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술을 마셨을 뿐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살인마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친구 둘을 살해하고 은폐한 악랄한 살인범이 되어버린 정우(변요한)는 정말 범인일까요? 당연하게도 범인이 아닙니다. 강압적인 수사로 자백하도록 만든 형사로 인해 그는 졸지에 살인마가 되었습니다.
정우의 여자친구였던 다은(한소은)을 포함한 친구들과 집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부모님이 해외여행을 간 사이 시험 끝나고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기로 한 날 다은이 오지 않으며 이 모임은 무산되었습니다. 버스에서 다은을 보고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일부러 전화를 끄기까지 했습니다.
여자친구의 그런 모습에 이어 다른 이성 친구인 보영(장하은)은 다은을 욕하며 울고 뛰쳐나갔습니다. 어수선한 이 모든 상황들은 결과적으로 정우가 살인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창고에서 화가 나 집으로 돌아간 정우는 그렇게 홀로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습니다.
정우가 잠든 사이 창고에서는 잔인한 범죄가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피는 존재하지만 시체는 사라진 살인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정우가 선택되었습니다. 아버지 차이지만 정우가 타던 차량이 사건 현장에 있었고, 트렁크에서도 다량의 피가 발견되었습니다.
물적 증거는 그게 전부지만 그 차량이 정우 것이라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자신은 친구들을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형사들은 무시하고 잠도 재우지 않고 거짓 자백을 강요했습니다. 그렇게 이겨내지 못한 정우는 비몽사몽간에 살인을 자백하고 10년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교도소 내의 폭력에 시달리는 것도 두려운 어린 정우는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강해졌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외면하는 사이 아버지와 함께 친구인 나중에 최나겸으로 이름이 바뀌는 덕미(고보결)만은 꾸준하게 면회를 와줬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덕미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면회를 왔습니다.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은 살인자가 된 후에는 완전히 연락을 끊었는데 말이죠. 더욱 덕미, 아니 이제는 최나겸이 된 그는 유명한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살인자인 정우에게 지극 정성입니다.
유명한 배우가 된 나겸으로서는 자신에게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 우정입니다. 하지만 그게 사랑이라면 달라질 수 있죠. 나겸은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많이 세련되었고 예뻐졌습니다. 더욱 라이징 스타가 되면서 주목도 받게 되었지만, 여전히 정우를 사랑합니다.
광수대 출신의 경찰 노상철(고준)은 과도한 폭행으로 인해 무천시로 좌천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우연과 같은 필연으로 정우와 마주하게 되죠. 출소날 광고 촬영을 급하게 마치고 마중 나온 나겸과 함께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에 작은 사고가 나면서 둘은 첫 대면을 하게 됩니다.
면회를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정우 어머니 금희(김미경)는 자신이 운영하던 무천가든에서 주방일을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를 증오하는 피해자 부모들을 매일 보며 구박까지 당하며 있는 것은 죄인의 어머니로서 아들을 위해 죗값을 치르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이 출소하는 날이라고 잔뜩 긴장했던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이곳에서 더는 살지 않기 바랐습니다. 자신은 아들을 위해 남은 인생을 희생하려 하지만, 아들만은 새로운 삶을 살기 바랐습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고기를 구입해 돌아가던 길에 육교에서 아래 차량으로 추락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무진시 경찰서장이 된 현구탁(권해효)은 정우 아버지와 절친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우는 구탁을 삼촌이라 불렀지만, 그는 과거 사건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구탁의 아들인 수오(이가섭)는 지능이 조금 떨어진 정우의 친구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수오는 그림을 그려 정우에게 선물했습니다. 하설(김보라)는 스쿠터로 전국 여행을 하다 무천이 좋아 무천가든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 설은 다른 사람은 대화도 하기 힘든 수오와 친한 존재입니다.
사람 좋은 주방 이모를 좋아했던 설은 그 아들이 여자 둘을 죽인 살인마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수오에게 이 말을 하자 처음으로 그는 화를 냈습니다. 그렇게 수오는 아침 일찍 정우를 찾아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건넨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림이었습니다. 수오가 그린 그림에는 문제의 창고와 정우가 타고다니던 차와 어딘가로 향하는 남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이는 수오가 살인마라기보다는 목격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됩니다. 수오는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수오의 그림을 보고 창고로 힘겹게 찾아가 오열하던 정우. 그 시간 어머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누군가 비 오는 육교에서 죽일 마음으로 밀었습니다. 그리고 조사하던 과정에서 정우의 친구인 병무(이태구)의 아버지가 수상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직후 비가 오는데 우산을 쥐고 뛰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건 조사 과정에서 금희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인물도 병무 아버지 흥수(차순배)였습니다. 평소 금희와 사이가 좋았던 흥수가 과연 그를 민 범인일까요?
이들의 아지트가 된 무천가든에서 동민(조재윤)과 수상한 눈인사를 하는 흥수의 모습은 기묘했습니다. 딸을 잃고 시체도 찾지 못한 채 폐인이 되어버린 동민이 매일 무천가든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그곳에 금희가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의식을 잃어 병원에 입원 중인 금희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는 이들은 낯선 이들에게는 기괴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험일을 하는 재희(박미현)까지 합세하며 파티라도 여는 듯한 그들의 모습에는 흥겨움이 있었습니다. 금희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을 즐기는 모습이 설에게는 기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황을 보면 금희를 육교에서 민 것은 동민일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목격한 것이 흥수로 보입니다. 아이를 잃고 시체도 찾지 못하고 폐인이 되어버린 동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는 흥수로서는 그가 범인이라고 자백할 수는 없었습니다.
2회 등장한 무천사랑병원은 사건의 진실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원장 박형식(공정환)은 연상의 국회의원인 예영실(배종옥)과 연상연하 부부이기도 합니다. 지역 내에서 입지가 높은 이들 부부의 등장은 단순한 출연으로 다가올 수는 없습니다.
다은이 걸레라고 욕했던 보영을 생각해보면 그는 원조교제하듯 박형식 원장과 만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원조교제 사실을 밝히려고 해서 잔인하게 살해하고 숨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그리고 구탁의 도움을 받아, 정우를 희생양 삼았을 수도 있습니다.
수오는 그렇게 창고 근처에서 그날의 진실을 목격하고 그림을 그려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박 원장이 범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정우가 살인자라고 해도 변함없이 10년 동안 오직 그만 사랑한 나겸도 범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건이 벌어진 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고 했지만 말이죠.
한 번도 면회를 오지 않은 어머니였지만, 그의 지갑에는 가족사진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 번도 가족을 잊어본 적 없는 엄마는 아들이 살인마라는 사실에 누구보다 놀랐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남겨진 유가족을 위해 아들 대신 죗값을 치르려 노력한 인물입니다. 그런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정우는 진범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정우집 근처 하수구에서 동네 강아지가 뼈를 물고 나오는 장면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유기된 장소가 그곳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중요한 단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진범을 찾아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니 말이죠. 과연 누가 왜 정우를 살인마로 만들어야 했을까요? 이제 그 진실을 찾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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