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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살인자ㅇ난감 5~8회-최우식 손석구 극단적 매력 폭발시킨 정의론

by 자이미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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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4번의 이야기가 끝난 후 다섯 번째 이야기부터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무대 자체가 부산으로 이동하죠. 촉 좋은 형사 난감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범죄는 전국구입니다. 이경수라는 이름으로 신분 위조까지 하고 부산으로 내려갔지만, 그곳에서도 악랄한 범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송악산 살인사건 교수를 제거한 탕의 이 행동은 결말 부분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복선을 통해 사이드킥이었던 노빈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죠. 부산의 한 마트 생선부스에서 일을 하는 탕의 눈에 들어온 경아라는 인물은 중요한 거점처럼 작동합니다.

살인자ㅇ난감-최우식과 손석구가 만들어낸 매력

'야옹녀'라는 이름으로 불린 동영상 피해자인 경아는 이름까지 바꾸고 다른 이유이지만 탕이처럼 부산까지 내려와 마트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대인공포증에 시달리는 경아에게 계산 업무는 지옥처럼 다가올 수밖에 없었죠. 이런 경아를 상대로 갑질하는 아줌마에게 제대로 혼쭐 내는 탕의 모습이 그는 좋았습니다.

 

자신과 닮았음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경아는 사건 후 처음으로 마음을 여는 이유가 되기도 했죠. 탕을 통해 얻은 약한 희망은 동창을 만나며 새로운 꿈을 품게 됩니다. 이름도 바꾸고 죽었다는 이야기까지 했음에도 어딘가에서 봤다는 식의 끝없는 욕망의 관심은 경아를 극단적으로 분노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식사를 하던 자리에서 자신을 힐끔거리며 보는 남자에게 폭발했는데, 그는 초등학교 동창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상민은 달콤한 위로로 벼랑 끝에 서 있던 경아를 품기 시작했습니다. 어딘가 기대고 싶고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었던 경아는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는 상민에게 모든 것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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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아가 꿈꾸었던 평범한 일상은 따뜻함을 앞세운 초등학교 동창 상민으로 인해 완전히 박살나고 말았습니다. 경아를 농락한 사실이 드러나자 상민은 발끈했고, 그렇게 살해하고 현장을 훼손하기 위해 불까지 질렀습니다. 그런 상민의 살인에 탕과 난감, 그리고 촌까지 모여들게 되었습니다.

 

이 전 영상에 먹잇감에 모여드는 개미떼들을 통해 이후 벌어질 사건을 암시하는 인서트 샷도 흥미로웠습니다. 상민의 악랄함은 약혼녀가 임질 고백을 하는 장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죠. 자신이 병을 옮겼는데, 약혼자인 현지가 하룻밤 실수로 다른 남자와 잤다는 말에 불같이 화를 내며 태도가 돌변하는 모습은 이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완벽했습니다.

 

이 범죄자를 제거한 것은 탕이 아닌 촌이었습니다. 어쩌면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촌이 등장하며, 사건은 보다 흥미롭게 펼쳐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탕을 추격하던 난감은 후배 용재와 부산까지 출장 오고 그렇게 사건 현장에서 용재는 촌과 스쳐 지나갑니다.

살인자ㅇ난감-이탕과 송촌 닮았지만 전혀 다른 살인자

촌의 부비트랩으로 부상을 입은 용재는 자신을 스쳐 지나간 남자가 바로 선배인 난감이 추적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직감했습니다. 목덜미에 일어나는 섬뜩함으로 범죄자를 알아보는 탕은 수시로 등장하는 범죄자에 난감하기만 합니다.

 

탕이 거주하던 방안에 소화기를 뿌린 자 역시 이런 증세로 인해 거부반응이 상대를 자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탕의 흔적들이 모두 사라지는 효과를 얻기는 했지만 말이죠. 탕의 행동은 하늘이 돕듯 모든 증거가 사라집니다. 노빈의 노력도 더해졌지만, 첫 시작부터 탕의 행동은 알 수 없는 것들에 보호받고 있습니다. 

 

5회부터는 촌의 등장으로 대립구도와 캐릭터의 균형은 크게 삼등분되어 갑니다. 이탕과 난감, 그리고 촌으로 이어지는 인물들의 서사가 추가되고, 그들이 만날 수밖에 없는 이유들도 증명된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았기에 어떻게 풀어갔는지 모르지만, 초반 4회가 탕의 서사가 주가 되며 그의 의도하지 않은 살인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5회부터는 난감과 촌, 그리고 노빈의 서사까지 더해지며 이야기는 더욱 풍성하고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탕의 범죄와 그 결과물의 상관관계만 집요하게 끌어가는 것을 재미있어 할 수도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균형을 잡고 본질적 질문과 답을 끌어가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은 좋은 선택을 했고, 열린 결말로 흥미를 더했습니다.

 

난감과 촌의 서사는 많은 부분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난감 아버지가 형사였고, 촌은 후배였기 때문입니다. 난감의 아버지 갑수는 제법 인정받는 형사였습니다. 촌은 경찰에 입문했지만 좀처럼 승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이유는 부모가 살인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살인자ㅇ난감-촌의 서사에 담긴 진실

촌은 이를 이겨내기 위해 온갖 무술을 배우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부모가 저지른 범죄를 경찰이 되어 씻어내고 싶었지만, 걸림돌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갑수였습니다. 다른 이와 달리, 유독 촌을 싫어하던 갑수를 그가 죽음 직전까지 몰아간 사건이 벌어집니다.

 

자신을 밀어내도 갑수에게 깍듯했던 촌은 경찰 식당에서 일하던 조선족 아주머니가 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십시일반 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갑수는 한약 한 상자를 아주머니에게 주라고 하죠. 촌은 조선족 황씨 아주머니를 갑수가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마약이었습니다. 한약에 필로폰을 섞어 밀반입하는데 조선족 황씨 아주머니를 이용한 것이었죠. 자신이 존경했던 형사가 알고 봤더니 압수한 마약을 빼돌리고 있던 범죄자였다는 사실을 알고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이 정도라면 분노로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노골적으로 촌의 부모를 조롱하고 살인자 자식이라 비하하는 상황을 더는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촌은 장갑수 형사의 머리를 반복해 내려쳐 식물인간을 만들어버렸습니다.

 

현재의 촌을 만든 것은 역설적으로 난감의 아버지였던 셈입니다. 난감은 촌이 자신의 어머니와 불륜 관계라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경찰서에 가서 만난 사람이 촌이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자신을 만난 이야기를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확신했습니다. 아버지일 수는 없는 통화였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사이드킥을 자처한 삶을 살아가는 노빈의 서사도 처참했습니다. 집에서 음악을 들으며 잠이 들었던 어린아이는 일어나 부모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모습을 목격해야 했습니다. 어쩌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잠이 들어 죽지 않았을 상황 속에서 경찰에 대한 반감도 쌓였습니다.

살인자ㅇ난감 스틸컷

노빈은 이름도 바꾸고 스스로 체력을 키워 복수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너무 멀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사이드킥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찾아낸 인물이 바로 촌이었습니다. 악당을 쳐부수는 악당을 찾던 노빈에게 촌은 최적의 인물이었습니다. 

 

경찰 출신에 온갖 무술로 단련된 그는 무적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가 어느새 악마가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악당을 처벌하는 수준을 넘어 살인에 집착하고 즐기는 모습에 노빈은 자신이 생각한 영웅은 절대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노빈이 이탕에게 '순수한 선이자 절대적 정의'라고 규정한 것은 촌과 너무 달랐기 때문입니다. 더욱 이탕의 범죄는 본능이었고, 살인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워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촌이 보인 악마성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촌이 새벽 길거리에서 운전자에게 행패를 부리던 젊은 남녀를 살해했습니다. 그중 여성은 가족건설에서 부연건설로 이름을 바꾼 형정국 회장의 손녀였습니다. 촌이 의도적이지 않은 듯 보였지만, 이후 드러난 이야기들을 보면 충분히 의도적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형 회장이 밑에서부터 위까지 온갖 인의 장막을 치고 그 자리까지 올랐다는 사실은 한국 현대사의 집약본이기도 했습니다. 검사와 국회의원들의 비호를 받은 형 회장은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된 후에도 의원의 면회를 받으며 호화로운 식사를 하는 장면은 가진 자들의 실제를 잘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극우 매체는 야당 대표를 언급하며 악마화하는 과정은 경악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끼워 맞추기를 하며, 지지자들이 이 드라마에 분노한다는 식의 기사를 내보낸 이유는 너무 명확하죠. 극 중 악당들보다 더 악랄한 현실 속 이런 자들의 모습은 '살인자ㅇ난감'을 더욱 현실적으로 보게 합니다.

살인자ㅇ난감 스틸컷

노빈은 마지막을 준비했습니다. 자신이 지켜야 할 존재인 탕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난감을 만나러 갔습니다. 밀항을 한다며 모든 것을 준비하고는 탕이 몰래 난감을 만나러 간 것은 촌에게 연락이 왔기 때문입니다. 촌은 형 회장을 난감 앞에서 살해하고 체포되었지만, 호송차에서 탈출했습니다.

 

한 번도 사람을 쏴본 적이 없던 난감으로서는 촌의 도발에도 총을 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탈출에 성공한 촌은 이탕과 노빈을 모두 제거하려 했습니다. 그렇게 폐건물로 불렀고, 그곳에서 모두가 모이게 되었습니다. 탕 역시 노빈의 행동에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휴대폰 표식을 통해 그의 이동 경로를 확인했습니다.

 

촌을 잡고 싶은 난감에게 노빈은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난 후 드러나지만, 노빈이 원했던 시나리오는 철저하게 탕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폐건물에 모두가 모인 상황에서 촌은 난감이 듣고 싶은 진실을 모두 말해줬습니다.

 

자신이 왜 난감의 아버지 머리를 그렇게 때려 식물인간을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연명 치료 중인 아버지를 죽인 것까지 말입니다. 그리고 차마 묻지 못했던 어머니와 바람이 난 존재는 촌이 아닌 난감도 좋아했던 박 과장이었습니다. 촌이 난감의 친부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이어갔는데 충격이었습니다.

 

노빈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탕이까지 현장에 등장하며, 이들 사이의 마지막 전투는 총격전으로 이어집니다. 현직 경찰과 전직 경찰의 총싸움에 탕은 칼을 들고 촌을 공격하기 시작하죠. 그렇게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혼자 떨어져 있던 난감은 탕이 아닌 촌을 향해 총을 겨눴습니다.

 

촌을 공격하던 탕과 그런 탕을 보호하려 촌을 잡고 있던 노빈의 뒤엉킴에 난감의 조준 사격은 시나리오의 완성으로 귀결되었습니다. 뒤엉킨 상태에서 총에 맞은 촌이 방아쇠를 당겼고, 그 총은 노빈의 가슴에 맞고 말았습니다.

살인자ㅇ난감 스틸컷

이 상황에서 난감은 촌을 총으로 쏴버립니다. 그 인생 첫 살인은 그렇게 모두의 정의를 위해 마무리되었습니다. 부패 경찰이었던 난감의 아버지는 영웅처럼 장례가 치러졌고, 정당방위로 정리될 수 있음에도 해명하지 않고 징계를 받아들인 난감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탕은 난감의 총에 맞고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운명인지 탕이 붙잡고 있던 권총에는 탄약이 없었습니다. 난감은 자신이 아니라도 누군가는 너를 잡을 것이란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노빈과 약속 때문에 탕을 체포하지는 않았지만, 범죄자를 잡는 범죄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는 현직 형사의 말은 이 드라마의 균형감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죽은 노빈을 끌고 나가려 했지만 누전으로 불이 나기 시작한 폐공장은 모든 것을 집어삼켰습니다. 노빈의 시나리오는 완벽했습니다. 수많은 사건들 속에 탕이와 관련된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탕이 했던 모든 것들은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놨습니다.

 

송악산 살인사건에서 유일하게 남겨진 감을 한입 먹은 치아 자국이 유일한 증거였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노빈이 의도적으로 남겨둔 증거였습니다. 탕이 치아와 유사하게 교정을 해버린 노빈은 철저하게 준비를 했습니다. 자신의 집에 남겨진 모든 것은 그동안 사건을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노빈의 시나리오를 듣지 않았던 탕은 필리핀으로 밀입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눈 오는 새벽 교회에 가는 어머니를 위해 집 앞을 깨끗하게 쓸고 필리핀으로 갔던 탕은 막일을 하다 체포되었습니다. 외국노동자 체포 과정에서 탕은 자신에게 그 어떤 범죄 사실도 남겨져 있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돌아온 탕은 뉴스에 등장하는 범죄자를 죽인 주인공일까요? 난감은 그런 탕을 체포할까요? 프로파일러의 한심한 측면도 빼먹지 않은 드라마는 8부작 속에 다양한 사회적 이슈와 정의란 무엇인지를 반복해 되묻고는 했습니다.

살인자ㅇ난감 포스터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정의가.... 정의겠어요"라는 말은 많은 울림으로 남겨집니다. 현행법이 처벌하지 못하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자도 범죄자일까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범죄를 저지르고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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