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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삼시세끼 홍석천 그의 정선행이 반가웠던 이유

by 자이미 2015.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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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준이 가니 홍석천이 왔다. 국내 유일무이한 연예인 게이인 홍석천이 옥순봉에 들어서는 순간 그곳은 다른 곳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맛깔스러운 요리가 옥순봉을 지배하고 혐오범죄가 국내에서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홍석천의 정선 방문은 여러 생각들을 하게 한다. 

 

레인보우 옥순봉;

집밥 백선생이 아닌 솥밥 홍선생, 태국식 음식으로 하나 되었다

 

 

 

방송 활동을 왕성하게 하던 홍석천은 한 순간 방송에서 사라졌다. 누구나 알고 있듯 그의 커밍아웃은 자연스러운 퇴출로 이어졌다. 당시 많은 이들은 커밍아웃을 했다. 물론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연예인들은 아니지만 사회 곳곳에서 스스로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야 했던 그들은 커밍아웃을 통해 정체성 찾기에 나서고 있었다.

 

홍석천의 복귀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만큼 달라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수많은 이들은 그 오랜 시간 많은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게이 레즈비언 문화를 알리기 위한 축제들을 개최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 역시 당당한 사회의 일원임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그들로 인해 그나마 현재와 같은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게이 홍석천의 역할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던 홍석천이 스스로 커밍아웃을 하면서 많은 이들은 게이가 무엇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만약 홍석천의 용기가 없었다면 성소수자들이 지금과 같은 지위를 누리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물론 현재도 사회적 지위라고 칭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분명 90년대와 비교해보면 큰 변화임은 분명하다.

 

방송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그는 살아야 했다. 그리고 선택했던 것이 요리였고, 그는 이제 이태원에서 가장 유명한 요식업체 사장이 되었다. 자신의 식당만 9개나 가지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가 된 그는 방송 활동도 병행하며 가장 성공한 톱 게이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에 고정 출연하며 가장 많은 별을 딴 세프는 다른 유명 스타 세프가 아닌 홍석천이라는 사실은 흥미롭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찾은 새로운 선택은 그에게 또 다른 기회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는 새롭게 찾은 그곳에서 최고가 되었고, 다시 방송에도 복귀했다.

 

 

옥순봉에 요리 솜씨가 뛰어난 손님이 온 것은 처음이다. 그의 등장은 곧 옥순봉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행복한 만찬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민머리에 분홍색 티를 입은 홍석천이 옥순봉에 도착하자 머뜩한 표정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가 게이이기 때문이 아니라 연이은 남자 손님에 대한 아쉬움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게이라는 이유로 꺼리는 이들은 많지 않으니 말이다.

 

손호준까지 식구 특집다운 편안함이었다면 홍석천은 요리의 신세계를 옥순봉에서 선보이는 시작이 되었다. 홍석천에 이어 등장할 다음 손님이 이선균이라는 점에서 먹방과 쿡방이 결합된 옥순봉만의 재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국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홍석천은 옥순봉을 단숨에 치앙마이로 만들어버리는 그는 그렇게 정선에 익숙해져 갔다.

 

옥순봉 셰프라고 자부심이 강한 택연은 <집밥 백선생>의 제자인 손호준이 오자 나름 경계심을 가지기도 했다. 그리고 호준은 백선생이 전수해준 된장찌개로 옥순봉에 새로운 맛을 전수하기도 했다. 홍석천은 제자가 아닌 선생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작진들 역시 '솥밥 홍선생과 진보 없는 제자들'이라는 타이틀까지 만들 정도로 홍석천의 요리교실은 흥미로웠다.

 

로스트 치킨을 만들고 태국식 볶음밥으로 황홀하게 만든 홍석천은 아침에는 햄버거로 모두를 매료시켰다. '냉부'가 아닌 옥순봉에서 경쟁이 아닌 모두가 행복해지는 음식을 하는 홍석천의 모습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처음에는 남자 손님이라며 실망했던 서진마저 엄지척을 할 정도로 황홀한 시간들이었다.

 

 

우리 사회도 세계적 유행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증오범죄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은 우려스럽다. 증오범죄 Hate Crime은 인종, 성별, 국적, 종교, 성적 지향 등 특정 집단에 증오심으로 그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행동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런 증오 범죄들은 급증하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흑인 교회에 무차별 총격을 가한 청년으로 인해 시끄러웠다. 과거 흑백 갈등 심화로 문제가 되었던 미국이 다시 증오 범죄로 인해 최악의 갈등으로 들어서는 모양이다. 이런 증오 범죄는 미국의 인종 차별이 보인 문제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이명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극단적인 증오 범죄 집단들이 양산되었다. 특히 수구 세력들이 펼치는 빨갱이 논란은 현재까지도 사회 전체를 붕괴시킨 증오 범죄다. 수구적인 세력이 아니면 모두 빨갱이라는 그들의 논리로 인해 대한민국은 극단적인 이념 갈등에 빠져있다. 분단국가에서 이념을 무기로 사회를 분리 시키는 이 한심한 작태는 정치적인 수단으로 활용되며 더욱 강력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여성에 대한 증오 역시 너무 극단적이라는 점에서 두려울 정도다. 여자를 사회의 적이나 악 정도로 치부하는 일부 혐오 주의자들로 인해 여성은 비난의 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로 전락했다. 이런 비이성적인 행태들이 보다 익숙해지면 현실에서 여성들을 테러하는 일로 확대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점에서 무섭기까지 하다.

 

자신과 다르면 모두가 적인 세상은 두렵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오직 자신과 같아야 한다는 이런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증오 범죄는 당연한 결과다. 이런 상황을 부추기고 이용하는 한심한 정치꾼들은 그래서 역설적으로 증오스러운 존재들이다.

 

홍석천은 게이다. 그 지독한 편견 속에서 이겨낸 그는 다시 방송에서도 환영받는 존재로 변하고 있다. 그런 그가 옥순봉을 찾았고, 행복한 어울림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증오 범죄의 중심에는 언제나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피해자로 자리한다.

 

게이는 범죄라는 러시아의 법은 황당하다. 게이 행진에 칼부림을 하는 증오 범죄자의 모습을 보면 이 증오라는 감정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게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게이라는 문화가 익숙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알게 모르게 경계를 하는 현실 속에서 옥순봉의 모습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일지도 모른다.

 

홍석천이 경계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함께 어울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꿈꾸는 모습이기도 하다. 증오가 아닌 사랑으로 서로가 함께 하는 세상. 다름을 인정하고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배려의 문화가 사회에 정착된다면 현재 불안을 증폭시키는 증오 범죄는 사라질 것이다. 홍석천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으로 인해 증오 범죄에 맞서는 새로운 전사와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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