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의 결혼을 이렇게 멋지게 담아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멤버의 결혼을 주제로 예능 프로그램을 완성해내는 무한도전의 이 엉뚱하지만 놀라운 발상도 흥미로웠습니다. 결혼 축의금을 놓고 벌이는 그들 특유의 도전정신은 예능적으로 훌륭했고, 마지막 반전은 그들이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결혼 축의금에 대한 무한도전 식 가치, 기부가 자연스러운 그들이 반갑다
결혼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진행된 <무한도전 웨딩 버스>는 철저하게 하하를 위한 방송이었습니다. 결혼을 하는 하하를 위해 제작진들을 재미있는 게임을 준비했고, 멤버들은 하하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가치의 재발견들은 여전히 무한도전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증명하기 도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모여 하하 결혼식 축의금을 결정하는 게임을 하는 무한도전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결혼 축의금을 결정하는 문제를 게임으로 만들어 어떤 결과를 이끌지 궁금하기는 했습니다. 중반을 넘어가며 정형돈의 금액을 넘겨받은 길이 1억을 넘기고, 유재석이 6천을 넘기며 축의금을 내기 위한 게임치고는 너무 과도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우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덜 하기는 하지만 의사나 판검사 사위를 얻기 위해서는 열쇠가 3개 혹은 5개는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결혼에 드는 비용도 억대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은 요즘 축의금이 억대를 넘기는 경우는 아무리 예능이라고는 하지만 과도함을 넘어 인상을 찌푸리게 할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예능이고 장난스럽게 진행하는 게임이기는 하지만 결혼 축의금으로 수백만 원도 놀랄 일인데 수 천 만원을 넘어 1억 6천만 원이라는 금액은 장난이 과해도 너무 과한 모습이었으니 말입니다. 다섯 가지의 게임을 통해 얻어진 숫자를 '웨딩 버스' 안에서 사칙연산이 적힌 주사위를 던져 만들어지는 숫자의 비밀은 마지막 반전을 보이기 전까지는 당혹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시민들 앞에 나서 그들과 함께 하는 게임은 무도 제작진들이 하하의 결혼을 위한 행복한 선물이었습니다. 한 가족 같은 그들이 막내인 하하가 결혼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즐거워하고 기뻐하는지 잘 보여준 대목이었으니 말입니다.
준비된 다섯 가지의 미션을 수행하는 방법과 장소는 철저하게 길거리였습니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결코 수행할 수 없는 미션들이었다는 점에서 제작진들의 의도는 명확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하하의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하하가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고, 비록 결혼식에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덕담들이 오가는 과정을 통해 하하 결혼식은 세기의 결혼식과 마찬가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하하의 결혼식을 축하해주고 싶은 제작진의 바람은 이번 미션들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는 점에서 무도가 어떤 방송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하하를 위해 무도는 화려한 환영식보다는 그가 보다 빠르게 방송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런 노력은 제작진만이 아니라 무도 멤버들 모두 하나가 되어 빠르고 완벽하게 복귀할 수 있게 도왔다는 점에서도 그들의 끈끈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들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시민들과 시청자들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무도. 쫄쫄이 의상을 입고 추운 날씨에 밖으로 나선 그들에게 망설임 없이 옷을 벗어주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연말연시 나눔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엿볼 수 있게 해준 구성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게임을 위한 행동이고 잠시 동안만 외투를 벗어주는 행위이지만, 추운 겨울 길거리를 헐벗은 채 돌아다니는 무도 인들에게 옷을 벗어주는 행위는 상징적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비록 모두가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보다 못한 이웃에게 사랑의 온정을 나눠주자는 그들의 의도가 미션에 가득했다는 점에서 역시 무도다웠습니다.
예능으로서 가치도 잃지 않고, 그 웃음 뒤에 중요한 가치마저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무도의 정신은 이번 하하 결혼 특집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며 시청자들이 곧 주인이고 함께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 것 역시 무도이기에 가능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런 무도의 정신이 가장 강력하게 드러난 부분은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1억 6천이라는 말도 안 되는 규모와 6천을 훌쩍 넘은 금액에 당황한 길과 유재석에게 마지막 반전의 기회는 주어집니다. 사칙연산이 아닌 보다 복잡한 방식이 담긴 주사위는 그들이 짊어진 무게를 가볍게 하거나 더 욱무겁게도 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들이 순조롭게 정리가 된 상황에서 문제는 길과 유재석이었습니다. 현재의 금액도 무거운데 곱하기가 나온다거나 한다면 이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 길은 극적으로 제로를 만들며 가슴을 쓸어냈습니다. 집을 팔아야만 할 상황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으니 말입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유재석 역시 길과 같은 결과를 예측했지만, 결과는 +100이었습니다. 6천을 훌쩍 넘긴 금액에 100을 더해야 하는 상황에서 천하의 유재석이라도 멘붕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아무리 친동생처럼 생각하는 하하라고 해도 축의금으로 6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준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니 말입니다.
금액도 문제이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풍토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유재석은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송에서 약속을 한 사안을 결과에 따라 바꾼다면 이는 최악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약속이라고는 하지만, 과도해도 너무 과도한 축의금을 낸다는 것 역시 문제였으니 말입니다. 말도 안 되는 딜레마에 빠져있던 유재석을 구원한 것은 금액 뒤에 붙인 기호였습니다.
금액을 표시하는 것이 아닌 무게를 표시하는 기호에 잠시 혼란스러워하는 유재석에게 하하와 제작진들은 자신들의 의도를 설명합니다. 하하에게 축의금을 주는 것보다는 무도 멤버들이 불쌍한 이웃들을 위해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밝아진 유재석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조금의 의심도 망설임도 없도 유재석은 "그렇다면 해야죠.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나서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흔쾌하게 기부하겠다고 나서는 유재석의 모습은 대단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하에게 수천만 원을 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금액이 축의금이라는 형식으로 전달된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기부를 위해 이런 미션들을 준비했다는 말을 듣고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거금을 흔쾌하게 기부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감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꾸준한 기부 활동을 해왔던 유재석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도 반가웠습니다. 이런 상황에 무도 멤버들은 너나없이 "이런 일이라면 함께 해야죠"라며 함께 기부를 하자고 나서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기부를 일상생활로 여기며 최선을 다하고 살아가는 무도 멤버들에게 많은 이들이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하하의 결혼식마저 하나의 예능으로 만들어내는 제작진의 탁월한 재능도 반가웠습니다. 더욱 무도를 아름답게 만든 기부의 가치를 일깨우는 내용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무도가 그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선사하는 무한도전이 있어 차가운 날씨에도 훈훈함을 느끼게 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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