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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미스터 션샤인 첫 방송-진구 김지원 강렬했던 첫 회 김은숙 서사는 다시 시작되었다

by 자이미 2018.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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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의 시대극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달달한 사랑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쓰는 작가가 시대의 아픔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첫 방송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기대를 해도 좋았다. 이응복 피디의 섬세한 연출과 몰입도를 높인 영상미 등 현재 방송되는 드라마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미국인이 된 유진;

진구와 김지원 특별출연으로 강렬한 인상 남긴 김은숙 서사의 시작



흥선대원군의 쇄국 정책은 결국 열강들에 의해 조선이 무너지는 이유로 작동했다. 세상은 변하는데 홀로 그 변화에 반대하며 자기 안에 갇혀버렸던 조선은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상대를 제대로 알지 못해 벌어진 몰락은 왕조보다 백성들을 죽음으로 내몰게 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그 시기를 다루고 있다. 서양 열강들의 패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일본이 개방이 이뤄지던 시절이다. 하지만 조선은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권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매몰된 조선은 그렇게 도태될 수밖에 없었고, 일본의 침략을 막을 방법도 없었다.


신분제가 공고했던 시절 유진(이병헌)은 종의 아들로 태어나 김씨 가문의 사노비로 살아갔다. 세상이 그런 계급 사회였기에 이를 문제 삼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유진이 9살이던 어느 날 나무를 하고 오던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비는 멍석말이를 당하고, 어미는 그 옆에서 서럽게 울며 남편을 살려 달라고 한다. 


흥선대원군 곁에서 쇄국 정책을 외치던 자는 유진 어머니를 원했다. 뛰어난 외모를 지닌 종년은 언제든 자신들이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이다. 사노비는 주인이 생사이탈권까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인을 탐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래 들은 유진의 아버지는 가족과 함께 도망치려다 잡혔다. 


유진 어머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 그렇게 당시 희성(변요한)을 임신한 마님을 위협해 아들을 살린 어미는 남편을 먼저 보내고 우물에 몸을 던져 버렸다. 그렇게 천애고아가 되어버린 유진은 김 대감이 보낸 추노꾼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밤낮 없이 도망을 치던 어린 유진은 도공 황은산(김갑수)를 만나게 된다. 유진에게 은산은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신미년 포수인 아비를 따라 강화도에서 미군과 싸우던 장승구(최무성)는 잔인한 죽음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비교가 될 수 없는 무기로 미군에 맞서던 의병들은 잔인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가 어떤 전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한 채 방어에 나선 조선군은 그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도망가자는 말에도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수많은 이들의 죽음. 그 죽음을 모두 목격했던 승구는 아재 은산의 요청에도 홀로 아버지와 함께 산 곳으로 향한다. 그렇게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포수가 된다. 


승구는 포로로 잡힌 미군의 배 위에서 미 제독의 통변을 하던 이완익(김의성)과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 저항을 하며 쏜 총알이 이완익의 다리를 관통하고, 평생 절름거리게 만든 이가 바로 승구였다. 잔인한 복수보다 포로들을 풀어주는 미군을 보며 악랄한 일본이 더 강할 것이라 확신한 이완익은 그렇게 일본 앞잡이가 되었다. 


이토 히로부미에게 단돈 오만원으로 조선을 살 수 있다며 자신에게 기회를 달라는 리노이에 히로야키(이완익)은 그렇게 조선을 일본에게 받치려 했다. 이를 저지하려는 의병들이 나서 리노이에를 잡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상완(진구)은 배신한 동료에 의해 최후를 맞았다. 


상완이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예진(김지원)은 갓난아이 애신(김태리)를 동지들에게 맡기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내놓는다. 조선 최고 사대부 중 하나인 고사흥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상완은 이름 없는 의병이 되어 조선을 되찾기 위해 싸웠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한날 한시에 잃고 할아버지인 고사흥의 손에 키워져야 했던 어린 아이 애신은 부모의 뒤를 잊게 된다. 포수 장승구에게 총을 사용하는 방법을 은밀하게 배운 애신은 그렇게 부모가 원했던 조선독립을 위해 은밀하게 움직이는 이름 없는 의병이 되었다. 고사흥과 어린 유진과의 짧은 만남은 이 촘촘하게 엮일 수밖에 없는 운명의 끈 중 하나다.


조선에 대해 그 어떤 애정도 존재하지 않았던 어린 유진은 도공 은산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지독한 미국 생활을 시작한 유진은 미군들의 모습을 보며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자신이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군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 말이다. 


그렇게 성장한 유진은 스페인 전쟁에 참여해 장교 카일을 구하고 승진한 그는 조선으로 돌아온다. 미국인 유진 초이가 되어 조선을 찾은 그는 그렇게 성장한 그들과 마주하게 된다. 악랄한 김 대감의 손자인 희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애신의 정혼자가 되었다. 


결코 맺어질 수 없는 두 사람 사이에 미군이 된 유진이 존재한다. 조선인도 일본인도 아닌 흑룡회 일원이 된 구동매(유연석)과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익의 딸로 태어나 아비의 출세를 위해 나이든 일본인과 결혼해 쿠도 히나(김민정)가 된 그녀는 호텔 '글로리'의 주인이 되었다. 


모든 권력자들이 몰려드는 글로리의 주인인 쿠도 히나 역시 유진을 사랑하게 되고, 그렇게 애진과 삼각관계가 된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단순한 애정 관계로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지는 않을 것이다. 격변기 오직 자신들의 사익에만 집책했던 위정자들로 인해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백성들의 모습들이 <미스터 션샤인>이 보여주고 싶은 핵심이다.


그들은 위정자들과 달리, 나라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이름 없는 의병이 되었다. 그렇게 자신의 목숨도 두려워하지 않고 싸웠던 수많은 이들을 기록하는 것이 바로 <미스터 션샤인>이다. 그런 점에서 주요 인물들과 함께 이름 없이 목숨을 던진 의병들이 바로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김은숙 작가의 전작들에서 나왔던 진구와 김지원은 조선 말기에도 부부였다. 그렇게 그들은 한날 한시 함께 조국을 위해 목숨을 던지더니 훗날 다시 군인이 되어 만나게 되었다. 김 작가 특유의 서사는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들 속에서 더욱 강렬함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큰 재미이기도 했다. 


"오늘은 낯설며 내일은 두려운 격변의 시간이었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각자의 방법으로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중이었다"


성장한 애리가 독백으로 들려준 이 이야기는 <미스터 션샤인>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대목이다. 가장 잔인한 시간에 태어난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격변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지독한 시간들 속에서 마주하게 된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첫 방송부터 강렬함으로 다가온 이 드라마는 분명 매력적이다.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와는 다른 김은숙 작가의 도전이 바로 <미스터 션샤인>이다. 사회적 이슈나 역사에서 벗어나 사랑에 천착하던 작가가 거대한 서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도깨비>에서 대 서사의 시작을 알린 김 작가는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보여주려 한다. 


이름 없이 죽어간 수많은 의병들을 통해 김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과거의 잊혀진 것들이 아니다. 현재도 살아 숨 쉬는 우리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촛불'을 든 광장의 시민들 역시 격변기 조선을 살아가던 이름 없이 숨져간 수많은 의병들이나 다름 없다. 그 연결 고리는 역사의 수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분명한 목적과 동기 부여가 이뤄진 첫 방송은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을 나열하고 연결시키고 있다. 적과 아군. 그리고 그 미묘한 지점에 있는 이들까지 많은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며 재미도 잃지 않은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피디의 최고 걸작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물론 그 반대인 최악의 실패작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첫 방송은 전자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었다. 김은숙 작가의 서사시는 그렇게 다시 시작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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