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 2 존박은 우승하면 안 되나?

케이블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며 화제가 되고 있는 <슈퍼스타 K 2>도 오늘이면 끝이 납니다. 결승이 치러지기도 전임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멤버들의 곡이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라가는 등 기성 가수들을 경악하게 하는 일들은 '슈스케'가 가지고 있는 힘입니다. 

존박은 뜨거운 감자일 뿐인가?




대국민 투표로 최후의 1인을 뽑는다는 '슈스케2'의 최고 화제는 당연하게도 존박입니다. 모두를 압도하는 비주얼에 방송에서 드러난 여심을 사로잡는 매너도 그를 돋보이게 합니다. 노래를 못한다는 말들도 많지만 그가 보여주는 매력적인 저음은 다른 가수들이 표현하지 못하는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디션 시작과 함께 가장 주목받았던 김지수, 장재인, 허각이라는 막강한 3인방에 비하면 존박은 비주얼을 제외하면 보잘것없는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더욱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함께 탈락 위기를 여러 번 넘긴 존박은 <아메리칸 아이돌 9> TOP 20에 뽑힌 정도로는 '슈스케 2'에서는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 존박이 기사회생하듯 본선 무대에 올라설 TOP 11에 뽑히며 모든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어떤 참가자들보다 돋보이는 존재감으로 파란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본선 무대에 오른 그의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은 '우승은 존박이다'를 기정사실화하며 '존박 대세론'을 일반화시키기까지 했습니다. 

우승 가시권에 가까워지며 대중들은 노골적으로 존박을 배척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 참가했던 이가 왜 한국까지 건너와 다른 이의 꿈을 빼앗느냐는 이야기를 비롯해 비주얼만 있지 음악성은 없다는 말까지 존박이 우승을 하면 안 된다는 다양한 이유들이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슈스케'가 왜 아이돌을 뽑으려고 하느냐는 의견들이 쏟아지며 과연 이 오디션의 정체는 무엇이냐는 의견들이 주를 이루는 것도 사실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 정답이 놓여있다고 봅니다. '슈스케'가 아이돌이라 부를 수 있는 대중 스타를 뽑으면서도 노래가 강조된 폴 포츠를 외쳤기 때문에 대중들은 그 차이를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아이돌을 뽑는 '슈스케'라면 존박 만한 존재는 없습니다. 1, 2회를 통 털어 존박 만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존재도 매력을 가진 인물도 없을 정도로 그는 2회까지 진행된 '슈스케' 최고의 스타임을 부정하기는 힘듭니다. '아메리칸 아이돌 9'에 출연한 이후 자생적으로 생겨 현재까지도 운영 중인 다양한 팬클럽들과 '슈스케2' 출연전부터 국내에도 마니아적인 팬들이 존재하고 있음으로도 그의 인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여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비주얼과 이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저음은 누구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에 설 수 있을 정도의 매력남임이 분명합니다. 실제 성격이야 알 수 없지만 방송을 통해 보여 진 그의 모습은 다정다감하고 뜨거운 눈물까지 가진 감성적인 존재입니다. 

지금 당장 가요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스타성을 가지고 있는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비난을 받는 단 하나의 이유는 엠넷의 이중성 때문입니다. MBC 위대한 탄생이 아이돌 오디션임에도 제 2의 조용필을 뽑는다고 홍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아이돌을 뽑는 행사에 제 2의 폴 포츠를 뽑는다고 해왔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슈스케'를 찾은 오디션 스타들은 <아메리칸 아이돌>을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첫 회 우승자인 켈리 클락슨과 '브리튼즈 갓 탈렌트'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린 폴 포츠입니다. 둘 모두 외모보다는 탁월한 노래 실력으로 주목을 받은 존재들입니다. 

그들이 '슈스케'를 찾고 응원하는 모습들은 많은 이들에게 노래만 잘 하면 나에게도 행운이 찾아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지요. 이런 기대감이 실제로는 비주얼이 중심이 된 아이돌 스타 찾기가 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슈스케'가 처음부터 SBS가 내년 방송을 시작할 예정인 '파이널 15'처럼 아이돌을 뽑는 오디션임을 명확하게 했다면 존박의 우승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을 겁니다. 폴 포츠와 아이돌 사이에서 드러나는 괴리감은 허각과 존박이라는 가장 드라마틱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존박은 피해자가 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존박은 우승을 해도 우승을 하지 못해도 욕을 얻어먹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보여 지는 기준과 실제 선정 기준의 차이에서 만들어진 억울함일 뿐입니다. 많은 현업 전문가들이 존박을 가장 확실한 우승자로 지목하는 이유는 그가 지금 당장 무대에 올라서도 다른 가수들과 비교 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허각을 5년 후 가장 돋보이는 스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이유는 노래만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았었던 판타지아가 우승 후에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도 능력을 돋보이게 만들 비주얼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곳에서나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비주얼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대중문화의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노래보다도 비주얼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은 억울하지만 사실이고 현실입니다. 폴 포츠가 대중음악을 했다면 지금 같은 성공을 거둘 수는 없었을 테니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누가 우승을 차지하든 상관은 없지만 많은 이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허각이 최후의 1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2억이라는 거금과 앨범 제작이 보장되는 1위 자리는 모든 것을 가진 듯한 존박보다는 허각이라는 대중의 심리는 이중적이지만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존박이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존박 자신의 문제보다는 성공에만 눈이 먼 엠넷의 과도한 홍보와 작위적인 진행 방식, 조작이 의심되는 상황들이 만들어낸 반발입니다. 우승과 상관없이 이미 스타가 되어버린 그들이 과연 진정한 슈퍼스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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