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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서른, 아홉 5화-찬영의 버킷리스트와 소원 손잡아준 미조

by 자이미 2022.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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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사람이 담담해질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찬영의 솔직한 마음들이 드러난 오늘 회차는 두려움의 감정선들을 잘 그려낸 것 같아 이후 이야기를 더욱 단단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룸에 나가는 소원의 이유도 드러나며 그럴 수밖에 없는 공감대를 형성시켰다.

 

룸에 나가고 있다는 친구 말에 현장에 가서 소원을 끌고 나와보지만 오히려 화를 내는 동생이다. 자신이 여기서 일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도,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 했다. 그건 끝이기 때문이다. "우리 이제 남이야"라는 말의 뜻을 선우는 알지 못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자신과 평생 남매로 지냈던 소원이 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엇나가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을 미조와 친구들이 봤다. 선우가 왜 룸살롱 앞에서 다투고 우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미조 역시 동생 이야기를 들었지만 연결시킬 수도 없었다.

 

미조는 공황장애로 치료받고 있는 중이다. 담당 의사와 상담을 하는 도중 죽음을 앞둔 친구 이야기가 나왔고, 의사는 앞으로 일보다 좋았던 일들을 생각해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게 미조가 향한 곳은 지하철이었다.

 

미조가 지하철을 찾은 것은 너무 당연했다. 찬영과 처음 만난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너편에는 찬영이 앉아 있었다. 이들 모두 그 장소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진짜 친구들이었다. 강한 척만 했던 찬영은 미조에게 미국 가지 말라고 한다.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찬영의 부탁에 당연하게 안 간다는 미조 모두 지독한 슬픔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건강에 좋다며 두부 맛집을 찾아 시가를 하며, 찬영은 솔직해질 수 있었다. 강한 척해봐도 결국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미조와 나 겁나, 무서워"

 

찬영의 솔직한 말에 미조 역시 "나도"라는 답은 자연스럽다. 죽음을 이제 받아들여야 하는 당사자나 그런 그를 바라보는 친구의 마음은 당연함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죽음을 앞두고 주변 사람들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부모님과 진석, 그리고 주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찬영은 미조는 그리워서 슬프다고 한다.

 

떠나보내지도 않았는데 먼저 그리움을 생각하는 찬영에게 미조는 인생의 절반이자, 전부이기도 한 존재였다. 그러면서 미조에게 당부했다. 예사롭게 살아주라며, 자연스럽게 하자고 한다. 시한부라는 사실이 드러난 후 친구들이 보인 행동은 결코 예사로울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주희는 현준 가게를 찾아 주방을 영업 후 사용할 수 있냐 묻는다. 자신의 어머니도 암에 걸렸었는데, 당시 해드린 음식을 찬영에게 직접 해주고 싶다고 한다. 흔쾌히 주희를 받아들인 현준은 함께 음식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까지 했다.

 

찬영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안 진석도 바빠졌다. 아들에게 엄마와 헤어진다는 이야기까지 전했다는 진석은 찬영을 위해 공기 좋은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죽음을 앞둔 이와 마지막을 함께 하겠다는 남자와 그런 남자에게 돌아가라는 찬영의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선우는 소원을 다시 찾아갔지만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같이 일하던 여성을 통해 집을 알게 된 선우는 자신이 선물로 준비한 시계를 놔두고 문자만 하고 돌아왔다. 소원이 선우가 선물한 시계를 차고 거짓말처럼 환한 미소로 병원을 찾았다.

점심 같이 먹자는 소원의 말에 행복한 선우와 자연스럽게 자리 피해 주는 미조, 그리고 이런 모습에 미조 걱정하는 직원들과 언니들의 모습까지 이들은 진심이었다. 선우 동생이라는 말에 걱정을 접고 점심을 먹는 이들의 모습도 정겹게 다가왔다.

 

소원이 돌아왔다. 방황하던 시간들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선우와 소원 사이에는 분명 돌아가신 어머니가 있다. 하지만 자신이 부잣집에 입양되었으니 피아노를 쳤지, 고아원에 있었다면 젓가락이나 두드렸을 것이라는 말이 아프게 다가왔다.

 

동생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자신이 동생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란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한국에 들어온 아버지를 만나고 의문은 완전히 풀렸다. 소원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아버지가 한 말을 소원이 했던 것이었다.

 

입양아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며 내뱉은 말들은 소원을 한국으로 돌아오게 만들었고, 파양까지 요구하게 만들었다. 아버지 말처럼 젓가락이나 치는 존재가 무엇인지 직접 체험해보기도 했다. 남자들 앞에서 술 마시며, 억지로 웃어줘야 하는 생활이 소원이라고 반갑고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 자신을 찾아와 준 오빠로 인해 소원은 다시 자신을 찾을 수 있었다.

 

참신하지 않은 주희의 '위시 리스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찬영은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언급했다. 주희가 현준과 연애하는 것, 그리고 미조의 친엄마 찾는 것. 이 말을 듣자마자 친구들은 반발했지만, 찬영은 자신이 떠나기 전 남겨질 소중한 사람들을 먼저 생각했다.  

 

찬영과 미조와 함께 부모님 가게를 찾았다. 시한부 판정받은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지만,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다. 한상 가득 차려 먹이는데 집중하는 부모님은 어디나 비슷하다. 자연스럽게 건강검진 이야기가 나오고, 시한부 판정받았다는 사실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는 찬영은 그것도 힘겨웠다.

 

엄마는 알고 있었다. 찬영의 얼굴이 이전과 다르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가는 딸이 아버지와 자신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보면서도 뭔가 일이 있음을 직감했다. 시한부라는 생각은 차마 하지 못했지만, 엄마는 딸을 잘 알고 있었다.

 

부모님을 뵙고 돌아가는 길에 차마 더는 가지 못하고 내려 오열하는 찬영과 미조는 서럽고 힘들다. 마흔도 되기 전에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니 말이다. 왜 하필 자신은 외동이냐며, 남겨질 부모님 걱정하는 찬영에게 제사도 자신이 지내겠다는 미조에게 다시 한번 확인하는 찬영은 그렇게 소중한 사람들을 챙기고 있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선우가 걱정되어 집을 찾은 미조는 자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안기는 그가 반가웠다. 그날 봤던 여성은 선우가 이야기했던 동생 소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심하게 방황하는 동생에 힘겨워하는 선우를 보며 오히려 미조는 안심하고 고마웠다. 자신을 이해해줄 소중한 사람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조 역시 두 번의 파양을 경험했다. 말이 없고, 차가운 아이에 대한 반감이 생겼을 것이다. 지금 부모님에게 입양되었을 때도 한 달간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이 어린아이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잠을 자던 어린 미조는 음악 소리에 깼다고 한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이라고 엄마가 알려준 그 음악이 퍼지는 집에서 미조는 편안함을 느꼈다. 여름 햇살이 비추고 옷을 정리하던 엄마의 모습에 어린 미조는 역기서는 안전하게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섰다고 했다.

 

그렇게 자신의 손을 잡아 함께 정리를 하며 말문이 트였다고 한다. 아버지가 더 이상 동생에게 상처 못주게 가드 쳐야지 뭐하냐는 미조 말에 선우는 답을 찾았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몰라 힘겨웠던 선우는 소원과 같은 처지였던 미조의 말에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소원과 함께 만나기 위해 4차원이 되었지만 그래도 싫지 않은 미조는 주희의 엉뚱한 행동에 찬영과 함께 화가 났다. 현준과 잘 되기를 바랐던 친구들은, 그가 여자 친구와 힘겨워하길래 방법을 알려줬다고 한다. 보살이냐고 지적하는 친구들은 주희가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기 고대하고 있다.

 

이미 병원에 온 소원을 보고 반가운 미조와 그런 이들을 보며 행복한 선우 앞에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등장했다.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는 아들을 만나러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소원이 있는 것을 보고 불같이 화내는 아버지와 그런 그를 보고 겁에 질려 서둘러 나가려는 소원을 미조가 잡았다.

 

소원의 표정에서 고아원 시절 기댈 곳 없어 불안했던 어린 자신을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람의 라흐마니노프가 되어주고 싶었다"고 미조는 생각했다. 누구보다 소원의 상처를 잘 알 수밖에 없는 미조는 그렇게 소원을 품었다.

 

무리에서 소외받아 외롭고 두려운 마음을 이해한다면 소원의 행동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사랑으로 품어줬던 어머니의 죽음 뒤 차가운 아버지의 냉소는 소원에게는 지독한 현실이었다. 갑작스럽게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소원은 아버지라 불렀던 이의 말처럼 자신이 그런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예고편에서는 주희 엄마가 미조 친엄마를 알고 있는 듯한 장면이 등장했다. 어린 미조가 주희 엄마 가게를 찾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과연 미조가 친엄마를 찾으면 어떤 모습일지도 궁금하다. 찾고 싶었던 친엄마를 만난 미조는 행복할까? 죽음을 앞둔 이의 남겨진 이에 대한 배려와 그런 친구를 위해 모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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