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에 대한 사회적 논란은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크게 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년법이라는 것이 일본의 법제도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고 있음은 이젠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겁니다. 그런 일본도 소년법을 수정하고 있음에도 더딘 국내의 현실 법은 여전히 무디기만 합니다.
소방서와 경찰서가 함께 움직이는 경우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에서는 화재와 범죄가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가 가지는 매력은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죠.
2회에서 중학생의 사망 사건은 응급구조원의 문제를 연결하며, 송설이 위기에 처하는 상황도 전개됩니다. 이를 통해 세 명의 등장인물들이 보다 단단하게 연결되는 과정으로 확장된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사건을 마주하고 해결하며 이들 관계 역시 성장해가며 충돌한다는 점은 흥미요소일 수밖에 없습니다.
소년 범죄는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고 커지고 있는 중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음을 알고 의도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죠. 이를 악용하는 악랄한 소년이 있지만, 법은 이를 개정해 현실적인 법적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회 등장한 촉법소년은 과장된 모습이 아닌 실제 사건들 속에 존재하던 모습들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범죄 영화나 드라마, 소설과 인터넷은 수많은 범죄 사실을 알려주고, 이런 과정을 통해 범죄를 숨기는 법까지 배우게 만들기도 합니다.
치사량의 5배가 넘는 농약을 먹은 상태에서 발견된 소녀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송설은 호흡이 힘든 그를 위해 산소호흡기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농약은 산소가 투입되며 죽음을 제촉하는 역할을 하게 되었죠. 이를 잘 알지 못했던 설은 자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했던 행동이 오히려 죽음을 제촉하는 이유가 되었기 때문이죠. 아이는 이미 치사량의 다섯 배가 넘는 농약을 먹어 살리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병원 이송 중 산소 투입이 죽음의 시간을 단축했을 뿐이었습니다.
단순히 연락이 되지 않아 아이가 생활하는 집을 찾았다 죽음까지 마주해야 했던 이들은 힘겨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단순한 자살이 아님을 호개는 사건 현장에서 발견했습니다. 현장에서 발자국을 발견했고, 정황상 타살일 수밖에 없다는 확신 했으니 말이죠.
언뜻 보면 밀실살인으로 보이지만 배관을 타고 침입했다는 사실을 소방관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문 개방을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배관을 타고 올라간 소방관들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은 호개는 배관에 특수물질을 발랐다는 점을 들어 범인 추적에 나섰습니다.
유력한 용의자가 존재했지만 그는 친아버지였습니다. 그리고 형광 물질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범인일 수는 없었습니다. 아버지를 통해 최근 딸이 이상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죠. 모두 초기화되었던 휴대폰과 노트북이었지만, 최초 출동 현장에서 찍힌 영상을 통해 범인 윤곽에 보다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거북이 게임'이라는 절대 이길 수 없는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 접근한 아이는 모범생인 양준태였습니다. 왕따였던 현서에게 친밀하게 접근해 게임을 하도록 유도하고, 그렇게 돈을 갈취하던 준태는 그날 협박하기 위해 직접 준서 집까지 찾아왔죠.
그렇게 농약을 마시도록 부추기고 도주한 준태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장례식장에서 회수한 종이컵이었습니다. 그곳에서 UV로만 보이는 흔적을 발견하고 준태를 체포하러 출동하자 그 아이는 전자레인지에 휴대폰을 돌려 흔적을 지워버렸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범인들에게는 호재가 될 수밖에 없었죠. 아직 생일도 지나지 않아 촉법소년이라며 여유만만한 준태는 오히려 형사들을 조롱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준태를 압박한 것은 호개였죠. 자신의 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준태에게 증거가 나왔다며 가짜 자료를 보여주고, 재판 시 촉법소년이 해당되지 않는다고 겁을 줬지만 실제 촉법소년이라 처벌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한동안이라도 고통스럽길 원한 호개의 꾸짖음이었죠.
호개가 계약한 방은 귀신이 나온다는 이유로 절반 가격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두려운 것은 사실이죠. 정말 귀신을 보는 것 같은 두려움에 떨던 호개는 집안에 뭔가 있다 확신하고 마룻바닥을 뜯어내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뭐하는 짓인지 의아해했지만, 그 바닥에서 핏자국을 발견합니다.
화재 사건이 났던 그 집에서 주인은 실종된 상황이었습니다. 경찰도 도무지 찾을 수 없는 실종자로 인해 사건은 영구미제가 될 수도 있는 상호아에서 호개는 흔적을 찾았습니다. 화재 진압으로 인해 흔적들까지 모두 사라졌지만, 바닥에 남은 핏자국까지 모두 지울 수는 없는 일이었죠.
이 상황에서 호개는 화장실 정화조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행동이란 지적에도 직접 존재할 수도 있는 살인현장 증거를 찾기 위한 그 노력은 결실을 맺었습니다. 담배꽁초들 뒤에 나온 사람이 피부조직은 바로 실종사건이 살인사건으로 전환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국과수에서 조직을 확인했지만 인분 속에 오랜시간 노출되어 DNA 추출은 불가능하게 되었죠. 실종자와 같은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건의 재구성은 중요했습니다. 화재를 진압했고 분석했던 도진은 다시 현장을 찾아 혹시나 자신이 놓친 부분이 없나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발화원이 무엇인지부터 밝혀낸 도진은 이 불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까지 밝혀냅니다. 밀실 방화사건의 실체는 그렇게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죠. 그리고 귀신에 쫓기며 밤잠을 설치던 호개는 도진의 집 화장실에서 사체를 찾아냈습니다.
뼈를 욕실 안 공간에 넣고 공사를 해서 완벽한 범죄를 만들었지만, 부패가 시작되며 움직이며 나는 소리로 인해 호개에게 발견되게 되었던 것이죠. 그렇게 사건은 실종이 아닌 살인사건임이 분명하게 드러났지만, 범인을 특정하고 범행 수법을 밝혀내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도진이 밝힌 발화 과정과 발로 뛰는 호개의 수사로 인해 우미영을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우미영과 사망한 박태훈은 연인이었지만, 우미영이 헤어지자고 요구하고 협박하기 시작했고 그게 살인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만 떨어지기만 하는 태훈과 달리, 미영은 공무원이었고 이런 피해의식은 둘 사이를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더는 참을 수 없어 이별을 통보하자 낙태 사실을 공개하겠다며 협박한 전 남자 친구의 행동에 미영은 해서는 안 되는 짓을 벌이고 말았습니다.
치밀하게 연구해 완벽한 범죄를 완성하기는 했지만, 살인했다는 그 강박은 미영을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지옥이 되어버린 미영은 형사들 수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며 고통에 시달렸고 자수하게 되죠. 하지만 낙태 증명서 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치밀하게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낙태가 불법임을 아는 의사가 그런 증명서를 떼 줬을 리가 없음을 잊고 있었습니다. 상황에 닥치면 모든 사고는 흐려지고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니 말이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그 상황에 오열하지만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촉법소년과 데이트 폭력을 다룬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이를 사건화하고 소방과 경찰이 하나가 되어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결국 호개가 풀어야 할 마지막 악당 마태화의 이야기 역시 풍성해진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SBS 드라마의 특징처럼 되어버린 긴장감 넘치고 위험한 이야기 속에서도 유머를 등장시키는 방식은 이 작품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김래원과 손호준, 공승연만이 아니라 강기둥, 서현철, 지우로 이어지는 배우들의 면면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 중요한 이슈들을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도 반갑게 다가옵니다. 소방과 경찰이 별개가 아닌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들임을 다시 확인시켜줬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다음 이야기에 등장하는 뺑소니 사건은 어떤 메시지를 담아낼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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