 전체를 풀어가는 중심에는 멤버 스스로 약속한 '다이어트'가 크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새해 소망을 피력하는 자리에서 편하게 내놓았던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회가 거듭되며 구체화시키고 호기롭게 내뱉은 일들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정착되는 과정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무한도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꿀단지를 배에 넣고 다니는 심각한 수준의 길과 형돈, 초콜릿에 맥을 못쓰는 홍철이 스스로 다짐한 '다이어트 특집'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예능감을 그대로 보여주며 의외의 재미있는 프로젝트로 마무리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했습니다.

2. 우월한 유재석
모든 일이 그렇지만 자신에게 잘 맞는 것들은 각자에게 있습니다. 타고 나지 않더라도 잘 할 수밖에 없는 조건과 그에 걸맞는 결과가 나오는 것들도 존재합니다. 이번 F1 레이싱 특집에서 유재석이 빛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가 최고 MC인 이유와 일맥상통했습니다.

MC의 능력과 레이싱 능력이 동일하는 가설은 옳지 않지만 무도 내 멤버들의 능력들과 성격들을 놓고 봤을 때 유재석이 레이싱에서 두각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그가 이유있는 1인자였기 때문입니다. 소심하고 겁많은 유재석이 서킷에서 평소의 그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평소 그의 성격이 크게 좌우했습니다.

소심하고 겁많은 1인자 유재석은 그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설명입니다. 쇼프로그램에서 이런 그의 성격을 희화화해 웃음으로 표현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자면 그만큼 신중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감정적으로 사물을 보고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한 발 뒤로 물러서 전체를 바라 보고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는 것은,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습관입니다. 겁 많다는 것 역시 남들보다 호흡을 한 번 더 하기에 흔들리지 않는 1인자 MC의 힘이 나왔습니다.

3. 스스로 한계 지은 2인자
결선 레이스를 펼친 박명수와 노홍철을 보면 유재석과 많은 비교가 됩니다. 최고가 되고 싶지만 중요한 순간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박명수는 이번 레이스에서도 중요한 순간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만만찮은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1인자 유재석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명수옹의 한계는 '조바심과 몸에 베인 좌절감'이었습니다. 말로는 2인자 대세론을 설파하기도 하지만 그는 언제나 1인자인 유재석을 넘어서고 싶어합니다. 더불어 많은 이들의 주목도 받고 싶어합니다.

그런 그의 성격은 레이싱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불타는 승부욕으로 보란 듯이 내달리 던 그가 중요한 순간 과욕이 사고를 부르고 항상 그러하듯, 불같았던 승부욕도 한 순간의 실수로 모두 사그러들고 맙니다. 더이상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씁쓸하게 마무리된 그의 이번 도전도 매번 그러하듯 '용두사미'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의 숙명과도 같은 2인자의 굴레는 누군가 만들어 준 것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낸 한계이자 능력이었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만큼 자신이 만족할 수준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거나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에 스스로 포기하고 최선을 하지 않는 모습은 잘못된 행태입니다. 물론 버라이어티에서 이런 희화화된 이미지가 그를 부동의 2인자로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박명수를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현실 속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소위 대학을 나오지 않고 성공한 그에게는 다양한 컴플렉스가 있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학력이 크게 좌우하지 않는 연예계라고는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그 어느 곳보다 학력과 인맥을 중시하는 그들에게 박명수는 '겉저리'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홍철을 길바닥이라 놀리며 자신은 공식 라인을 강조하는 것 역시 역설적으로 그가 받아 왔던 혹은 스스로 느꼈던 피해 의식의 발로였습니다. 

결코 유재석을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보여주는 박명수가 재미있고 즐거운 이유는, 그런 모습으로 자신을 극적으로 포장해 유희의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약점이자 한계를 적극적으로 도드라지게 함으로서 자신을 돋보이는 2인자로 만들어내는 박명수의 능력은 앞으로도 지켜보고 싶은 캐릭터입니다.

4. 리틀 유재석 노홍철
최고는 아니지만 뭘 해도 빨리 습득하는 '노력형 인간'인 홍철은 레이스에서도 그만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오토로 운전하던 그가 스틱, 그것도 레이싱 카를 탄다는 것은 쉬운게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의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하면 할 수록 발전하는 결과'로 드러났습니다. 

이 부분이 명수옹과 홍철이의 닮았으면서도 다른 점입니다. 월등한 그 무엇을 가지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과 타인과의 소통에서 명확한 한계를 보여주는 성격으로 인해 그들의 결과적인 모습들에서는 차이가 나곤 합니다.   

꼼꼼하다 못해 결벽증까지 보이는 그의 성격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홍철의 모습은 노력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신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유재석처럼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리틀 유재석'을 바라보는 것이 무리는 아닐 듯 합니다.

태호PD가 노홍철을 PD 같은 출연진이라고 칭찬을 하듯 그는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무도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게임들을 항상 멤버들과는 달리 제작자의 입장에서 풀어가기에 탁월한 능력으로 멤버들을 압도하 곤 합니다.

박명수는 영원한 2인자로서의 존재감으로 자신을 특화시켰지만, 노홍철은 시나브로 1인자가 되고자 하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유재석이 가지고 있는 꼼꼼함과 유재석이 가지지 못한 뻔뻔함을 동시에 가진 그는 태호PD의 이야기처럼 제작진의 시각까지 지니고 있어 경험만 더 쌓인다면 가장 돋보이는 '리틀 유재석'에서 '포스트 유재석'을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5. 기대도 스스로 만드는 덫일 뿐
이번 <F1 레이싱>은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습니다. 아무래도 <복싱 특집>뒤에 편성되어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순간 많은 이들은 <무한도전>안에서 특별한 그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그 무엇이 무도에는 있다고 생각하고 보기에 간혹 재미는 잃고 의미만을 찾으려고 기를 쓰는 경우들도 많았습니다.

단순한 레이싱으로 봤다면 그리 나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전문 레이서의 길을 경험해 봤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는 이 방송이 아쉬웠던 것은, 제작진들의 의도와는 달리 시청자들이 기대하기 시작했던 의미와 가치들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전에 언론에 기사회되었던 내용들에 한국 최초의 F1 드라이버 테스트와 맞물리며, 그들의 도전과 무한도전 멤버들의 도전이 주는 재미와 의미를 상상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역시 제작진들의 의도와는 상관 없는 팬심의 결과이겠지만 말이지요.

월등한 유재석의 존재감과 노력하는 멤버들을 통해 2010년에도 <무한도전>은 여전히 매력적인 버라이어티임을 증명해주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생경하지만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법정 드라마를 옮겨와 펼칠 그들의 <죄와 길>은 무도를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즐거운 텍스트가 될 듯해 기대됩니다.


유재석의 능수능란했던 드라이빙에 대해서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 듯 뭐가 정답이라고 내놓기 힘든 문제입니다. 성격, 경험, 능력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한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래서 방송에서 '천재적인'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이였구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결과론적인 이야기들이지만 드라이빙을 통해 그들의 MC의 자질과 능력을 비교하는 것이었습니다. 학력과 드라이빙은 아무 관계가 없지요. 박명수도 여느 고졸들이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인해 습관적으로 보여지는 행태들이 자신의 능력을 100% 보여주지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10여년 동안 운전을 열심히 했다는 운전수의 아들로서 운전은 자신있다는 명수옹의 말처럼 그는 운전을 잘했지만 '좋은예 나쁜예'를 통해 비교되듯, 노홍철과 비교되는 성격으로 최고가 되지 못하는 장면들이 아쉽게 다가왔었습니다. 10월 한국 대회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라면 뭔가 달라진 풍성한 재미로 다가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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