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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보고싶다 최종회-박유천과 윤은혜, 그리고 유승호 그들은 왜 14년 전으로 돌아갔을까?

by 자이미 201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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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가 연장되어 21회로 마무리가 된 <보고싶다>는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되었습니다. 14년 전 아픈 기억들을 가지고 살아가던 주인공들이 다시 만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들은 때로는 아프게 힘들게 이어져왔습니다. 그들이 던진 화두는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이 잔인한 복수가 아닌 화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이라고 외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들은 왜 14년 전 과거로 돌아가야만 했을까?

 

 

 

 

잃어버린 혹은 가질 수 없어 더욱 애절했던 사랑. 그런 사랑을 되찾는 이들의 여정은 행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랑을 잃어 고통스러웠던 그들이 다시 14년 전의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들이 14년 전으로 돌아간 것은 반복해서 이야기가 되어왔듯, 14년 전 과거의 그 시간 이후부터 그들의 삶은 다시 시작되었으니 말입니다.

 

한 번 잃었던 사랑을 다시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처들은 덧나고 덧입혀져서 좀처럼 치유하기 힘든 고통으로 자리하기 때문입니다. 사랑 때문에 고통스럽고, 사랑 때문에 증오를 배웠던 이들에게는 더욱 사랑이라는 가치는 힘겹고 힘들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복수를 하기 위해 14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왔던 형준에게는 사랑이라는 가치는 덧없고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던 그에게 사랑은 힘든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자신과 상관없이 그가 돈 많은 남자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는 사랑을 지독한 애증으로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탐욕스러운 한태준이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사랑을 진실하게 배울 수 없었던 그에게 사랑은 집착과 소유라는 이름의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 어떤 일이라도 서슴지 않았듯, 형준이 역시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는 살인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사랑이란 그렇게 소유하고 쟁취하는 것이라고 배운 그에게 이런 사랑은 자연스러웠으니 말입니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라고 알고 살아왔던 형준이 수연을 사랑하는 방법 역시 그런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사랑을 다시는 놓치지 않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그에게 사랑은 그저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한태준이라는 탐욕스러운 아버지를 둔 정우가 형준과 다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홀로 지낸 시간들이 많아서였을지도 모릅니다. 피해자가 아닌 정우가 우연이지만 운명적인 존재인 수연을 만나면서 사랑이란 어떤 것인지 조금씩 배울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정우에게 사랑은 그토록 애절하고 간절한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던졌던 김 형사.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라면 자신마저 던질 각오가 되어 있는 명희, 그런 사람들에게 사랑을 배운 정우는 형준과는 달리, 사랑이란 화해와 용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그 여리고 작은 수연이 지독한 고통 속으로 스스로 들어선 모습에서 정우가 배운 것은 진정한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버릴 수도 있다는 가치였습니다. 그런 가치를 배울 수 있었던 정우는 어쩌면 행운아였습니다. 

 

정우보다 형준이 수연과 오랜 시간을 함께 있었지만,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그런 사랑이라는 가치의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소유와 집착이 사랑의 전부라고 생각한 형준과 달리, 사랑이란 그저 아무런 조건 없이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정우와 수연은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이 14년 전 고통의 장소인 창고에서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대목이 섬뜩하면서도 아프고 슬픈 이유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지독한 상처를 안긴 기억하기도 싫은 장소에서 모든 것을 던져버린 형준의 노림수는 오히려 정우와 수연의 깨트릴 수 없는 고통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로 다가왔습니다.

 

지독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수연이 힘겹지만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가장 고통스럽고 힘겨운 그 근원으로 들어섰기 때문일 것입니다.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그 지독한 기억들은 결코 평생 지울 수 없는 고통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처와 아픔을 어떻게 보듬고 감싸느냐에 따라 치유도 가능할 것입니다. 수연이 그 고통에서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상처와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고통을 홀로만 가져가는 상처로 생각하고 복수를 다짐했던 수연이지만, 그런 상처를 1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잊지 않고 자신의 일처럼 생각해주었던 정우와 어머니, 친구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수연의 치유는 자연스러웠습니다. 그 고통스러운 기억들과 상처를 이겨내는 방법은 사랑 외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강력한 주장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소유와 아집만 남은 형준의 사랑에 대항하며 정우를 노리는 총구를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가는 수연은 "이런 게 바로 사랑이야"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랑이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형준에게는 그런 사랑이 버겁기만 하지만 그런 것이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피투성이로 남겨졌던 14년 전의 수연. 14년이 흐른 후 그 지옥과도 같은 장소에서 피투성이가 된 것은 정우였습니다. 다시는 수연을 홀로 두지 않겠다는 정우는 그렇게 수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던졌습니다.

 

큰 수술을 거치고 10일 동안의 시간이 흘러 깨어난 정우에게 첫 마디는 "수연아"였습니다. 그 지독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랑은 죽음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는 가치였습니다. 총상으로 인해 형준은 기억을 잃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죄를 지었던 형준은 사라진 기억을 안고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듯 말입니다.

 

병원에 있는 형준을 찾아 자신을 이수연이라고 밝히며 웃는 그들의 모습은 화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이 가득했습니다. 사랑을 제대로 배울 수 없었던, 그래서 사랑도 제대로 해볼 수도 없었던 슬픈 영혼을 가진 형준은 그렇게 아픈 기억을 잃고 행복한 기억을 채워가려 합니다. 수연이 알려주었던 기억을 지우는 마법을 떠나는 그들에게 해주는 모습 속에서 형준은 가장 행복하고 편안해 보였으니 말입니다.

 

수연이 기다리는 집에 통닭을 사들고 환하게 웃으며 들어서는 정우. 그런 정우를 맞이하는 가족들의 행복한 웃음들은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행복이었습니다. 행복이란 큰 집에서 엄청난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통닭 한 마리만 가지고도 서로 웃을 수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들은 그저 사랑만 가득했습니다. 조이로 살아야 했던 14년을 버리고, 다시 이수연이라는 이름을 찾아준 정우. 그런 정우가 첫 눈이 오는 날 단 둘이 결혼식을 올리는 정우와 수연의 사랑은 그렇게 행복했습니다. 소박하지만 그렇게 사랑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그들이 정답일 것입니다.

 

그들은 왜 14년 전으로 돌아가야만 했을까요? "비 오는 날 우산을 주는 것은 모든 것을 주는 것이야"라는 말과 "다 젖으니까 하나도 안 무섭네"라는 말은 중요합니다. 다가오지도 않은 두려움을 서둘러 만들고 힘겨워하는 삶이 아니라, 모든 것을 겪은 그들에게는 더 이상 무서운 것이란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14년 전으로 돌아가 정우와 수연만이 아니라 꼬마 삼촌 형준까지 함께 놀이터에서 노란 우산을 가지고 노는 이들의 모습에 <보고싶다>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모든 가치가 담겨 있었습니다. 탐욕으로 점철된 삶은 파괴와 분노, 그리고 복수만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독할 정도로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조금 부족하고 힘들다고 해도 서로을 사랑하는 것만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보고싶다>는 분명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드라마였습니다.

 

 

깊고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그들이 화해하고 용서함으로서 서로의 상처들을 치유해 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그런 삶이 중요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을 던지는 듯했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삶이 얼마나 허망하고 비참할 수밖에 없는지 <보고싶다>는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박유천과 윤은혜, 그리고 유승호가 14년 전 어린 시절로 돌아가 행복하게 어울리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정우와 수연이 항상 이야기를 하듯, 15살 그리고 며칠을 더 살고 있다는 말처럼 그들은 그 지독한 고통들을 던지고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사랑이라는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치유라고 이야기하는 그들은 찾아온 겨울 형준에게 건넨 마른 낙엽 속에 모두 담겨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들이 서로에게 보내는 손마법은 어쩌면 시청자 모두에게 아픈 기억을 치유하게 해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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