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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서른, 아홉 6회-친구 위해 신념마저 버리는 미조의 우정

by 자이미 202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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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조에게 신념이란 생명과도 같다. 누가 보지 않아도 자신이 부정한 일을 했다면 참을 수 없을 정도다. 고교시절 성적도 뛰어난 미조가 담임을 찾아가 자신이 커닝을 했다고 자백했다. 가장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미조가 무슨 커닝이냐는 반응을 보였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다른 학생이 흘린 답안지를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인지상정이다.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떨어진 뭔가를 봤는데, 그게 답안지일 뿐이다. 이를 누구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조는 자신이 풀지 못한 문제에 대한 답을 봤다면,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0점 처리를 해달라고 했다.

내신에 목숨을 걸었던 미조는 상당한 손해를 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더욱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부정을 참지 못하고 막대한 손해를 감수했다. 그만큼 미조에게 신념은 중요한 가치였다. 그런 미조를 보는 친구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미조 스스로도 답답해 라면을 두 그릇이나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면서도 '신념'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이었다. 그런 미조가 자신이 세운 신념을 스스로 무너트렸다.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잡았던 미조는 친구 찬영을 위해서는 평생 지킨 신념도 무너트릴 수 있었다.

 

선우와 동생 소원과 함께 하기로 했던 저녁 자리에 불청객이 끼어들었다. 선우 아버지가 연락을 거부하는 아들을 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소원과 관계가 어떤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피하려는 소원의 손을 잡은 미조는 어쩔 수 없이, 저녁을 함께 하게 되었다.

 

좋은 집안에 퇴직한 교수 아버지를 둔 병원장 미조에게 급관심을 보이는 선우 아버지는 가부장적인 존재다. 그리고 고아원 출신들에 대해 극단적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식사 자리에서도 소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그대로 드러났고, 참지 못한 소원의 반격에 이어 미조까지 나섰다.

 

고아원 출신에 대한 악의적인 시각을 품고 있는 선우 아버지에게 자신도 고아원 출신임을 밝힌 미조는 고아라는 우울함과 열패감을 언제나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그렇게 자리를 떠나 소원을 따라나선 미조는 그들만의 2차를 시작했죠.

 

선우까지 가세한 그들은 고아원 선후배 사이라는 점이 반갑다는 미조와 그런 언니가 싫지 않은 소원의 조심스러움이 잘 드러났습니다. 기분 좋게 취한 미조가 향한 곳은 찬영의 집이었습니다. 돌아오지 않은 찬영을 놀이터에서 기다리던 미조. 그렇게 둘은 술 이야기를 하다, 미조는 술 끊어야겠다고 한다.

 

그 좋은 술을 왜 끊냐는 찬영의 말에 "술이 눈물로 나오잖아"라며 피해 가려해도 피해 갈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고통을 드러냈다. 놀이터에 안자 우는 미조와 찬영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 지독한 고통은 결코 그 무엇으로도 대처 불가능하니 말이다.

 

미조는 주희를 찾아가 찬영 곁에 순번을 정해 함께 있자고 한다.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시한부라는 점에서 그 선택은 너무 당연했다. 물론 찬영은 과보호하듯 하는 친구들이 불편하기는 하다. 몸에 좋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며, 평소에 싫어해서 먹지도 않는 음식까지 함께 먹는 미조의 행동이 밉지만 고맙기도 하다.

미조에게 위로받은 소원은 홀로 자신이 자랐던 보육원을 찾았다.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은 더 단단해지기 위한 시작이기도 하다. 미조의 친엄마 찾기는 의외로 쉽거나 어려울 수도 있어 보인다.

 

주희 엄마는 미조 친엄마를 알고 있고 연락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주희 엄마 분식집을 집주소로 적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실제 그곳에서 일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현재 미조 엄마는 교도소에 있다. 무슨 범죄인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미조가 현재처럼 큰 것은 입양을 잘 갔기 때문임은 분명했다.

 

여러 가지 일들로 복잡한 미조를 웃게 해주는 것은 선우다. 미조를 위해 서점에 들러 색칠공부, 켈리그라피 등 잠시라도 다른 곳에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것들을 사 온 선우가 미조는 고맙다. 그렇게 찬영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다른 곳에 돌릴 수 있는 여유를 부릴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저 너무 착해 미련해 보이기도 했던 주희가 큰 결심을 했다. 진상 손님들을 상대하는 일들이 마흔을 앞두고 버겁게 다가왔다. 아니, 찬영이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 하는 막연한 후회가 주희를 지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 술친구가 되어준 현준이 호텔을 그만둔 것을 두고 멋지다고 표현한 것은 그런 용기가 부러웠기 때문이다. 현준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아는 모든 이들이 호텔 그만두고 작은 식당 운영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주희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선택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현준은 고마웠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 현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희와 관계 역시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또 다른 진상과 마주한 주희는 더는 참지 않았다. 명찰을 떼고 더는 백화점 직원이 아니라며, 진상을 혼쭐내고 나선 주희는 속이 시원했다.

 

속 시원하고 백화점을 나서기는 했지만, 아무런 대비도 없는 주희답지 않은 행동으로 갈 곳이 없었다. 그렇게 전화를 건 미조는 선우의 제안으로 캠핑을 가는 도중이었다. 친구일이라면 최우선이 되는 미조가 주희가 백화점을 그만뒀다는 말에 안절부절못하자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둘만의 캠핑은 다음으로 미루고, 친구들을 만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친구 위로하고 선우 집에서 캠핑을 하자는 약속을 하고 그들은 찬영 집으로 향했다. 그 시간 찬영 집 앞에는 진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서 편하게 입을 주희 바지를 사서 돌아온 찬영은 진석의 행동을 만류해보지만 통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갈 생각도 없는 진석은 짐을 풀기 시작했고, 공교롭게도 그 시간 찬영의 집을 찾은 것은 엄마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며칠 전 다녀간 딸이 걱정된 엄마는 반찬을 핑계로 서울 집을 찾았다. 하필 그 상황에 진석과 마주한 것은 우연이지만 필연적 과정이기도 했다.

 

걱정 한가득이었던 엄마는 찬영 남자 친구를 보자 반색할 수밖에 없었다. 사정을 모르는 찬영 엄마로서는 딸에 대한 우려를 거둘 수 있는 상황이라 반가웠던 셈이다. 찬영의 집에서 보기로 한 미조와 주희까지 들어서며 왁자지껄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선우 차에 휴대폰까지 두고 온 미조로 인해 선우까지 가세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조합에 불청객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진석 아내 선주가 자신의 잘못과 상관없이 이혼하려는 남편을 막으려 찬영 뒷조사를 해서 집까지 알아냈기 때문이다.

 

선우가 왔다고 생각해 나선 미조는 선주를 보자마자 사색이 되었다. 그리고 급하게 선주를 데리고 밖으로 나선 미조는 간청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뺨까지 때리며 선주를 압박했던 미조의 행동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미조가 그런 선택을 한 것은 단 하나였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찬영과 그의 엄마에게 이 순간은 한여름 밤 꿈같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딸 걱정이 가득했던 엄마는 딸 남자 친구에게 따뜻한 밥 한 끼 해주는 행복에 빠져 있다. 그런 순간을 깨트릴 수는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지키고 싶었던 미조는 신발도 신지 않고 선주에게 간청하고 있었다. 

 

무릎까지 꿇고 간청하는 미조 모습에 질려버린 선주가 떠나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쓰러지는 미조를 찬영 집에 도착한 선우가 보고 달려왔고, 그렇게 미조는 사력을 다해 찬영과 그의 어머니에게 소중한 기억을 남길 수 있게 해 줬다.

 

언젠간 사실을 알 수밖에 없지만, 지금 이 순간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해 미조는 지독할 정도로 지켜왔던 자신의 신념을 버렸다. "정직하자는 나의 신념 버리고 지켜야만 했다"는 미조의 그 행동은 친구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공황장애로 힘겨워하는 미조가 평생 지켜온 신념까지 무너트릴 정도의 친구란 무엇일까?

 

평생 그런 친구가 존재한다면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과 다르지 않게 행복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과연 이 드라마 속 친구들과 같은 존재들이 있을까? 대부분 피상적인 친구라는 단어로 얽힌 존재들일 것이다. 그만큼 평생 가는 친구를 찾고 지켜가는 것은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환점을 돈 <서른, 아홉>은 그렇게 매 회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시한부 친구를 통해 변해가는 주변인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는 것은 의미 있다. 죽음이란 인간에게는 마지막이다. 그런 상황에 맞닥트린 이들은 좌절과 공포 속에서 스스로를 바라보며 성장하게 된다. 그런 지독한 고통을 이 드라마는 흥미롭게 잘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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